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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얀늑대 Jul 05. 2020

부동산은 단순한 자산일 뿐이다

숭배의 대상에서 부동산을 끌어 내려야 사람이 산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부동산에 대한 애착은 대단하다. 실제로 부동산에 대해서는 DNA 자체가 다르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니깐... 미국에 있는 지인들을 통해서 들은 얘기도 보면 미국의 자리 좋은 부동산을 한국 사람들이 사들이는 바람에 지역의 부동산 가격을 올려놓은 사례가 꽤 있더라. 지금은 많은 부분 중국인들이 그런 일을 하고 있지만 말이다.


헌데 여기서 한번 짚고 넘어갈 부분이다. 아주 상식을 기반으로 해서 말이다.


1. 부동산은 부를 축적하기 위해서 가장 유효하면서도 쉬운 수단이다.

- 이건 어느정도 맞는 얘기다. 우리나라에서 부동산을 통해서 부를 축적한 가구는 꽤 많다. 월급쟁이로 살아가면서 일년에 1천만원 정도도 저축하기 빠듯하다는 얘기를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 요즘의 부동산 가격은 불과 몇주사이에 1억을 오르는 경우도 허다하다. 실제로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 이외에 다른 부의 축적 수단이 마땅치 않은 것도 사실이다. ( 주식이나 비트코인 같은 경우도 가능하겠지만 ... 부동산에 비해 너무 리스크가 크다 )

2. 우리나라는 돈이 있으면 살기 너무 좋은 나라이다.

- 이것도 맞는 얘기다. 사실 우리나라는 돈이 있으면 너무도 많은 일들이 가능한 사회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어디가서 대접도 잘 받는다. 아니라고? 돈이 없어서 무시당하고 번듯하지 못해서 제대로 된 대접도 못받는 경우를 당해 보고 나면 생각이 틀려질거다. 당장에 필자가 아는 대학 음대 교수도 보면 학생들이 교수가 몰고 다니는 자동차를 가지고 교수를 깔보거나 또는 올려보거나 한다는 얘기를 듣기도 한다. 돈이 있으면 존중도 살수 있고 , 대접도 살수 있고 , 인간 관계도 어느정도 살 수 있다. 요즘은 자식들의 성적도 비싼 사교육을 동원하면 어느정도는 살 수 있다. 한마디로 남들에게 그럴듯하게 보여지는 인생을 살아가는데 돈이 커다란 역할을 할 수 있는 사회라는 것은 그냥 필자가 얼핏 들쳐봐도 맞는 것 같다.


즉 .... 부동산은 숭배의 대상이 되기에 아주 걸맞는 요소를 갖추고 있다. 우리가 '남들 보기에 그럴듯 하게 사는 것' 을 목표로 삼고 있다면 말이다. 돈이 있으면 그럴듯하게 살 수 있고 , 부동산은 돈을 만들어 주고 ... 헌데 말이다 예수의 가르침은 다르다. 성경은 디모데 전서 6장 10절에서 '돈을 사랑함이 일만악의 뿌리가 되나니 이것을 사모하는 자들이 미혹을 받아 믿음에서 떠나 많은 근심으로 자기를 찔렀도다.' 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일단 부동산이 우리의 삶을 책임져 줄 것이다 ... 라는 마음을 내려 놓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예수 믿는 사람들은 하나님의 의를 구하는 것이 먼저라는 것이다. 그럼 부동산은 어떻게 봐야 하는 것인가? 부동산은 그저 우리가 살면서 활용하고 이용해야 할 자산이고 , 우리의 삶을 담아내는 공간 ... 정도로 보는게 맞지 않을까? 부동산이 우리의 정체성이 되는 삶이라고 한다면 글쎄?.... 


만일 우리가 대치동의 래미안에 사는 것이 삶의 정체성이 된다고 한다면 .... 만일 그 집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면 우리는 삶이 무너지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내가 강남에 집을 두고 살아가는 것이 나의 정체성이라고 생각하게 된다면 강남을 평생 떠날 수 없을 것이다. ( 강남을 떠남으로서 얻을 것이 아무리 많다 하더라도 ) ... 만일 내가 부동산에 나의 정체성을 두고 있는지 정도는 한번 스스로 돌아 볼 필요가 있다. 그래야 부동산은 때로는 처분할 수도 있는 대상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강남구 주민이 나의 정체성이 아니라면 , 대치동 래미안이 나의 정체성이 아니라면 나는 그곳을 떠날 수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헌데 의외로 여기에 걸리는 분들이 많을거라고 필자는 확신한다. 마치 강남을 떠나고 압구정동을 떠나는 것이 자신의 삶이 무너지는 것 같은 경험으로 다가와서 과거에 하우스푸어라는 얘기도 나오지 않았었는가 말이다. 집을 팔고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면 모든 문제가 깔끔히 해결되는데도 불구하고 그러지 못하는 인생들을 필자는 바로 근처에서 보기도 했었다. 

