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좀 주소
‘갈급한 물고기.’
이런 이야기를 해볼까해요
물고기는 물속에 있어야 행복해요.
물속에서만 살아갈 수 있죠.
물속에 있어야 모든 것을 공급받을 수 있어요.
뭔가 특별히 정신이 나가지 않는 한,
물 밖으로 뛰쳐나와 고통을 자처하는 물고기는 없죠.
그런데,
물 안에서도 목말라하는 물고기가 있어요.
내가 있는 곳이 물속이고,
사방이 물인데도,
목말라 죽어가는 물고기가 있어요.
자기가 물속에 있다는 것을 자꾸 잊어버리는 물고기 말이에요.
오늘 하루,
가진 것이 참 많은 사람임에도
갈급함에 불안해하는 나를 보면서
물 안에서 목말라 죽어가는 물고기가 떠올랐어요.
도대체 무언가에 이렇게 목말라 하는 걸까요?
도대체 무엇을 더 가져야 하고,
무엇을 더 해내야만 이 갈급함이 멈춰질까요?
아마도,
내가 물속에 있다는 것이 깨달아질 때까지는
계속 이러겠죠?
물고기는 물속에 있는 것으로 충분해요.
물고기가 물속에 있다는 것을 잊지만 않으면 말이죠.
나는 분명히 물속에 있어요.
잊지 않으려고요.
-오늘의 위로. Copyright ⓒ 작가에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