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가 언젠간 꼭 할 줄 알았어!

유튜버가 되다

by 아임유어엠버

“드디어 시작했구나, 내 언젠간 꼭 할 줄 알았어”


유튜브를 시작했다는 소식에 대학 친구 한 명이 다 알고 있었다는 듯 말했다. 내가 유튜브를 할 거라고 생각했다고? 그렇게 생각한 이유가 궁금해졌다. 특별한 이유는 들을 수 없었지만 그 친구와 대화를 하면서 한 가지 기억이 떠올랐다.


바로 대학 시절 내가 영상을 만들고 편집하는 걸 종종했었다는 것!


유튜브가 대중화되기 전, UCC가 유행이었는데 나는 UCC공모전에 나가고 싶어했다. 그래서 온라인 카페에서 사람들을 모아 팀을 꾸렸다. 몇 번을 그런 식으로 해서 영상을 만들었다. 그래서 친구들은 나를 '손PD'로 불렀다.


TMI이지만 그때 우리와 배우로 함께 한 타 대학 여대생은 얼마 전 예능프로그램 ‘너목보’에 배우가 꿈인 교사로 출연하기도 했다.


영상을 만들던 이유는 방송국에 입사하기 위해서였는데, 영상을 직접 기획하고 촬영해서 완성물을 만드는 게 PD로서의 자질인 줄 알았고, 방송국에 가서도 그런 일을 하리라 생각했다.


촬영은 카메라 감독이 해주고, 글은 작가가 써주고, 편집은 편집자가 해주기 때문에 꼭 영상을 잘 만들지 않아도 방송국에서 일할 수 있다는 건 나중에서야 알았다.


암튼 순수함이 빚어낸 오해로, 나는 얼떨결에 편집 독학을 했다. 팀에서 편집이든 촬영이든 누군가는 맡아서 해내야 했기 때문에 스스로 방법을 찾아야 했다.


‘프리미어’라는 프로그램이 가장 대중적이었고, 유료인 그 프로그램을 다운받기 위해 유에스비에 지인이 다운받아놓은 설치 파일을 옮겨 내 컴퓨터로 옮겼다.


용량이 큰 컴퓨터로만 작업이 가능해서 맥북(노트북)도 샀다. 그때 산 맥북은 수명이 다해 집에서 쉬고 있다.


어쨌든 때론 밤을 새며 작업을 할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모르는 건 인터넷에 검색해보면서, 직접 잘라냈다가 붙였다가 시행착오를 거쳐 가면서 편집 기술을 익혔다.


그때 영상을 만들어보면서 영상에 대한 이해를 자연스럽게 하게 된 것 같다. 컷의 길이, 전체적인 구성, 음향 타이밍 등 스스로 터득한 ‘감’이 재미를 느끼게 했다.


그래서 결론은, 내가 유튜버가 되었다는 것이다.


스타처럼 나를 드러내 팬을 만들기 위해서도, 누군가에게 좋아요를 얻기 위해서도 아니다. 그렇다고 실버버튼을 받아 돈을 벌고 인플루언서로서 유명해지기 위해서도 아니다.


바로 소중한 순간의 기록을 위해서다.


귀찮고 바쁘다는 이유로 흘려보낸 일상의 순간들을 영상으로 담고 싶다. 그게 재미가 있고 유익해서 사람들이 많이 봐 주면 좋고, 또 누군가를 위로할 수 있으면 좋고, 실버버튼까지 받을 수 있다면 더욱 최고이겠지만 그보다는 내가 만족하는 영상을 만드는 게 일차 목표다.


돈을 받고 책임감 있게 해야하는 일도 아니고, 대회에 출품하기 위해 마감 시간을 맞춰야 하는 것도 아니고, 정해진 형식과 주제도 없는 그야말로 아주 자유로운 영상을 만들 기회가 아닌가!


영상을 직접 찍고 편집하면서 몰입하고, 고민하는 과정에서 잡생각을 떨쳐버릴 수 있다는 것도 내겐 참 잘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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