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러닝라이프, 임원규 러너②
● 2023년●
10/15 마블런 49:22 (첫대회) [10k]
● 2024년●
04/28 서울하프마라톤 01:31:11 [첫 HALF]
06/01 방송대마라톤 44:14 [10k]
08/17 썸머나이트런 44:16 [10k]
09/29 선사마라톤 38:58 [10k]
10/09 마블런 37:13 [10k]
10/13 서울레이스 01:24:18 [HALF]
11/03 JTBC서울마라톤 38:31 [10k]
11/10 자유민주마라톤 20:59 [6.1k]
● 2025년 ●
02/23 고구려마라톤 02:09:56 [32k]
03/16 서울동아마라톤 02:48:55 [첫 FULL]
04/06 더레이스서울21K 01:18:27 [HALF]
06/07 하루런 17:02 [5k]
09/14 마블런 01:19:16 [HALF]
10/12 서울레이스 01:19:13 [HALF]
11/09 자유민주마라톤 20:25 [6.1k]
11/16 MBN서울마라톤 01:16:31 [HALF]
임원규 러너의 대회 기록을 보면 한 가지 큰 특징이 보인다. 기록 단축 성장세가 가파르다는 점이다. 러닝을 시작한 지 3년밖에 되지 않았는데 어떻게 이처럼 중심을 잘 잡을 수 있었을까. 발전이 없는 것 같을 때, 혹은 런태기 일 때의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당연히 저도 러닝을 시작하고 정체기가 있었어요. 기록이 좋아지지 않고 계속 한군데서 머물 때요. 그때 러닝이 재미가 없어지는 느낌이었는데요. ‘내 한계는 여기까지인가?’ ‘여기서 더 이상 나한테는 좋아질 기회가 없는 건가?’ 이런 비관적인 생각이 들었죠.
그럴 때 제 훈련 코치님이 맨날 하시는 말씀이 도움됐어요.
“비 올 때 안 뛰고 눈 올 때 안 뛰고 덥다고 안 뛰고 춥다고 안 뛰면 대체 언제 뛰냐.”
비가 오면 ‘그래, 비 올 때 안 뛰어봤으니까 뛰어보자’, 기온이 40도 가까이로 더울 때는 ‘그래 이렇게 숨막히는 날 한번 뛰어보지 뭐’하는거죠. 그렇게 영하 20도 추위에도, 눈이 오는 날에도 뛰게 됐어요. ‘이런 날에 뛰면 몸에 좀 달라지는 게 있지 않을까?, 실력이 조금이라도 나아지겠지’ 하면서요.
한마디로, 긍정적으로 생각하는군요.
제가 러닝을 만나기 전에는 매사에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짙었어요. 러닝 덕에 마음가짐이 진짜 많이 좋아졌어요.
지금이랑 다르게 많이 살쪘을 때도 있었어요. 내 몸이 안 좋다는 느낌이 드니까 움츠러들고, 남들한테 먼저 다가가기도 어려웠어요.
원규님이요? 에이, 말도 안되요!
살 빼고 하니까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러닝을 열심히 하면 몸이 더 좋아질 것이다’를 ‘언젠가는 현실이 되는 구나’라는 결과로 확인했기 때문에 신념이 확고해진 거죠.
훈련 때 ‘와 이거 어떻게 하지’ 할 정도로 힘든 훈련을 마주할 때가 있거든요. 처음에는 살짝 하기 싫어요. 그러다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꿔 먹어요. ‘이거 훈련하고 나면 얼마나 기분이 좋을까?’ 하면서 일단 해보는 거예요. 그리고 더 좋은 기록을 내고 싶고 하니까 자연스레 견뎌지더라고요.
하지만 보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가봐요. 훈련 같이 하는 분들이 저더러 ‘로봇’이라고 그래요. 아프지도 않고 맨날 뛰니까요.
이런 노력 덕분일까. 임 러너는 올해 3월 16일 열린 서울동아마라톤에서 2시간48분55초로 풀코스 서브3를 달성했다. 러닝을 시작하고 첫 풀에서 얻은 성과였다.
“대회 중 이정도로 좋은 기록을 낼 수 있을 거라곤 생각을 못했어요. 달리다 보니 저도 모르게 페이스가 좀 빨라지고 사람들 응원 받다보니 ‘잘하면 2시간45분 안에 들어갈 수 있겠네라는 생각까지 들더라고요.”
서브3를 위해 ‘이것까지 했다’ 하는 게 있다면요?
