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루어지지 않아 더 애틋한 첫사랑. 콜미바이유어네임

누군가를 온몸으로 기억한 다는 것.

by 꿈꾸는왕해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소설을 읽었다.

처음 알게 된 계기는 영화에서 유명한 복숭아 씬 때문이었다.

그 당시엔 이렇게 여운이 남는 사랑 이야기 일지 모르고 짤만 봤던 기억이 있다.

아주 아쉽다. 조금 일찍 볼 걸.

책과 영화는 약간 다르게 각색된 것 같다.

여운이 다 하기 전에 영화를 볼 생각이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이라는 소설은 누군가의 일기장을 훔쳐본 것 같았다.

누군가를 짝사랑하다가, 그와 마음이 통해 사랑을 하게 된다.

상대에게 내 이름을 불러 줄 만큼 온 마음 다해 그와 연결되었던 여름 한 계절의 추억을 담았다.

그리고 그 여름의 조각을 평생 마음에 간직하며 사는 누군가의 첫사랑의 이야기.


글을 읽는 내내 엘리오의 절절한 사랑이 약간 슬프기도 했다.

사랑한다 해도 현실적으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에 안타까웠다.

서로를 추억하지만 평행의 삶처럼 현실의 삶을 살아내는 두 사람.

그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더 특별하게 기억되는 것 같았다.


엘리오는 나이는 어리지만 아주 똑똑하고 자기감정에 솔직하다.

그래서일까.

동성에게 마음이 간다는 게 혼란스럽지만 용기를 내서 아주 진한 첫사랑을 시작한다.

찰나여서 더 오래 각인된 여름의 한 계절.

책에서 헤어질 땐 여름이 지나 가을이 온다.

그리고 영화에선 눈이 펑펑 내리는 겨울에 벽난로 앞에서 올리버의 결혼 소식을 들은

엘리오가 슬프게 우는 장면이 나온다.


여름은 생기가 있는 여름의 충만함을 보여준 것 같다.

그래서 사랑도 무성하게 자라나고 마음을 나눌 수 있지만 계절이 바뀌며 현실로 돌아가야 한다.

가을이 오며 헤어짐을 맞이하고 겨울이 왔을 때는 차가운 현실을 맞이한다.

그를 너무 좋아하지만, 나도 곧 그이기 때문에 그가 곤란한 일을 만들고 싶지 않다.

그의 삶을 존중하기 때문에 엘리오는 그의 결정을 받아들이고 20년 동안 그를 마음에 품는다.

그와 헤어지고 누군가를 만나기도 했지만 엘리오를 만나기 전후라고 표현할 만큼 그를 깊게 인식한다.


올리버는 어땠을까?

결혼해서 아내와 함께 아이 둘을 키우면서 사는 동안 엘리오를 틈틈이 떠올렸을까?

엽서에 뭐라고 썼냐는 엘리오의 질문에 올리버는 '마음 중에 마음'이라고 말한다.

네가 나의 찐 사랑이라는 것 아니었을까.

올리버는 엘리오를 만나서 20년 만에 혼수상태에서 빠져나 온 것 같다고 한다.

네가 없는 삶은 의미가 없었다 까지는 아니겠지만, 너와 연결돼야 유의미한 시간이 흐르는 것 같다는 표현 같았다.

나는 이걸 사랑한다는 말만 안 했지 또 다른 사랑의 고백이라고 생각했다.


마지막에 할 수 있다면 다시 시작할 수 있냐는 올리버의 질문에 엘리오가 언제라도

그럴 수 있다는 말을 해서 아주 늦게라도 이제는 연결이 되는구나 생각했는데,

사람들이 새드엔딩이라고 말하는 것을 보고 또 슬펐다.

둘은 너무 멀리 떨어져 있던 거야.

비로소 서로가 서로에게 기억으로 존재할 때 아름 다운 첫사랑으로 남게 되었다.


그냥. 두 사람은 이런 말을 하는 것 같다.

“그 여름, 그 순간의 너를 완전히 사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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