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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얀늑대 Mar 29. 2017

학교선생들은 사교육 관계자와 밥도 못먹게 해야한다

최근 우리나라 초등학교 1학년 교육과정이 많이 바뀌었다고 한다. 한글과 산수를 미리 선행학습 하지 않은 아이들을 기준으로 수업을 실시하고, 1학년 1학기에는 절대 받아쓰기 같은 것은 수업하지 않겠다... 연필 쥐는 법 부터 가르치겠다... 라고 말하면서 그런 교육과정을 올해부터 시작한다고 하는데... 현실은 좀 다른 모양이다.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3/24/2017032401978.html?outlink=facebook )


사실 이 부분은 한 1년 지나봐야 알 수 있는 문제인데...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아마도 "아주 강력한 단속과 지도가 들어가지 않는다면 선행학습 해 온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수업이 진행 될 것이고, 국가의 교육정책을 믿고서 사교육을 받지 않은 아이들은 그만큼의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이다" 라고 생각한다.


결국 각 교육감의 의지가 성패를 가를 것이다. 그리고 이 싸움은 의외로 커다란 의미를 가지게 될 거다. "돈을 들인 만큼 돈 값을 하는 교육의 판"을 처음 시작부터 깔아주느냐 그것을 막느냐... 하는 싸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학부모들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자녀... 요즘 많이 낳지도 않는 한명 또는 두명밖에 없는 자녀... 가 학교에 입학하자 마자 교육으로 부터 소외당하고, 학교에서 지진아로 평가받는 현실을 보게 되면 눈이 뒤집히게 되는 일이 벌어질 것이고... 그렇게 되게 되면 그 학부모는 아마 평생 사교육을 달고 살게 될 가능성이 높다. 사람은 충격적인 경험으로 부터 좀처럼 자유로울 수 없다. 제 아무리 훌륭한 교육학자가 선행학습의 폐해를 이야기 한다 한들... 자신의 자녀가 학교에서 멍~ 하니 수업에 제대로 쫓아가지 못해서 학교가기 싫어하는 모습을 몇번 보고 나면 생각이 바뀌게 될 수 밖에 없다.


그래 ... 어차피 이 나라에 기댈 건 하나도 없어. 그렇다면 나는 적어도 당하는 쪽에 설 수는 없는거야. 어차피 사교육을 받은 아이들과 받지 않은 아이들이 존재하게 되고, 그 안에서 갈등은  있을 수 밖에 없는 일이라면 나는 최소한 손해보는 쪽에 설 수는 없는거야... 라는 생각을 누군들 안하겠는가 말이다.


과연 왜 이렇게 될까? 왜 국가에서 사교육의 근절을 위해 학교가 정상적인 속도의 진도를 나가는 것 조차... 이제 겨우 학교에 막 들어선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이 연필을 잡고 한글을 배우는 그 순간 조차도 사교육에 휘둘려야 하는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필자가 가지고 있는 생각은 의외로 간단한다. 모든 벌어지는 일을 꾸민 당사자는 "그 일로 인해서 돈을 버는 사람"이다. 한마디로 "돈 버는 사람. 그 사람이 범인이다" 라는 얘기다.


예를 들어 저 초등학교 1학년 교실의 경우에도... 사교육을 인정하고 공교육이 가르쳐야 할 정상적인 진도를 건너뛰고 가르치지 않는 경우에 돈 버는 곳이 누구겠는가? 당연히 사교육기관이라는 얘기다. 예를 들어 어느 어느 초등학교에서는 입학했더니 한글을 다 떼고 왔다는 가정을 하고 가르친다고 입소문 한번 나 보게 되면 그 학교에 입학한 모든 아이들이 한글 학원으로 가지 않겠나? 


