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9시 50분,
내일이 추석 연휴의 시작인데
이제야 일을 끝내고 시계를 본다
전날
새벽까지 일하고
두 시간밖에 못 자서 풀린 다리가
이제,
집으로 가자 한다
공장 바닥,
상여금을 대신 하는
거래처 돌리고 남은 선물세트 하나.
집으로 가는 길,
라디오에서 흘러 나오는
나보다 더 힘든 사람들의 비명들..
하나도 풍요롭지 않은,
내일도 출근해야 하는,
월급마저 반밖에 못 받은,
그마저도 부러워 숨고 싶다는..
양손 가벼운 사람들의 이야기
저녁도 못 먹고 집으로 가는
빈 속 보다 허전한,
미안하고 부담스런
아내의 기다림
더도말고 덜도말고
올해보단 낫겠지, 라는 믿음으로 지나온
희망뿐이었던 한 해. 한 해..
하나도 기쁘지 않은,
하늘의 보름달 한번 쳐다보기에도 지친,
그럼에도 웃어야 하는
슬.
픈.
추.
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