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둘째 주(8일(월)~14일(일))
이번 주 우리집 책벌레는 400 페이지에 달하는 His Dark Materials의 book 1 『The Golden Compass』를 마무리 짓고 325 페이지 되는 book two 『The Subtle Knife』를 읽기 시작해 무서운 속도로 해치우고 나서 500 페이지가 넘는 book 3 『The Amber Spyglass』의 1/10 정도를 파먹었다. (왕성한 식욕이다. 나도 간간이 『The Golden Compass』를 읽고 있는데 아무래도 내가 읽고 싶어 고른 어른책보단 진도가 느리다. 나도 다시 어린이가 되고 싶다...?)
그리고 한국어 책도 야금야금 맛보고. 『100층짜리 집』은 아침에 깨서 침대서 나오기 전 이리저리 뒹굴대며 들여다보고(이럴 때 보면 다시 아가가 된 거 같아 참 귀엽다.), 잠들기 전 『꼬마 곰 테디』 시리즈 중 가을을 가져와서 읽어 달라 하기도 하고.
『꼬마 곰 테디』 봄, 여름, 가을, 겨울 시리즈는 딸내미도 좋아하지만 나도 무척 사랑하는 책이다. 구닐라 잉베스라는 스웨덴 할머니 작가가 그리고 쓴 책인데, 구닐라 할머니는 책에서 테디 곰으로 분해 실제로 키우는 강아지 메이지와 함께 등장한다. 둘은 자연과 한데 섞이고 어우러지는 시골에서의 삶을 사는데, 단둘이 호젓이 살아가지만 쓸쓸하지 않다.
봄이 오면 둘은 새가 둥지를 틀 수 있는 나무 집을 달아 주고 봄나들이를 떠나고 해바라기 씨와 호박씨를 심는다. 여름엔 지렁이와 작물들을 위해 풀을 깎고 펌프로 물을 길어다 정원에 물을 주고 더위를 식히러 연못으로 수영을 떠났다가 돌아오는 길 자작나무 숲에선 라즈베리를 딴다. 가을엔 겨우내 배고픈 새들이 먹을 수 있게 여문 해바라기 씨를 털어 삼베 자루에 담고 커다랗고 무겁게 자란 호박을 따 수프를 해 먹고 감자를 캐다가 물쥐를 만나고 낙엽을 긁어모아 지렁이들이 먹게 정원 곳곳에 흩뿌리고 사과를 따고 땔나무를 모아 파이를 구워 먹는다. 겨울엔 새들에게 모이를 주고 굴뚝 청소를 하고 난로에 불을 피우고 맑은 밤하늘의 달과 별들을 관찰한다.
연필과 수채화 물감으로 잔잔하게 담아낸 테디와 메이지의 하루하루는 소박하지만 다채롭고 담백하지만 풍성하다.
시골 마을에서 태어났다면 난 어떻게 살았을까? 편리함은 도시의 그것엔 한참 못 미치겠지만 도시의 삶을 살아봤을 때 비로소 알게 되는 불편함일 수도 있고... 나도 왠지 구닐라 할머니처럼 고요하고 아늑하게 그렇게 살아갔을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