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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VAN The Fisher Nov 10. 2021

오늘의 위로

귀 좀 파요

귀 좀 파요.’     


이런 이야기를 해볼까해요.     


아이 감기 때문에 소아과에 가면 반드시 귓속을 검사하는데요.

그때 귓속에 있는 불필요한 귀지를 제거해줍니다.

그러면 기분 때문인지, 

아이가 제 이야기를 더 잘 듣고 경청을 하는 것처럼 느껴져요.     




우리 주변에는 참 많은 소리가 있어요.

그 중에는 꼭 들어야 하는 소리가 있는가 하면,

불필요한 소리,

비난하는 소리,

상처가 되는 소리,

교묘하게 영혼을 갉아먹는 소리까지

뒤섞여 있죠.     


그런 소리를 듣기 싫어,

귀를 막기 시작하니까

꼭 들어야 하는 소리마저도 들리지 않더라고요.

나를 살리고,

나를 세우고,

나를 아끼고,

나에게 힘주는 소리마저 들리지 않네요.     


사실 귀지는 밖에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이물질의 침투를 막고,

곰팡이 균들이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서

귀 내부에서 만들어지는 거라네요.  

   

나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귀지가, 

나를 살리는 소리마저 막아놓은 건 없나요?

우리 오늘, 그런 불필요한 귀지는 과감하게 없애 봐요. 

    

계속 귀지 귀지 했더니 귓속이 간질간질하네요.

집사람에게 귀를 좀 파달라고 할까봐요.

집사람이 귀를 파주면 잠이 솔솔 오거든요.


          

-오늘의 위로. Copyright ⓒ 작가에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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