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걸 고마움으로 바꾸며 살아가는 일
주말 이틀을 친정 식구들이 와서 우리 집에서 자고 갔다.
엄마 생일 겸, 그리고 외가에 결혼식이 있어서 겸사겸사 올라오셨다.
나는 엄마 생일인 것을 알았지만 너무 피곤해서 일찍 못 일어났다.
남편이 그럴 줄 알았다며 나를 대신해서 아침 7시에 일어나서 요리를 했다.
소고기 듬뿍 넣은 미역국을 끓이고 갈비찜을 해줬다.
미역국과 갈비찜을 하려고 등급 좋은 한우까지 미리 준비해 놨다.
나는 그의 준비성과 부지런함에 감탄했다.
13년을 함께 하며 느낀 그의 성실함은 내가 가장 존경하는 부분이다.
친정식구들이 가고 난 뒤 남편이 나에게 장난스럽게 말했다. 자긴 신데렐라였다고 하얗게 불태웠다고 말했다.
보통은 며느리가 할 일인데 우리 집은 남편이 다 했다.
주변에서 날 아는 사람들은 전생에 나라를 구했냐고 말한다. 엄마는 박서방이 참 자상하다면서 타고난 것 같다고 했다. 남편에게 엄마의 말을 전해주니, 남편은 타고난 게 아니라 노력하는 거라고 했다.
그리고 당연하게 생각해주지 않아서 고맙다고 한다.
참 말도 예쁘게 한다.
남편의 ‘노력’ 이야기를 들으니, 나도 시댁에 가면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시댁에선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
아예 나를 설거지를 안 시킨다.
내가 설거지를 하면 꼼꼼하게 하지 못해서, 두 번 설거지를 해야 한다고 한다. 남들은 이런 상황이 부럽다고 하는데, 하지 말라니까 가만히 있는 것도 꽤 어렵다.
고민하다가, 못하는 건 내려놓고, 잘하는 걸로 마음을 전하기로 했다. 시댁 식구들이 좋아하는 요리를 해가거나, 맛있게 먹은 음식들 포장해다 드린다.
그리고 장을 보러 가서 어머님이 좋아하는 야채나 과일 등을 자주 사다 드린다.
나는 이렇게 내가 할 수 있는 노력을 한다.
당연하게 생각하면 당연한 건데, 고맙게 생각하니 보답해야 할 이유가 생긴다.
신데렐라는 왕자랑 결혼해서 행복했을까?
매일이 행복하지 않지만, 우리처럼 서로를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을 하면서 하루하루 살아가지 않을까?
나도 신데렐라를 남편을 얻었으니, 공주답게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그를 행복하게 해 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