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린이의 기적, '임선하 러너'
2025 강남국제평화마라톤 Full 4시간 40분 36초
2025 춘천마라톤 Full 4시간 20분 7초
2025 손기정평화마라톤 Half 2시간 9분 7초
필자(오른쪽 아래)와 임선하 러너(맨 왼쪽)는 지난 9월 29일 제주 한라산을 함께 등반했다.
임선하 러너는 지금껏 반개월 동안 진행한 [I am your ambassador] 프로젝트 인터뷰 중 필자와 가장 많이 만난 인터뷰 상대다.
올해 7월 9일, 광교 컴포트 본사에서 식사(염원 챌린지 6기 발대식)를 시작으로 11월 9일 컴포트 강남구청장배 육상대회까지 5차례쯤 마주쳤다. 우연도 있었고 필연도 있었다. 9월 5일엔 반포한강공원에서 잠수교 인근을 달린 후 다과와 함께 피크닉(염원 챌린지 2차 러닝챗)을 즐겼고 그달 29일엔 제주도에서 함께 한라산 등반을 했다. 10월 16일 저녁엔 반포종합운동장에서 10k TT 러닝을 한 후 샌드위치와 함께 피크닉(3차 러닝챗)을 했다. 단순히 대화를 나눈 게 아니라 함께 운동으로 땀을 흘리며 ‘전우애’를 쌓은 인터뷰이인 셈이다.
이토록 여러 차례 만난 것은 어찌보면 임 러너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기 위한 인터뷰 신(?)의 운명적 장치였을지도 모른다. 11월 말 현재, 그는 첫 풀 대회인 제22회 강남국제평화마라톤을 4시간 40분 36초에 완주하고 3주쯤 지나 춘천마라톤 완주를 4시간20분 7초에 또 해냈다.
고수 러너들도 해내기 어렵다는 '연풀'을 했지만 휴식은 길지 않았다. 연이어 2025 손기정평화마라톤대회에서 하프 코스를 2시간 9분 7초 기록으로 뛰었고 이제 12월 중순 하와이 마라톤 참가를 준비 중이다.
그가 인생 첫 풀코스 완주를 ‘염원’으로 삼고 올 여름 100일 달리기 챌린지에 참여한 점을 고려하면 대단한 성장속도다.
하지만 그를 처음 알게 된 올해 여름까지만 해도 임 러너는 하프코스, 풀코스를 한 번도 뛰어보지 않은 초보 러너였다. 자녀 둘을 둔 엄마이자, 30년 차 직장인이기도 했다. 이처럼 바쁜 삶을 사는 와중에도 매일 F45(팀트레이닝)을 하고, 지방에 등산도 다니고 달리기 훈련도 성실히 하는 그가 필자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아마 필자는 첫 풀코스 준비에 설렘을 느끼던 풋풋한 과거의 나를 발견하고 싶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시는 일은 뭔가요.
한국건설기술인협회에서 대면 민원 상담을 해요. 서류 심사를 하고 신고하는 업무라서 기술자 경력 관리를 주로 하죠. 은행으로 치면 대출 창구에서 일한다고 보면 되요. 사무실에 앉아 근무하는 시간이 많아요.
러닝은 어떻게 시작하신 거에요?
컴포트 염원달리기 챌린지 5기 발대식 때(올해 4월 경) 시작한 거에요. 11월 기준으로 이제 7개월 좀 넘었네요. 시작은 회사 분들과 같이 나가는 10km 대회였어요. 그때 기록이 1시간 9분이었나.
저는 원래 달리기 할 생각 없었어요. ‘혼의 여정’이라는 컴포트 등산프로그램으로 산에는 한 달에 한번 꼴로 올랐죠. 그러다 52주간 하는 컴포트 독서모임에 참여했는데 그 프로그램 최종 목표가 하와이 마라톤(12월 14일) 참가거든요. 그 때문에 하와이행 티켓을 끊은 거예요. 그래서 ‘이제 달리기를 해야 되나 보다’ 하면서 염원달리기 챌린지 5기에 참여했고 6기까지 이어진거죠.