작년 12월 딱 지나고 1월 1일부터 동아마라톤 전까지 술을 아예 안 먹었어요. 끊었어요.
대회 전 몸관리는 어떻게 하셨어요?
전날까지도 매일 뛰었어요. 바로 전날에는 아침 5km만 뛰고 그 전날까지는 매일 10km씩 달렸죠. 어떤 분은 테이퍼링 한다고 한 달 전부터는 강도를 줄이고 운동을 쉬어라 하는데 저는 쉬면 오히려 몸이 더 굳어가는 것 같아서요.
러닝이 일상이 된 것 같네요.
처음엔 ‘마일리지 한번 쌓아보자’ 이 개념으로 뛰었는데 지금은 정말 일상이 됐네요. 어쩌다보니 ‘먹고 자는 것처럼 퇴근하면 러닝하는 건 당연하다’가 돼 버렸습니다.
러닝을 40대에 시작하신 거면.. 상대적으로 늦은 입문인데요! 계기가 뭐였나요?
걷기부터 시작했어요. 하루에 10km를 목표로 했죠. 그러다 트랙을 한번 갔는데 사람들이 거기서 막 달리더라고요. 그땐 ‘왜 뛰는 거지? 왜 저러는 거야? 그냥 걸으면 되는 거 아니야?’ 싶었어요. 호기심에 저도 한번 뛰어봤거든요? 죽을 것 같길래 ‘아, 러닝은 안해야겠다’ 다짐했죠. 그랬는데 제 아내가 러닝을 하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저더러 한번 뛰어보래요. 그러면서 러닝화를 한 켤레 사줬는데 그게 시작이었어요.
아내의 권유로 러닝을 시작한 게 독특하네요.
그러게요. 신기한 건 아내의 취미가 러닝도 아니었어요. 여름을 맞아 운동하겠다고 이제 막 러닝을 시작했죠. 암튼 아내가 러닝화를 줬으니 뛰어봐야지 하고 한 바퀴 뛰고, 두 바퀴 뛰고 하다가 여기까지 왔네요.
그러면 평소에 아내가 지원 많이 해주시겠어요. 부부 동반 대회 참가는 안하세요?
그러게요 아내가 저 러닝하는 거에 대해 이해를 많이 해줘요. 게다가 제가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러닝으로 풀고 오고 외적으로도 많이 달라지다보니까 아내도 좋아해요. 아내랑 대회를 같이 나가진 않는데 출장이나 가족여행을 할 때 꼭 러닝 준비를 해가요. 그 지역의 러닝코스를 미리 확인하죠. 같이 간 사람들 아직 안깼을 때 새벽에 혼자 뛰고 오거든요.
러닝하면서 뭐가 크게 바뀌었어요?
“회사만 다닐 때에는 제가 잘 웃지 않는 사람이었는데요. 집에서도 아내와 대화가 별로 없고 애랑 놀아주거나 하는 정도였는데 러너들 만나면서 많이 밝아졌어요. 사람들과 농담도 하고 대회 얘기도 하다 보니 지금은 집에 서 잘 웃고 얘기도 많이 해요. 긍정적인 영향을 너무 많이 받았어요. 활력도 생겼고 내가 뭔가를 할 수 있다라는 것, 힘든 걸 참고 끝까지 해냈다는 뿌듯함이 스스로에게 큰 에너지가 되더라고요.”
러닝을 하고난 후의 쾌감을 상상한 듯 임 러너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그모습을 보니 정말 러닝을 좋아하는 러너구나 싶어서 덩달아 흐뭇해졌다.
러닝 생각만 해도 좋으신가 봐요
너무 너무 좋아요. 내가 뭔가를 했는데 심지어 또 내가 원하는 기록까지 나올 때의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죠. 그게 러닝을 계속 하게 하는 원동력인가봐요. 기쁨을 한번 맛봤잖아요. 그걸 또 맛보고 싶은 거죠. 그래서 더 열심히 달리게 되는 것 같아요.
굳이 구분을 짓자면, 임 러너는 러닝을 다 끝냈을 때의 기분을 좋아하는 사람이네요!
달릴 때도 기분이 좋은 건 당연한 건데 끝나고 ‘아 오늘도 해냈다’하면서 나 자신한테 뿌듯해하는 게 있어요. 하루라도 게으르게 훈련했다면 그런 기분을 못 느끼겠죠.
내가 게으르지 않고 달리기를 성공했다는 거에서 성취감을 느껴요.
