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좀 파요
‘귀 좀 파요.’
이런 이야기를 해볼까해요.
아이 감기 때문에 소아과에 가면 반드시 귓속을 검사하는데요.
그때 귓속에 있는 불필요한 귀지를 제거해줍니다.
그러면 기분 때문인지,
아이가 제 이야기를 더 잘 듣고 경청을 하는 것처럼 느껴져요.
우리 주변에는 참 많은 소리가 있어요.
그 중에는 꼭 들어야 하는 소리가 있는가 하면,
불필요한 소리,
비난하는 소리,
상처가 되는 소리,
교묘하게 영혼을 갉아먹는 소리까지
뒤섞여 있죠.
그런 소리를 듣기 싫어,
귀를 막기 시작하니까
꼭 들어야 하는 소리마저도 들리지 않더라고요.
나를 살리고,
나를 세우고,
나를 아끼고,
나에게 힘주는 소리마저 들리지 않네요.
사실 귀지는 밖에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이물질의 침투를 막고,
곰팡이 균들이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서
귀 내부에서 만들어지는 거라네요.
나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귀지가,
나를 살리는 소리마저 막아놓은 건 없나요?
우리 오늘, 그런 불필요한 귀지는 과감하게 없애 봐요.
계속 귀지 귀지 했더니 귓속이 간질간질하네요.
집사람에게 귀를 좀 파달라고 할까봐요.
집사람이 귀를 파주면 잠이 솔솔 오거든요.
-오늘의 위로. Copyright ⓒ 작가에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