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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명운 Sep 13. 2015

친구의 전화

퇴근길..

일상의 고단함은 먼 곳으로부터 걸려온 친구의 전화마저 피곤하게 만들었다.

망설이다 받은 휴대전화 너머로 들려오는 추억의 아늑함..

포장마차에서 늦은 술잔을 기울이던 그때의 친구는 

내가 울 때 곁에 있어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언젠가 둘만의 산행을 하자고 약속했다.

충분한 시간이 흐른 뒤, 눈물로 묻어버린 꿈에 대해 이야기하자고..

그때는 나의 이야기를 들어줄 준비가 되어 있을 거라고.. 


집 앞에 차를 세우고도 한동안 내리지 못했다.

서른 중반의 친구가 엉엉 울던 소리가 녀석에게까지 들렸던 것일까?..

술잔보다 더 뜨거운 위로가 마음을 덥히는 순간,

문득 녀석의 지독한 외로움이 사무치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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