이건 동네 사교육 기관의 입장에서는 사활을 건 싸움이 될 수도 있다. 한 반에 25명 정도의 아이들이 모인 학급이 8개 있다고 한다면 200명이다. 이 200명의 아이들이 한글 사교육을 받기 위해 월 20만원씩을 내야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면 4000만원이다. 그리고 초등학생의 특성상 학교와 거주지 근처의 학원으로 몰리게 된다는 가정을 하면 그 동네에 있는 학원들은 여기에 자신들의 명운이 걸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마디로 "20만원 정도를 내고 사교육을 받을 수 밖에 없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 이 필요한데, 아주 간단하게 그것을 만드는 방법이 바로 "학교에서 사교육 받고 온 아이들 중심으로 가르치고, 사교육 받지 않은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수업에서 깔리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면 된다" 라는 것이고.


반대로 ... "학교에 갓 입학해서 들어가보니 정말로 연필잡고 가나다라 쓰는 것 부터 가르치고 있어서 사교육이 별 소용이 없더라..." 라는 것이 입소문을 타게 되면 한마디로 그 동네의 사교육기관들은 몽땅 다 망할 위기에 닥치게 된다. "오히려 국어 산수 사교육 받을 돈으로 아이들 원하는 장난감이나 옷을 사주는게 낫다" 라는 얘기가 돈다고 가정해 봐라. 그 동네에서 학원이 과연 유지가 되겠는가...


여기서 국가와 교육감의 역할이 중요하다. 지금 대선기간 중이지만 교육감의 권한이 아직 생생하게 살아있는 시기라는 것이 필자에게는 상당히 다행스럽게 생각된다. 왜냐하면 지금은 교육을 개혁해야 할 적기중의 적기라고 생각하고 있기에 그렇다.


필자는 김영란법이 입법되고 시행되는 것을 "하늘이 도왔다" 라고 생각한다. 사실 그 법이 우리나라에 도입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았었다. 거의 뇌물에 가까운 촌지들에 얽힌 이야기는 뭐 한두번 듣고 살아온 것도 아니고... 철마다 때마다 얼마를 주어야 하느니, 얼마를 주었더니 오히려 아이가 구박을 당한다느니... 하는 이야기들을 비일비재하게 듣고 살았던 현실이 있지 않은가.


헌데 적어도 김영란법이 도입되면서 교육자들은 대놓고 학부모들로 부터 돈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하늘이 도왔다. 헌데 여기서 하나 더 중요가게 쳐다봐야 하는 사람들이 "사교육기관" 의 사람들이다.


사실 필자가 어린 시절에도 학교의 과외활동에 필요한 장비... 의 구입에 교사들이 간여했던 기억이 있다. 까놓고 이야기 하자면 학교에 고적대가 있었는데, 그 고적대가 사용하는 악기들은 큰 북 빼고는 모두 각자가 구입해야 했었다. 헌데 그 구입에 학교 교사가 간여하여 얼마간을 삥땅 쳤었다는 거... 애들도 다 알았다. 모를 것 같아도 다 안다. 그래서 필자 같은 경우에도 학교의 선생님으로 부터 "어디에 가서 어떤 악기를 얼마에 사면 된다" 라는 아주 구체적인 지시사항을 듣기도 했었다. 


아마도 그런 시도가 있을 것이다. 교육감과 국가에서 사교육을 어떻게든 근절하려고 하는 시도가 있을 때 마다 사교육기관은 교사들에게 접근하여 "사교육을 받은 만큼의 값을 하는 교실"을 만들기 위해서 끊임없는 시도를 할 것이다.


사실 이 시기가 교육계의 기회이기도 하다. 지금 임용되지 못하고 놀고 있는 교사가 엄청나게 있고, 심지어는 임용교시 합격후 3년간 임용이 안되어 마음 고생이 심한 선생까지 있다고 하지 않은가. 최소한 비리가 있는 선생들 같은 경우에는 일벌백계로 다스려서 교직에서 발을 못 붙이도록 해 주는 것이 자리를 잡지 못한 선생님에게 기회를 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약간 다른 얘기지만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 팀 같은 경우 자타가 공인하는 명문구단으로 도약하기 까지 김응룡씨의 공로가 매우 크다는 것은 거의 모든 관계자가 인정한다. 물론 김응룡씨는 호남을 연고로 하는 해태 타이거즈의 감독으로 유명했기에 "자존심도 없이 경쟁 구단의 감독을 데려왔다" 라고 이야기 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거의 혁신적으로 구단의 체질을 개선한 것은 인정해야 한다.


