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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ITA May 02. 2018

남 부럽지 않게?

남과 비슷하지 않게 살려고요


문유석, <개인주의자 선언> 중에서



남 부럽지 않게, 남들처럼, 남들만큼 살고 싶은 마음이 우리를 짓누른다. 남들과 비슷하게 사는 것이 마음이 편하다. 내가 남과 비슷하지 않거나, 남들에 비해 열등하다고 느끼는 순간 마음이 조급해진다. 쪼그라든다.

 

비교 기준이 어릴 땐 단순히 성적이나 재능에 국한되었다면, 나이가 들수록 그 기준은 연봉, 집, 재산, 결혼, 외모, 직급 등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가면서 우리의 자존감을 점점 더 갉아먹고 있다. 참으로 피곤한 일이다.


회사생활을 할 때도 이런 비교심리에서 벗어나고 싶었지만(그런 척하려고 나름 노력했지만), 반기별 성과제도나 승진제도, 성과급이 나를 옭아맸던 게 사실이다. 사회생활에서 오가는 일상적인 대화 속에서도 익숙하게 비교심리가 자리 잡곤 했다. 동료들과 대화하다 보면, 상대가 어떤 옷을 입었는지 어떤 가방을 메었는지 눈을 굴리는 소리(?)를 심심찮게 들을 수 있었다. 자신이 혹은 자녀가 더 잘난 점이 뭔지 찾아내서 은근하게 발설하는 스킬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나도 그런 대화에 자연스레 끼어있었다.


지난날들을 돌아보면, 나 또한 남들과 비교하면서 행복감을 느꼈다. 남보다 잘난 부분을 생각하면서 흐뭇한 기분에 사로잡히기도 했다. 반대로 나보다 잘난 남을 보면서 배 아파했던 적도 많았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얼마나 옹졸하고 편협한 사고방식인가'하고, 반성 아닌 반성을 하게 된다. 어쩌면 우리 사회에서 일반적인(?) 삶의 루트를 벗어나니, 경쟁구도에서 멀어지니 그제야 보이는 것일 수도 있겠다. 만약 계속 회사생활을 했다면 아마도 그런 비교심리에서 절대 벗어나지 못했을 것 같다.






퇴사와 동시에, 이런 식의 비교심리는 되도록 하지 않기로 다짐했다. ‘남보다’ 잘 살고 ‘남보다’ 행복한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잘 살고 ‘내가’ 행복한 게 중요한 거니까. 조금 비관적으로 비꼬아 보자면, 세상에 부러운 남들이 넘쳐나는데, 내가 부러워하는 이들처럼 살거나 그들과 비슷하게 살 수는 없을 것 같다. 어차피. 남 부럽지 않게 살려고 노력한다고 해도, 결코 남이 부럽지 않은 날이 올 것 같지도 않다.


나의 시선을 남에게 빼앗겨서 내 삶이 더 즐거워지진 않을 것 같다. 앞으로 여러 남(?)들을 많이 부러워하면서 살겠지만, 그와 꼭 비슷하게 살지 않아도 괜찮다는 점을 마음 깊이 새겨두기로 한다.


그래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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