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아이에게 상처 주는 말을 했다.

사춘기... 이제 겨우 초입이잖아.

by 꿈꾸는왕해

사춘기에 들어선 아이와 대화가 어렵다.

그리고, 그 변화를 편안히 지켜보지 못하는 나도 별로다.


아이는 이제 가족보다 자기의 게임시간, 숙제, 친구들이 우선순위가 되었다.

부모로서 가족구성원으로 해야 할 일들이라던가 약속, 외출 등등 이런 걸 해주길 바랐는데 아이는 따라주지 않고 계속 뒤로 미루거나, 싫다고 한다.

외출 같은 경우는 자꾸 안나가겠다고 하니까 꼭 필요한 경우를 빼고는 아이를 집에 있게 했었다.

그런데 본인이 부탁한 일에 대해서 행동을 해야 하는데 차후로 자꾸 미루니까.. 그런 것들이 쌓여서 화가 났다.

지금 생각해보면 중요하지 않으니까 안 했겠지…

라는 생각도 든다.

조급하고 기다려주지 못하는 내 방식도 문제가 되어 칼 같은 말이 아이를 향했다.


어제 아이한테 며칠 미뤘던 일을 하라고 말했는데 아이가 유튜브를 보면서 짜증을 내며 하기 싫다 말했다.

그 태도를 지적했더니 아이는 습관적으로 미안해~라고 말했다. 미안해라는 말도 너무 많이 들으면 화가 난다..

말하고 바뀔 행동이 아니라면 습관적으로 미안하다 말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어제 그런 아이의 행동을 지켜보다가 폭발했다.

한번 더 미안해라고 말하면 죽여버린다고..

내 입에서 아주 강한 말이 나왔다.

살면서 누구한테 저런 말을 해본 적이 없다.

적잖은 충격이라 나도 놀라고, 아이도 서글퍼서 방문을 닫고 들어갔다.


요새 아이랑 자꾸 다퉈서 너무 힘들었다.

그런데 이런 일이 생기니까... 말 못 할 슬픔이다.

상처받는 것도 힘들지만, 상처 주는 말을 하면 가슴에 더 큰 못이 박히는 기분이다.

힘이 쭉 빠진 몸으로 방에 들어와서 나는 나대로 대안을 찾아본다.


유튜브에 사춘기라고 검색해 봤다.

서울대 소아정신과 김붕년 교수님의 강의를 봤다.

사춘기의 아이에겐 체계에 대한 의심과 분노가 생긴다고 한다. 그래서 모든 일에 왜? 꼭 그렇게 해야 하나?라는 질문이 떠오르는데, 아이는 그냥 묻는 건데 부모입장에선 반항으로 들린다고 한다.


부모가 윽박을 질러서 충격요법으로 정신을 차리기 바란다는 건 큰 오산이라고 한다.

비난보다 격려의 말을 할 때 아이와 사이가 좋아지고 대립이 없다고 했다. 그리고 아이의 프라이버시와 경계를 존중해줘야 한다고 했다.

영상을 어제, 오늘 계속 봤다. 짧은 영상이지만 공신력 있는 분의 말을 들으니 꽤 신뢰가 갔다.


조금만 더 이런 강의를 빨리 봤으면 아이한테 그런 모진 말을 안 했을까?

어제 자기 전에 아이가 '엄마 엄마' 불러서 또 잠꼬대를 하나 싶어 아이방으로 향했다.

아이는 요새 매일 혼나서 너무 힘들다고 자기는 잘하는 게 하나도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엄마 때문에 속상해 눈물이 나서 아무것도 못했는데 엄마는 핸드폰도 보고 책도 보고 아무렇지 않은 것 같아서 더 화가 났다고 한다.

나는 나대로 힘들었는데 아이가 보기엔 아무 데미지가 없어 보였 나보다.


아이에게 사과를 했다.

상처 주는 말을 해서 너무 미안하고, 엄마가 그동안 쌓여서 말 조절이 안 되었다고.. 너무 미안하다고..

그리고 설명을 해줬다.

(아이는 이때부터 다시 졸리다고 했고, 뒤에 남편에게 말했더니 설명도 상황봐서 하라했다.)

네가 아무 잘못이 없는데 혼낸 게 아니라, 그동안 네가 게임이나, 유튜브 보는 것만 즐기고 본인의 일만 우선으로 해달라고 하고 몇 번을 말하면서 엄마 아빠가 부탁하는 일은 매번 미루니까 화가 났다고 말했다.

내일부터는 학교 다녀와서 엄마 아빠가 말하는 거 10분이라도 하고, 게임을 하라고 말을 했더니 갑자기 졸리다고.. 그래… 내가 타협을 하려 했구나 싶었다.


아이가 잘 때까지 눈물로 얼룩진 뺨을 만지면서 자는 모습을 지켜봤다.


많이 속상하고, 이 일을 계기로 나도 바뀌었으면 좋겠다.

충격요법은 애가 아니라 내가 받아서 정신 차려야 할 것 같다.

격려와 지지의 말을 해야지 사회구성원으로 올바르게 자란다고 하니까.. 이제부터라도 비난으로 끝나는 말보다는 격려를 담은 말로 대화를 끝내보도록 유념해야겠다.


참된 부모가 되는 게 왜 이렇게 어렵나..

살면서 하는 것중에 젤 어려운게 부모..

그리고 결혼생활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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