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증날 때는 짜장면
‘짜증날 때는 짜장면.’
이런 이야기를 해볼까해요.
짜증이라는 건,
사람 참 유치하게 만들어요.
‘차라리 제대로 한번 폭발을 하는 게 낫지,
내가 어린아이도 아니고,
조잔하게 지금 뭐하는 거지? ‘
이런 자괴감이 들게 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놈의 짜증은,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출근하듯 꼬박꼬박 찾아와요.
친하고 싶지 않은데도 슬금슬금 찾아와요.
그런데 이 짜증이라는 친구는 말이죠.
올 때 마다 이렇게 적힌 쪽지 하나를 내미네요.
‘이제 그만 좀 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그러고는 눈치를 보며 제 주변을 서성거리죠.
맞아요.
짜증은요,
‘나는 지금,
불안과 분노와 고통과 슬픔에 직면해 있다,
그러니 제발 이쯤에서 그만 좀 해라.’
이렇게 알려주는 메시지 같아요.
짜증이 나면 잠시 멈춘 후에,
뒤돌아서서,
저기 멀찌감치 떨어져있는 첫 단추를 확인해야 할 때가 아닐까 싶네요.
짜증이 불안과 분노와 슬픔으로 ‘체질개선’을 하기 전에 말이에요.
오늘 짜증에게서 쪽지를 받았나요?
그러면 함께 짜장면 한 그릇 하고,
돌려보내세요.
아직은, 털어버릴 수 있는 기회가 남아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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