기록들을 보면 전혀 초보 러너같지 않아요. 9분대도 종종 보이지만 5분대 후반 페이스로 뛴 것도 많고요. 섭외 의도(?)와 다르게 고작 4개월 만에 마라토너가 되셨어요.
그러게요. 마블런 하프, 강남국제평화마라톤 풀, 어스마라톤 하프에 이어 춘천마라톤 풀코스도 완주했어요.(인터뷰 시점엔 마블런을 앞두고 있었다.)
놀랍게도 10월 초에 강남국제평화마라톤에 나가기 전에는 20km 뛰어본 게 최대였어요. 비가 오는 날 내장산도 다녀왔네요. 손기정마라톤도 얼마 전에 마쳤고 이제 하와이마라톤 준비를 하고 있어요.
첫 10km 대회 생각나세요?
네. 우중런이었거든요. 비가 엄청 내렸고 우비 입고 뛰었어요. ‘내가 뛸 수 있을까?’ 생각했죠. 회사 다른 부서 팀장님이랑 같이 뛰었는데 저희 협회에서 유일하게 두 명이 나간 거에요. 완주했는데 대단하다, 대견하다고 스스로 그랬었어요. ‘나도 할 수 있구나’ 싶어서요. 그러고 나서 컴포트 주관 대회에서 10km 54:25분으로 PB를 세웠죠.
아직까지 부상이 없으시다면서요. 비결이 뭐에요?
글쎄요, 아침에 F45 운동을 하고 출근해서 그럴까요. 작년 11월부터 했으니까 1년 정도 됐네요. 요새는 매일 하는데 처음에는 잘 안 갔어요. 왜냐하면, 제가 잘 못하니까 재미가 없는 거예요. 동작도 잘 몰랐고요. 맨날 지적 받았죠. 한 일주일에 한 두 번 갔을까요. 그러다가 너무 아까운 거예요. 그러다가 조금씩 자세도 익히고 코치님들에게 지적을 덜 받으니까 자신감이 생기는 거예요. 운동할 때 사진 영상찍어주는 것도 어느샌가부터는 힘이 되더라고요.
러닝 루틴이 어떻게 되세요?
올해 상반기에는 거의 매일 뛰었어요. 저는 평소 야근이 잦은데 러닝 복이랑 운동화랑 챙겨서 3km씩이라도 귀갓길 운동장에서 뛰었죠. 요즘엔 매일은 못 뛰어요.
러닝의 재미는 어디서 얻으세요?
저는 스트레스를 달리기로 푸는 것 같아요. 특히 회사에서 도움이 되요. ‘굳이 저 사람들한테 화낼 필요도 없지’ 하면서 달리기하러 갔어요. 어떤 분은 성취감을 좋아하는 분도 있고 뭐 그냥 뛰는 것 자체가 좋다하시는데, 저는 둘 다예요. 성취감도 있고 기록 욕심도 약간은 있어요. 무엇보다 땀을 확 쏟아내니까 그게 좋은 것 같아요. 힘들긴 한데 하고 나면 너무 개운해요.
가족들은 러닝하는 선하님보고 뭐래요?
애들이랑 어렸을 때는 캠핑도 많이 다녔어요. 저도 바쁘고 애들도 이제 바쁘고 캠핑은 못 가도 하고 안 가고 있어요. 애들은 엄마 러닝하는 거 대단하다고 그래요. 아들내미는 잘한다고 칭찬해주는데 딸내미는 맨날 달리기만 하러 다닌다고 핀잔 줘요. 남편은 운동 중독이라고 하고요 ^^ 러닝 못하게 제지하지는 않아요.
그렇다고 남편에게 러닝을 전파시키진 못했어요. 아무래도 제가 남편이랑 둘이 러닝한다고 외출을 해버리면 애들 밥을 챙길 사람이 없으니까요. 남편이 많이 희생해줘서 제가 러닝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엄마로서, 아내로서 살면서 취미도 잘 즐기시네요. 대단하세요!