....


여기서 짚고 넘어갈 것 하나. 부동산은 언제나 불패인가? 부동산을 가지고 있으면 나는 계속해서 재산이 늘어나게 될 것이고 , 그렇게 늘어난 재산은 나의 격을 높여주고 , 내가 평생을 대접받으면서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가? .... 그건 정말 아니다.


앞에서 경제학에 대한 간단한 고찰을 봤다. 이자율이 물가상승률 보다 높으면 부동산의 가격은 하락한다. 그리고 이자율이 물가상승률 보다 낮으면 부동산의 가치는 올라간다. 이러한 현상을 이용해서 정부는 적절하게 경제를 통제한다. 이 얘기는 외부환경에 의해 부동산의 가격은 얼마든지 하락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우리나라에도 과거에는 부동산 가격이 오르기만 했던 시절이 있었다. 뭐 필자가 어렸을때만 하더라도 개포동 주공아파트가 500만원 ( 물론 당시의 화폐가치 ) 하던 시절이 있었으니까 ... 그 때 필자의 기억으로는 조금 수입이 쎈 가장의 월급 몇달 ~ 1년치 정도를 모으면 집을 장만하기도 하던 시절이기도 하다. 그런 시절은 더 이상 주택의 가격이 하락할 일이 없었다. 그저 마냥 오르기만 했고 ... 경제성장률도 엄청나던 시절이라서 수출이 많아지고 , 그에 따라서 경제가 성장하고 , 시중에 돈이 많아질 수록 부동산 가격도 계속해서 오르던 시절이 있었다.


필자의 기억으로도 어렸을때 은행 금리가 최소 10%는 넘었었는데 , 언제나 은행금리보다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것이 훨씬 더 컸다. 해서 그 시절을 살았던 사람들은 늘 그런 얘기를 했었다. 최대한 무리해서 집을 가능한 한 빨리 사라... 그게 무조건 재산을 쌓는 방법이다 ... 라고 말이다. 그리고 그 시절에는 실제로 그게 맞는 얘기였다.


1990년대 ~ 2000년대를 살아서면서 부동산에 커다란 관심을 두지 않았던 필자의 눈에도 두번의 커다란 부동산의 하락현상이 관찰되었다. 한번은 노무현 정부때 크게 오른 부동산이 이명박 정부 시절 무섭게 가격이 떨어지는 모습을 봤다. 그리고 또 한번은 외환위기 시절 ... 정말 집값이 반토막이 나는 것을 보았는데 , 그렇게 반토막이 나는 모습을 보면서도 사람들은 집을 선뜻 구입하기 위해 나서지 못했다. 금리가 살인적이었거든 ... 그 시절 어르신들이 꽤 커다란 충격을 먹었던 것을 기억한다. 부동산이 불과 몇달 사이에 반토막이 나는 것을 목격했으니깐 ... 


당시의 통계를 보면 반토막까지는 아니었다고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는데 , 사실 통계는 중요한 착시현상이 있다. 위에 살짝 언급하긴 했지만 집 값이 낮을때는 집값이 내려가는 일이 잘 발생하지 않게 된다. 평소에 10만원 정도에 거래되던 악기가 있다고 셈 치자. 이것들은 아무리 안팔려도 가격이 마냥 내려가지 않는다. 보통 8만원 정도까지 내려가면 거래가 성사되는 경우도 많고 ... 헌데 수백만원 짜리 악기는 다르다. 불경기의 영향을 직격으로 받는다. 5백만원짜리 악기를 급하게 팔아야 하면 거의 3백만원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잘 팔리지도 않는다.


