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G폰 유저의 3G폰 적응기
대학생이 되자 스마트폰 시대가 왔다. 사람들은 2G폰이 아닌 3G폰을 들고 다녔고 문자가 아닌 카카오톡으로 대화를 했다.
카카오톡으로 소통을 한다는 건 여러 사람과 같은 내용을 공유할 수 있는, 획기적인 변화였다.
문자처럼 무료로 보낼 수 있는 글자 수에 맞춰 할 말만 딱 보내지 않아도 되는 자유가 생겼다. 반면 이모티콘과 점 하나, 물결 표시 하나로 감정이 전해지기에 얼굴을 보고 말할 때나 전화로 대화할 때보다 더욱 신중해야했다.
2G폰 유저의 삶을 고수해오다 친구들보다 늦게 3G폰 유저가 된 나는 카톡 대화에 서툴렀다.
웃음 표시(^^)도 잘 안 쓰고 무미건조하게 할 말만 보냈다.
그러다가 오전 11시까지 늦잠을 자는 바람에 오전 10시에 시작되는 어떤 모임에 갈 수 없는 상황이 되었는데, 일이 터지고야 말았다.
- 늦어서 오늘 못 갈 것 같습니다
이를 본 조교에게 바로 전화가 왔다. 벨소리에서부터 화가 잔뜩 난 듯한 그 전화를 받고 나는 그만 울어버렸다.
“너 말 그런 식으로 밖에 못해?”
아니 그럼, 죄송하다는 진지한 말을 하는데 이모티콘이라도 보내야 하는 것인가.
어리둥절했다.
나중에 세월이 흘러서 보니 그들이 원하는 카톡은 아마도 이런 것이 아니었을까 한다.
- 어떻게 하쥬 언니?ㅠㅠ
지금 일어났는데 (눈물 흘리는 이모티콘)
죄송합니다. 제가 정신이 나갔었나봐요. 언능 뛰어갈게요! (두 손 모으는 이모티콘)
여기에 두 손을 들고 벌을 서는 이모티콘도 추가로 보내주면 그 정도로 욕은 먹지 않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