저도 육아 초창기엔 취미를 즐길 수가 없었어요. 애들이 좀 크니까(중학생, 초등학생), 손이 좀 덜 가니까 할 수 있는 거지 그전엔 아무것도 못했죠. 당연한 얘기지만 결혼하면 서로 많이 도와줘야 해요. 애는 혼자 키우는 게 아니기 때문이죠.
러닝하면서 힘든 점은 뭐에요?
저는 오르막만 오르면 힘들어요. 또 날씨가 너무 더우면 지쳐서 못 뛰어요. 추위보다 더위가 더 약한가봐요. 젊을 때에는 추위에 더 약했어요.
신기한게 어제 트랙 400m를 540 페이스로 뛰고 100m는 50초 걷기 인터벌 훈련을 했는데 여름엔 중간에 퍼져서 못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14세트를 해냈어요! 이래서 날씨 영향이 크구나 그걸 느꼈죠.
행보를 보면 트레일러닝에 최적화된 러너 아닌가요?
등산하면서 쌓아온 근력이 있는 편이고요, F45 트레이닝 영향이 큰 것 같아요. 내년엔 트레일러닝 할 거에요. 올해 풀 코스 하고 내년엔 트런 이렇게 생각했어요.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점은 뭐에요?
저한테 타협을 너무 많이 해요. 혼자 뛸 때는 어떤 목표를 세우지도 않아요.
제 인생 첫 러닝으로 광교 고래런을 했을 때 눈과 비가 같이 왔는데 10km를 1시간 6분에 뛴 거에요. 혼뛰를 하면 3km 정도에서 멈추는 편이에요.
그럼 러너로서 본인의 장점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저는 꾸준한 열정이 있고 도전적인 러너라고 스스로를 생각해요. 지금 다니는 곳에서 30년 다녔어요. 직장생활을 한 곳에서 30년을 했다는 점이 꾸준함을 증명한다고 봐요. 특별한 비결이 있다기보단, 시간이 빨리 갔어요. 젊은 시절은 이라는게 재미 있어서 다른 곳을 찾아볼 엄두를 못낸거 같아서 이직을 생각 하지 않고 다니다 보니 30년이 되었네요..ㅎㅎ
러닝을 만나고 인생이 어떻게 달라졌나요?
가장 큰 변화는 많은 사람을 알게 됐다는 거요. 러닝 안 했으면 진짜 회사 사람들하고만 알고 지냈을 거에요.
나도 할수 있다는 자신감도 빼놓을 수 없지요. 얼굴 색이 많이 변했다고 회사 사람들이 칭찬을 많이 해줘요.
러닝하면서 무슨 생각하세요? 힘든 순간을 무슨 에너지로 뛰시는 거에요?
그냥 오기로 달리는 것 같아요. 앞사람 따라가다가 혼자 뒤처지더라도 끝까지 가긴 가요. 그리고 누군가와 함께 하다는 게 주는 에너지가 큰가봐요. 혼자 뛸 때는 700~800페이스로도 뛰는데 사람들이랑 함께 훈련하면서 5~6분 대 페이스로 앞당겨졌어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요?
내가 할 수 있을까?? 했을 때 할수 있다고 주변에서 얘기해줘서 더 용기있게 할 수 뛴 거 같아요. 이렇게 성장할 수 있게 도와준 컴포트 ‘빌리’(마케팅본부 총괄 닉네임)에게 감사드려요.
임 러너를 만난 지 한 달여 흘렀을까. 겨울에 접어들며 대부분의 러너들이 시즌 오프를 외치는 11월 말, 임 러너에게 기쁜 소식이 전해져왔다.
“항상 훈련만 참여하다가 이번에 컴포트 동마세션에서 ‘페이서’를 하게 되었어요. 훈련 참가자 여러분~~ 페이스는 제가 맞출게요. 여러분은 숨만 안 잃어버리면 됩니다.”
런린이에서 훈련프로그램 페이서라니. 그는 온몸으로 성장을 증명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