삼성이라는 기업은 전통적으로 관리가 강하다. 해서 김응룡 같은 거물급의 감독 정도가 되어야 그나마 관리자들에게 휘둘리지 않고 "소신껏" 팀을 운영할 수 있었다. 그 과정을 통해서 팀의 체질이 개선되었다. 선수들은 자신들이 기회를 얻기 위해서는 구단의 관리자들에게 잘 보이는 것이 아니라, 운동장 안에서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아야 한다는 인식을 확실히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김응룡감독은 제자인 선동렬코치에게 감독직을 물려주면서 구단의 사장이 되었다. 그리고는 자신의 소신을 철저하게 지켜서 일절 야구장에 얼씬도 하지 않고, 선동렬감독이 자신의 야구를 할 수 있도록 든든한 방패막이가 되어주었다. 들리는 얘기로는 사적으로는 관리자들이 선수단의 감독 선수 코치들과 전화연락도 할 수 없고, 밥도 같이 못먹도록 엄중 지시를 내렸다는 이야기 까지 있다. 그 과정에서 삼성은 명문 구단을 향한 기초를 다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 이후의 류중일 감독과 김인 사장 체제에서 우승을 정말 밥먹듯이 하는 팀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아마도 올해 한해... 사교육과 공교육과 사이에서 나름 많은 일들이 벌어질 것 같다. 대선 주자들은 교육에 관련된 공약을 내 걸고 있고, 교육감들은 자신의 임기 안에 모종의 성과를 내기 위해서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려고 할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게 시민의식이다. 필자는 "계속해서 사교육에 질질 끌려다니고 싶지 않다면 과감하게 사교육을 받은 아이들이 교실에서 불이익을 당하는 모습이 일상화 되도록 해야 한다" 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것은 사교육에 많은 돈과 시간을 들인 부모들의 반감을 사겠지만 지금은 개혁의 시기이자 혁명의 시기다. 기존의 질서를 깨서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니까 ... 교실 안에서 정말 연필쥐는 법 부터 가르칠 수 있도록... 한글 쓰는 법 부터 가르칠 수 있도록 학부모들이 지지자가 되어 주어야 하고, 아울러 학교 선생님들과 사교육기관 사이에서 모종의 커넥션이 일어나지 않도록 감시의 눈초리를 발동 시킬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건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다. 프로야구 선수들이 스포츠 도박 업자와 만나서 밥 먹고 형님 아우님 하는 건 애초에 막아야 하는 것과 같다. 그렇게 형님 아우님 하면서 술 먹고 밥 먹고 선물 받다 보면 거기서 경기조작 같은 일이 벌어진다. 교육도 그렇게 얼마든지 망가뜨릴 수 있다. 그게 교사들을 살리는 길이기도 하다. 교사들이 정의로운 사람이라는 명예가 있지 않다면 누가 교사를 존경하고 존중하겠나? 교사 스스로 자신들의 명예를 지키고 교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먼저 스스로 정의로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그 정도 노력은 필요하다.


아무쪼록 ... 앞으로의 대한민국은 사교육을 받으면 받을 수록 그게 손해가 되고, 공교육만으로도 충분히 자신의 꿈과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가기를 바란다. 그게 안되면 아마 대한민국의 다수의 어른들은 나중에 자녀들 학비로 모든 자신의 노후자금을 탕진하고 길바닥에 나앉는 상황이 벌어지게 될 테니까.


지금 고쳐야 한다. 지금이 적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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