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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명운 Sep 17. 2015

아버지와 함께 걷던


고용안정센터..

발길을 돌리다


부자지간엔

한동안

말이 없었다.


아들은

지하철 계단 밑에 쭈그려 앉아

동전을 구걸하는 거지를 생각했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계속해서 말을 걸었지만,

아들은 땅만 쳐다보며 씁쓸하게 웃을 뿐이었다.


아버지는 아들의 상처가,

아들은 그런 아버지의 마음이

안쓰럽기만 했다.


입이 바싹 말랐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아이스크림 콘을 사주었다.

아들은 아이스크림 콘을 양손에 들고

아버지의 수첩 밑에서 나오는

접혀진 5천원짜리 지폐를 보았다.


눈물이 핑 돌았다.

 

아버지와 함께 걷던..

숨쉬는 것조차 힘겨운

후덥지근한 여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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