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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달별꽃 Feb 13. 2022

행복에 한발자국 더 가까이!

성공의 에너지를 복돋아주는 글3


낮잠을 충분히 자고, 뒹굴거렸다. 오후 6시쯤 눈을 떠 샤워하고 마시는 배도라지 진액 한잔. 달콤쌉싸름한 향이 입안에 퍼지면서 당이 충전되는 기분이다. 꽃게탕에 불고기까지 구워 거나한 저녁 식사를 마치고, 좋아하는 축구 프로그램을 보며 바보처럼 웃는다. 그걸 다 보고는 베토벤의 <비창>을 은은하게 틀어놓고 책상에 앉아 어제 서점에서 사온 책을 편다.


‘행복’에 가까워진 순간, 이를 방해하는 불청객이 나타난다.   


인스타그램에 떠도는 친구들의 빛나는 순간들. 지난해 바디프로필을 찍은 친구는 등산에 진심이다. 일주일에 한 번꼴로 정상에서 찍은 인증샷을 올린다. 대학 동기인 어느 동생은 실내암벽타기 인증 영상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 나와 PD 일을 같이 시작한 동생은 “작가님이 나중에 미국에서 함께 작업하고 싶다고 말했다”라며 자랑 글을 올렸다.


포털사이트 연예뉴스 란은 현빈과 손예진의 결혼발표로 떠들썩하다. 아빠와 함께 있는 어린시절의 손예진, 남자친구인 현빈과 함께 있는 성인 손예진의 사진 비교 게시글까지 떴다.


순간, 하루종일 ‘집콕’을 하면서 먹고 자고 한 내가 한심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내 삶이 타인의 삶에 비해 훨씬 지루하고 보람없다는 착각이 일었다.


나는 왜 남들처럼 활발하게 바깥활동을 하지 못하지? 뭐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시간을 허비하며 사는 건 아닐까?


타인의 삶을 들여다본 탓에 행복했던 마음이 엉뚱하게 전환됐다. 각종 조바심이 부글부글 일어나고, 내일이 월요일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조급해진다.  


이렇게 ‘비교’하려는 나를 발견할 때마다 ‘아차!’하고 문장 하나를 되뇌인다.


“살아 숨 쉬고 지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잘 하고 있어”


평가 기준치를 낮게 설정하고, 모든 선택은 나의 행복을 위해 하면 불행할 게 없다. 애쓴 나 자신을 토닥이고 나를 위해 시간과 에너지를 쓰자는 다짐을 계속 새기고 있다.


내 마음이 편한 게 최고고, 나를 사랑해줄 수 있는 사람은 나뿐이니까. 자꾸 내가 아닌 나를 바라는 건 나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네이버 웹툰 <여신강림>에서 주인공인 임주경은 외모 콤플렉스를 극복한 듯 남자친구 수호에게 이렇게 말한다.


내 주변에 내가 어떤 모습을 하더라도 날 사랑해줄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걸 알았다고.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사랑해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실제로 나는 충분히 사랑받고 있다.


저녁을 먹을 때 엄마는 내가 좋아한다고 내 그릇에만 꽃게를 두 개 넣어주셨다. 독서모임 멤버는 마지막 모임 날 내 별명을 ‘크레센도’라고 지어줬다. 악보에서 ‘점점 세게’를 뜻하는 크레센도처럼 보면 볼수록 크게 느껴지는 사람이라고 하면서.


내가 부서이동을 했다고 업무적 지인들에게 연락을 돌렸을 때 많이들 아쉬워하는 반응을 보여줬다. 새 부장은 나를 만난 지 3일째 되는 날 “기다리니 너 같은 좋은 후배도 만난다고” 했다.


이제 보니 나 완전 행복한 사람이잖아?


배시시 웃으면서 기분 좋게 잠들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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