집의 가격은 매우 다양하다. 비싼집도 있고 싼 집도 있다. 그리고 비싼집은 싼 집보다 그 수요가 적다. 불경기에 들어서서 싼집은 비교적 하방에서 받쳐주는 힘이 강하기에 하락하더라도 엄청무지하게 하락하지는 않는다. 헌데 고가 주택들은 정말 반토막이 나는 경우들도 흔한데 , 덜 떨어진 작은 집의 수효가 많으면 전체적으로 주택시장의 하락률은 체감보다 낮게 나타나게 된다는 거다. 


예를 들어서 10억하던 집이 6억으로 떨어진 집이 한채있고 , 3억 하던 집이 2.7억 정도로 떨어진 집이 9채 있는 마을이 있다면 전체 이 마을의 부동산 하락율은 10% ~ 15% 정도로 집계된다. 하지만 고가주택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거의 세상이 멸망한 것 같은 충격을 받게 된다. 


.....


상황에 따라서는 부동산은 처분 가능해야 한다. 그리고 부동산의 외부의 다양한 요인에 의해서 가격이 하락할 수도 있는 자산이다. 부동산을 들고만 있으면 계속해서 나의 부는 늘어날 것이고 , 그것이 나의 삶을 빛나게 해 줄것이다? 그것은 부동산을 대하는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 그것은 우상을 대하는 태도라는 것이지 ... 


물론 부동산을 자리 좋은데 가지고 있으면 삶의 질도 좋아진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이득도 상당하다. 학군 좋은 학교에 자녀를 보낼 수도 있다. 생활도 편리하다. 인간관계도 좀 레벨이 높은 사람들과 맺을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기도 한다. 정말 돈이 있으면 우리나라에서 살기 좋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는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부동산은 부동산일 뿐이다. 부동산의 가치는 늘 오르기만 하지 않는다. 그리고 많은 부채를 가지고 부동산을 구입했을때 , 부동산의 가치가 하락하게 되면 그것은 삶 자체를 파괴하는 무서운 흉기로 돌아오게 된다.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 하우스 푸어라는 용어가 등장하고 , 심지어 집 때문에 자살하는 사람도 있었다는 뉴스는 종종 들려오지 않았던가 말이다. 


지금의 부동산 폭등을 보면서 ... 솔직히 유동성이 너무 많이 풀려 있어서 ( 경제학의 기본 원리다. 돈이 많아지면 자산 가격은 급등한다. 헌데 우리나라는 지금 역대급으로 자금을 풀어 제끼고 있다. 평소 같았으면 당연히 금리를 올려서 시중의 자금을 거두어 들여야 하는데 .... 코로나 때문에 그러지도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 지금 당장에는 부동산 가격이 폭락급으로 내려갈 것 같지는 않다. 폭락을 예견하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있지만 그들의 의견보다는 어느정도 부동산 가격이 유지되거나 완만히 오를 것으로 예견하는 사람들의 의견이 더 설득력 있게 들리는 게 필자의 솔직한 심정이다.


하지만 유동성 때문에 올라간 부동산은 유동성 때문에 폭락할 수도 있는거다. 그게 경제의 원리다. 지금의 금리는 0.5%이다. 더 이상 금리를 내를 수도 없다. 즉 금리로 인해서 부동산이 올라갈 수 있는 동력을 마지막 까지 짜 낸 상황으로 필자는 보여진다. 거기에 무주택자들의 불안심리까지 짜 내어서 치금 '올라갈 만큼 충분히 올라가 버린' 상황으로 보여진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외부의 작은 요인에 의해서도 하락할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그게 언제냐고? 필자가 그걸 알 리가 있는가 ㅎㅎ 다만 경제학의 기본 원리를 가지고서 부동산을 그저 단순한 '자산'의 하나로 인식한다면 , 이것에서 '불패의 신화'를 걷어낸다면 부동산은 언젠가는 하락할 수 있는 수준으로 올라왔다고 보여진다. 물론 여기서 더 오를 수도 있겠지만 ... 


부동산이 부동산의 자리에 제대로 서기 위해서는 부동산에서 신화를 걷어내야 한다. 그게 예수를 믿는 사람들의 자세이다. 부동산을 구입해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의 문제가 아니고 , 갭투자를 해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예수를 믿고 하나님을 아는 사람들이 부동산을 먼저 부동산의 자리에 놓는 것 , 그리고 하나님을 하나님의 자리에 놓는 것 , 거기에서 부터 부동산을 지혜롭게 활용하고 이용할 수 있는 모습이 시작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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