*상담 사례를 각색했습니다.
6살 아이를 둔 엄마의 사연입니다.
이런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어제 아이가 유치원을 안 가겠다고 고집을 부렸어요.
그냥 흔히 있을 수 있는 투정 정도라고 생각해서 가야 된다고 억지로 집 밖으로까지는 나왔는데 아이가 아예 바닥에 드러누워서 가기 싫다고 대성통곡을 하더라고요.
너무 놀래서 일단 유치원에는 오늘 못 간다고 이야기하고 집에 돌아가서 아이를 진정시켰어요.
왜 유치원에 가기 싫은지 물어보니 우물쭈물하더니 제일 친하다고 생각했던 친구한테 절교 선언을 들었다고 하더라고요. 워낙 저희 아이랑 친해서 저도 어떤 친구인지 알고 저희 집에도 몇 번 놀러 왔을 정도로 가까웠던 아이어서 저도 의아하긴 했어요. 절교당한 이유를 물어보니 역시나 어른들의 시선에서는 아주 사소한 다툼 때문이기는 했어요.
이제 본인에게 말도 안 걸고 옆에 있으려고도 하지 않는다면서 또 울기 시작하는 아이를 보면서 제가 어떻게 해주면 좋을지 너무 막막했어요.
그 친구 엄마랑도 안면이 있는데 말해보는 게 좋을까요?
아이는 이제 유치원은 다시는 가고 싶지 않다고 강하게 말하는 중이에요.
아주 친하거나 아주 안 친하거나 혹은 친구이거나 적이거나 등의 이분법적 사고는 어린이집, 유치원뿐만이 아니라 초등학교 때까지 흔히 볼 수 있어요. 또한 그만큼 관계가 휙휙 바뀌기도 하죠. 어제는 단짝이라고 불렀다가 사소한 일로 오늘은 절교를 선언하기도 하죠. 좋고 싫음 사이 중간이 없고 아직 사고의 유연성도 떨어지기 때문에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감정과 관계의 중간 영역이 존재함을 알려주셔야 합니다. 예를 들어 성인들도 친구라고 다 똑같이 가까운 것이 아니듯이 친구도 정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시는 거죠.
"꼭 엄청 친하고 단짝이 야만 친구가 아니야. 서로 마음이 맞아도 친구지만 서로 마음이 맞지 않아도 얼마든지 친구로 지낼 수 있어"
당연히 단짝이라고 생각한 친구로부터 절교 선언을 들은 것은 아이에게 충격일 수 있겠지만 이번 일을 기회로 삼아서 친구의 범위도 넓혀주고 본인의 감정에 따라 그 관계의 거리도 조절해 보는 연습을 도와주시면 앞으로 아이가 살아가면서 필요한 사회성 발달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물론 가능하다면 그 친구와 오해를 풀고 다시 가까워지는 것을 도와주시는 것도 좋습니다. 아이가 잘못한 것이 있으면 먼저 사과할 수 있게 설득하샤야 하고요. 다만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이고 친구의 어떤 선언이 내 기분과 인생을 좌지우지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아이가 명확히 알고 추후에도 이런 일이 있었을 때 친구를 잃은 것이 온 세상을 잃은 것은 아님을 아이가 깨달을 수 있도록 그림책이나 영상, 관련 뮤지컬 등을 통해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