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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장난으로 학폭위가 열릴 수도 있다네요

by 곰아빠

*상담 사례를 각색했습니다.



얼마 전 교실 내에서 저희 아이의 장난이 지나치다는 선생님 말을 듣고 학부모 상담을 하고 왔어요.

요즘 자꾸 친구들 물건을 가져다가 숨겨놓아요.


처음에는 볼펜 같은 것을 숨겨서 선생님한테 지도를 받았고 선생님이 저한테도 연락을 주셔서 저도 당황스럽기도 하고 화도 나서 친구들 물건은 허락 없이 가져가는 것도 안되고 숨겨서도 안된다고 귀에 딱지가 앉을 때까지 말했어요.


그런데 그런 훈육이 무색하게 얼마 전에는 친구 핸드폰을 숨겼다고 하더라고요. 아이는 친구 핸드폰이 떨어져 있어서 그냥 올려둔 거다라고 했는데 선생님 말씀으로는 그건 올려둔 게 아니라 일부러 숨겨둘 수밖에 없는 장소였다고 하네요.


선생님께서 그 친구 엄마가 학교에 항의하셔서 최악의 경우 학폭위가 열릴 수도 있다고 하셨어요.

과한 장난과 그것을 바로 잡으려는 훈육에 대한 무시까지.. 저의 부족함이 있는 것 같아요.


아이에게 최악의 상황만큼은 보여주기 싫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사연을 보면 아이의 개선이 시급해 보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하나의 상황을 바로잡는데 급급해하지 말고 그런 행동을 반복적으로 하게 되는 아이의 근본적인 욕구나 원인을 다양한 각도에서 관찰해야 합니다.


보통 아이가 기관이나 학교에서 잘못을 하면 부모님들은 그러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를 하고 또 그러지는 않는지 궁금해하고 체크하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아이의 욕구나 원인이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그 행동을 또 반복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면 또 부모님들은 훈육의 실패라고 생각하고 더 강하거나 충격 요법을 찾게 됩니다.


예를 들어 자꾸 아이가 공공장소에서 바지를 벗으려고 해서 계속 그러면 안 된다고 이야기를 했지만 고쳐지지 않았는데 아이의 근본적인 원인은 하체의 습함이었어요. 그래서 기저귀를 바꿔주고 시원한 옷을 입히니까 다시는 바지를 벗지 않았죠. 이렇게 겉으로 보이는 행동을 교정하는데 급급하면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불가능해집니다.


아이에게 친구 물건을 숨기면 안 돼라고 말씀하시기 전에 아이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그 이유를 찾아보세요. 친구들과의 관계는 어떤지, 친구들과 잘 지낼 때 혹은 갈등 상황이 있을 때 아이는 어떻게 반응하는, 수업시간에는 집중을 하는지, 학교에 대한 생각은 어떤지 등등 아이에게 직접 물어보셔도 좋고 아이를 관찰하는 선생님과 힘을 합치셔도 좋아요.


더불어서 가정에서도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을만한 환경이나 상황이 있는지 점검해 주세요.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 본인의 감정을 표현하는 법도 연습시켜 주세요. 아이의 감정 표현이 잘못되어서 친구의 물건 숨기기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기분이 나쁠 때는 어떻게 말하고 행동해야 하는지, 친구에게 잘못을 했을 때 어떻게 사과해야 하는지 등 다양한 상황을 설정하셔서 아이와 연습을 해주세요.


마지막으로 아이에게 무작정 그러지 마 혹은 너 학폭위 열려서 큰일 날 수 있어 등의 부정적이고 협박성의 말보다는 아이를 믿어주시고 작은 노력이라도 꼭 캐치하셔서 격려해 주세요.


"친구한테 그렇게 말한 거 너무 잘했어"

"장난치고 싶어서 물건 숨기는 거 대신 같이 술래잡기를 했다고? 정말 잘했어!"


등등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칭찬과 격려는 무궁무진합니다.


단기간에 개선되기는 어려울 수 있지만 말씀드린 내용들을 차근차근 진행해 보시면 아이의 상황이 훨씬 나아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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