어느 정도로 러닝을 좋아하나요?
낮에 뛰는 분도 있고 밤에 뛰는 분도 있는데, 회사에서 낮에 뛰는 분들이 sns에 인증글 올린 거 보면 저도 나가서 막 뛰고 싶어져요. 일하면서 계속 ‘퇴근하고 빨리 뛰어야지’ 생각해요.
하루에 1번이 아니라 2번 뛰고 싶을 때도 있고 3번 뛰고 싶을 때도 있어요. 풀코스를 뛰고 온 후에도 또 아는 분들하고 10km를 또 뛰고 그랬어요. 하루에 60km 이상 뛴 적도 있어요.
사람들이 러닝에 중독되는 건, 왜일까요?
매일 침대에서 눈 뜨자마자 저를 밖에 나가게 만들고, 때로는 전날 러닝복을 아예 입고 잠이 들게 만드는 건 도파민의 힘이에요. 작은 성취하나 할때마다 뿜는 도파민이 더 큰 도전으로 이어지게 만들요. 저 솔직히 대회 때 맨날 후회해요. ‘내가 이거 신청 왜 했지?’ ‘내 돈 내면서 왜 힘들게 뛰고 있는 걸까?’하고요. 대회 뛰고 나서는 ‘다음엔 안 해!’ 막 이러거든요.^^ 그래놓고 하루 이틀 지나면 저도 모르게 다음 대회 검색을 하고 있어요.
뭐든 애정이 과해지면 강박이나 의무가 되잖아요. 원규님의 ‘뛰고 싶은 마음’은 정확히 거에요?
정말 뛰고 싶어서 뛰는 거에요. 전 러닝이 재밌어요. 혼자든 함께든 매일 뛰는 게 이미 일상이 돼버렸다고 해야할까요.
예를 들어 저희가 훈련을 오전 7시 반에 시작해요. 그러면 저는 6시 반에 가거든요. 그래서 혼자 1시간 정도 조깅을 해요. 그리고 인터벌 10회를 하는 날이면 저는 11회를 하거든요. 어쨌든 러닝을 남들보다 좀 늦게 시작을 했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남들하고 비슷하게 가기 위해, 또는 남들보다 조금 더 잘하기 위해선 남들보다 더 뛰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어요.
러너가 아닌 분한테는 강박으로 보일 수 있어요. 하루라도 안 뛰면 죄스럽고 그래프에 하나라도 이빨이 빠지면 안 될 것 같고, 그런 시기가 있었거든요. 하지만 ‘해야해서’ 하는 게 아니고 ‘하고싶어서’ 하는 거라 강박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러닝 ‘뽕’을 맞아서 기분이 좋으니까 힘든 거 알면서도 계속 도전하게 되는 거에요.
‘내가 이렇게 러닝을 해서 더 강인해진다’는 걸 아니까 ‘내 실력이 0.0001이라도 올라가겠지’ 이런 생각을 해요. ‘오늘의 활동으로 내 몸이 튼튼해지고 나중에 기록도 더 좋아질 것이다’ 싶으니까 자연스레 달리게 되요.
마지막으로, 러닝하면서 꼭 지키는 자신만의 원칙이 있나요?
저만의 원칙이라고 하기엔 좀 그렇지만 러닝할 때 중시하는 건 있어요. 워밍업과 쿨다운을 철저히 하는 거에요.
매주 토요일마다 훈련을 하는 게 있는데요(스타트런). 저희 코치님이 워밍업과 쿨다운을 해야하는 이유를 알려주셨어요. 워밍업은 몸의 긴장감을 풀어주기 위해, 쿨다운은 몸을 달래기 위해 하는 거래요.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빨리 움직이거나, 심한 운동을 하고나서 갑자기 멈추면 근육이 놀라서 경직이 발생할 수 있으니까요. 운동 전후에 이 두 가지를 해야 나중에 집에서 휴식을 취할 때도 근육통으로 고생을 안 한다고 하더라고요.
동마 준비하면서는 월 400~500km를 뛰다보니 저도 부상을 겪은 적이 있어요. 무릎 바깥쪽이 아팠다가 갑자기 또 어느 순간엔 안쪽이 아팠다가 밑이 아팠다가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러닝할 때 기본을 철저히 하자는 원칙을 꼭 지키려고 해요. 그런데 이거는 솔직히 누구나 다 듣는 말이고 아는 거잖아요. 저만 지키는 특별한 원칙은 아니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