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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얀늑대 Feb 10. 2017

좋은교실에 대한 성찰없이 무슨제도를 만들겠다구!!

사실 우리나라에서 교육만큼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분야도 드물다. 학생을 자녀로 둔 학부모라면 다들 교육에 전문가(?)를 자처한다. 이렇게 해야 한다느니 저렇게 해야 한다느니 말도 많다. 


그리고 교육에 대한 방향성을 잡는데 있어서는 설득이 불가능한 경우가 무척 많다. 왜냐하면 조금이라도 자신의 자녀에게 불리한 제도가 도입되는 것을 참을 수 없기 때문이다. 단 1점이라도 자신의 자녀가 불리하다면 무슨 수를 쓰고 무슨 근거를 대서라도 반대하게 될 것이다. 설득이 불가능하다.


필자는 취업교육이라는 남들이 왠만해서는 가지 않는 길을 '제가 그 일 꼭 하고 싶습니다' 하고 손들어서 선택해서 갔다. 물론 그 덕에 조금은 유명해지고 성공하면서 남들에게 널리 인정받고 돈도벌 수 있는 기회를 나름 놓치기도 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기존의 모든 이해관계를 떠나 정말 제대로 된 교육을 소신껏 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경험을 싾으면서 '이렇게 가르치고 이렇게 배우는게 맞는 것 같다' 라는 생각을 이론과 실제로 정리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던 것은 정말로 커다란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이런 글을 쓸 수 있게 되었기도 하고 말이다.


교육에 대한 정책결정은 이해관계가 너무 심하게 얽혀있는데다가, 그 이해 당사자들이 설득과 타협이 어렵기 때문에 반드시 교육에 대한 철학적인 부분에서 부터 다시 정립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난무하는 주장을 정리 할 방법이 없다. 이 사람 말을 들으면 이런 방향으로 가고 저 사람 말을 들으면 저런 방향으로 가고 ... 이 사람과 저 사람 모두를 배려한답시고 이런 저런 방향을 다 집어넣다가 배는 산으로 가버린 것이 우리나라 교육의 현실 아니겠는가?


철학이 없이 제도만 이야기 하다가 온갖 이해관계 집단의 이야기에 이리 저리 휘둘리다가 공교육은 망해버렸다. 그게 우리나라 교육의 현실이다. 필자는 정말 행운아라고 생각한다. 이익집단에 휘둘리지 않고 소신껏 자신이 원하는 강의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는다는 것... 유명하지는 않더라도 자신의 소신껏 오케스트라를 지휘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았다는 것에 비유할 수 있을까?...


해서 필자의 경우는 그 교육에 대한 철학의 근본 시작지점을 "최고로 바람직한 교실이란 어떤 교실일까?" 에서 출발했다. 최고의 학교도 아니고 최고의 제도도 아니다. 최고의 교실이다. 교육에 대한 이해 당사자들은 매우 많다. 학생 교사 학부모 교직원 교육공무원 기업채용담당 재단관계자 ... 셀 수 없는 이해 당사자들이 있고 다들 자신의 이익에 유리하도록 교육이라는 제도가 운영되기를 바라고 있다. 


거기에 사교육이 들어가면 더 엄청난 이해 당사자들이 존재한다. 학원장 건물주 학원강사 ... 거기에 요즘 취업이 안되어 대학교 졸업하고 사교육시장에 뛰어들게 되면서 대학원생 학교교수 대학생... 들 까지 이해당사자화 되어버렸다.


이들의 각각이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고자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여기에 휘둘리게 되면 다 망하는 길이 펼쳐진다. 이들의 주장을 어떻게 통합해야 할지 암담한게 현실이다. 그런 현실에 현실이 쌓여가면서 이제는 공무원들도 정치인들도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교육에 대한 제도는 계속 수정되어 나가지만 점점 더 꼬여가는 인상... 필자만 받고 있는 건 아닌 것 같다.


그렇다면 정말 이해관계고 주장이고 다 내려놓고 철학적인 고찰에서 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본다. 필자는 그 생각의 시작지점을 "좋은 교실"에서 찾았다. 그게 맞는 거다...


알렉산더 대왕이 도저희 풀수 없는 매듭을 눈 앞에 보고서 그것을 해결한 방법은 매듭을 풀어낸 게 아니라 칼로 내리쳐서 매듭을 산산조각 내 버린 것이었다. 지금은 그런 모습이 필요한 것 아닐까? 매듭을 풀기 위해 매듭에 연연해서 이래저래 궁리하기 보다 매듭을 풀어야 한다는 원칙에 충실하기 위해 고정관념을 벗어난 칼로 내리치는 방법을 도입했던 알렉산더 대왕의 모습 말이다.


취업률이 얼마가 되고... 공무원 시험에 몇명이 붙고... 서울대 몇명이 가고... 수학은 어디까지 배워야 하고... 코딩을 배워야 하나 말아야 하나... 영어는 어떻게 배워야 하고... 이런 것들 다 내려놓아야 제대로 된 교실의 모습을 만들 수 있다. 즉 다 내려놓고 까놓고서 "어떤 교실이 바람직한 교실인가요?" 라는 질문에 대해 모두가 토론하면서 자신의 주장이 "바람직한 교실을 만들 수 있도록" 내려놓을 부분은 내려 놓아야 하고 수정할 부분은 수정해야 한다.


헌데 이게 우리나라에서 가능할까?...

어떤 대학을 나와서 어떤 학연을 가지는게 기득권에 들어가는가 아닌가가 판가름 나는 현실에서?

가능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대한민국의 공교육은 희망이 없다.


필자는 혼자서나마 그 길을 걸으면서 나름의 철학은 "좋은 교실" 로 잡았다.

나머지 제도나 방법적인 부분은 그 좋은 교실을 만들기 위한 수단으로 삼고 계속해서 수정하고 보완해 왔지만 좋은 교실을 지향하는 그 자체는 변한 적이 없다. 


모든 교육은 교실에서 이루어진다고 봤을때

좋은 교육을 위해서는 어떤 선생님 어떤 학생이 필요한지에 대해 생각하고 

그런 선생님과 그런 학생을 학교에 가득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제도가 필요하고 방법이 필요할지

그것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 아닐까 말이다...

( 온라인 교육은 또 다른 이야기다. 아마도 한창 뒤에나 이야기 할 것 같다 )


그래서 필자의 글의 시작은 좋은 선생님과 좋은 학생이 어울려서 가르침이 이루어지는 곳. 바로 좋은 교실에 대한 이야기에서 시작했다. 그 원칙은 절대 흔들리면 안된다. 수 많은 사람들이 수 많은 이야기를 교육의 방향성에 대해서 할 것이다. 그 때에도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대 원칙은 절대 흔들리지 않아야 방법론 적인 부분에서 제대로 된 취사선택이 가능하다.


예를 들면

"가상현실을 이용한 교육이 좋은 교실을 만드는데 얼마만큼 도움이 됩니까. 거기에 돈을 쓰는게 가난한 취약계층 여학생들에게 무료로 생리대를 줄 수 있도록 양호실에 비치하는 비용보다 앞서야 하는 근거가 있습니까?"


라는 질문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철학이 없으면 우선순위를 정할 수 없기에 그러하다.


그러니...

자녀에게 코딩을 제대로 시키고 싶다면

선생님과 학생들이 정말로 최대의 효과를 교실에서 보여줄 수 있도록 돕고 싶다면

여기에서 출발해야 한다.


인문학적인 고민.

철학.

그게 기술보다 먼저 고민해야 할 것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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