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화. [크리에이터/유튜버 IP] 크리에이터, 스스로 세계가 되다
당신의 유튜브 채널은 방송국이 아닙니다. 하나의 우주입니다.
방송국은 공중파 시절에 대한 습관적 상상일 뿐입니다. 성공한 유튜버들의 채널을 관찰해봅시다. 그들에게는 독자적인 문법이 있습니다. 침착맨의 "킹받음", 뗴껄룩의 플레이리스트 감성, 워크맨의 "일상 탈출" 분위기. 이것은 단순한 콘텐츠 스타일이 아닙니다. 하나의 세계가 작동하는 법칙입니다.
구독자들은 영상을 보러 오지 않습니다. 그 세계의 분위기를 소비하러 옵니다. 침착맨 영상을 틀어놓으면 "킹받는 상황"이 펼쳐질 것이라는 기대. 뗴껄룩 영상을 켜면 "감성적인 음악과 이야기"가 흐를 것이라는 믿음. 이것은 예측 가능성입니다. 세계관입니다.
영상 속 유튜버는 자연인 아무개가 아닙니다. 편집된 페르소나입니다. 24시간 중 가장 재미있는 순간만 모았고, 가장 매력적인 각도로 촬영했고, 가장 임팩트 있는 멘트만 남겼습니다. 10분 영상을 위해 3시간을 촬영하고, 100개 컷 중 10개만 살아남습니다.
거짓이 아닙니다. 캐릭터입니다. 배우가 영화 속에서 연기하듯, 유튜버는 영상 속에서 연기합니다. 물론 본인의 실제 성격과 가깝지만, 증폭되고 과장되고 일관성 있게 다듬어집니다. 22화에서 봤던 캐릭터의 원리가 여기 적용됩니다. 예측 가능성이 신뢰를 만들고, 일관성이 사랑을 만듭니다.
중요한 통찰은 이겁니다. 이 페르소나는 데포르메(Deformation)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2D 캐릭터로, 3D 아바타로, 심지어 AI로 구현할 수 있습니다. 실물이 없어도 활동 가능한 불멸의 IP가 됩니다.
퓨디파이(PewDiePie)를 봅시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그의 진짜 제국은 영상이 아닙니다. "브로피스트(Brofist)"라는 로고와 마스코트입니다.
주먹을 쥐고 화면에 내미는 제스처. 이것이 상징이 됐습니다. 티셔츠, 모자, 키링, 피규어. 퓨디파이의 얼굴이 아니라 브로피스트 로고가 박혀 있습니다. 팬들은 오히려 이것을 더 선호합니다. 실물 얼굴은 부담스럽지만, 상징은 일코(일반인 코스프레)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게임까지 만들었습니다. <PewDiePie: Legend of the Brofist>. 주인공은 퓨디파이가 아니라 퓨디파이를 캐릭터화한 아바타입니다. 실물 퓨디파이는 늙어가지만, 게임 속 캐릭터는 영원합니다.
한국의 도티와 잠뜰을 봅시다. 게임 스트리머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애니메이션, 아동 도서, 뮤지컬까지 진출했습니다. 핵심은 캐릭터 IP화에 성공했다는 것입니다. 실물 도티는 화면 밖에 있지만, 캐릭터 도티는 애니메이션 속에서 모험을 계속합니다.
펭수를 봅시다. EBS의 거대 펭귄 캐릭터. 중요한 사실은, 펭수 안의 연기자가 교체되더라도 "펭수"라는 캐릭터는 영원하다는 것입니다. 물론 팬들의 반발이 있겠지만, 기술적으로는 가능합니다. 이것이 캐릭터 IP의 힘입니다. 비즈니스 연속성(Continuity)을 보장합니다.
실물 유튜버에게는 리스크가 있습니다. 아플 수 있고, 논란에 휘말릴 수 있고, 지칠 수 있고, 은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캐릭터는 아프지 않습니다. 논란에서 자유롭고, 지치지 않고, 영원히 활동 가능합니다.
메제웍스는 실물을 버리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하이브리드를 제안합니다. 방송은 실물로 하되, 앱 내 활동이나 굿즈는 캐릭터로 하는 것입니다. 버추얼 유튜버의 기술적 장벽과 이질감 없이, 실물의 친근함과 캐릭터의 상품성을 모두 취하는 전략입니다.
유튜브 채널, 교육 기관, 종교 공동체. 이 셋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특정한 지식 체계 또는 가치관 체계를 공유한다는 것입니다.
요리 유튜버를 봅시다. "이 레시피가 진리다." 구독자들은 그 레시피를 따라 합니다. 신도가 교리를 따르듯이요. 테크 유튜버를 봅시다. "이 제품이 최고다." 구독자들은 그 제품을 구매합니다. 신자가 복음을 믿듯이요.
이것은 비하가 아닙니다. 인간 커뮤니티의 본질입니다. 같은 지식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모여 무리를 이룹니다. 25화에서 봤습니다. 지식이 커뮤니티를 결정한다고요.
팀 페리스(Tim Ferriss)를 봅시다. <나는 4시간만 일한다>라는 책으로 유명해졌습니다. 하지만 그의 진짜 제국은 책이 아닙니다.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부족(Tribe)"입니다.
팟캐스트를 시작했습니다. 세계적인 성공자들을 인터뷰합니다. 블로그를 운영합니다. 최적화된 삶의 팁을 공유합니다. 이제 그는 저자가 아니라 구루(Guru)입니다. 지식을 전파하는 스승입니다.
구독자들은 팀 페리스의 콘텐츠만 소비하지 않습니다. 그가 만든 커뮤니티에 속합니다. 같은 책을 읽고, 같은 운동을 하고, 같은 앱을 쓰고, 같은 보조제를 먹습니다. 이것은 소비가 아니라 소속입니다. 라이프스타일입니다.
유튜버도 마찬가지입니다. 성공한 크리에이터는 단순히 정보를 주지 않습니다. 신뢰를 팝니다. 배움을 팝니다. "이 사람이 말하면 믿을 수 있어"라는 관계를 구축합니다.
메제웍스는 이것을 확장합니다. 유튜버의 지식을 데이터화합니다. AI 캐릭터가 24시간 상담해주는 퍼스널 멘토링 서비스. 유튜버 본인이 잠든 사이에도 지식이 전파됩니다. 영상 10분으로는 담을 수 없던 깊이를, 대화로 풀어냅니다.
고대 인도에는 아쉬람(Ashram)이라는 제도가 있었습니다. 영적 스승인 구루(Guru)와 제자들이 함께 생활하는 공동체입니다. 제자들은 스승 곁에서 살며 가르침을 받습니다. 명상을, 철학을, 삶의 지혜를 배웁니다.
현대에도 아쉬람은 존재합니다. 유튜버의 디스코드 서버입니다. 팬카페입니다. 멤버십 커뮤니티입니다.
명상 유튜버의 디스코드를 봅시다. 매일 아침 7시, 함께 명상합니다. 화면 너머에서, 하지만 같은 시간에, 같은 음악을 들으며, 같은 호흡을 합니다. 스승은 한 명이지만 제자는 수천 명입니다. 물리적 공간의 제약이 없기 때문입니다.
헬스 유튜버의 멤버십을 봅시다. 운동 루틴을 공유하고, 식단을 인증하고, 서로 격려합니다. "오늘도 했어?", "나도 했어!" 함께 성장하는 커뮤니티입니다. 디지털 짐(Gym)입니다.
메제웍스는 이 아쉬람을 시각화합니다. 메타버스 공간으로 구현합니다. 명상 유튜버의 디지털 명상원. 3D 공간에서 함께 앉습니다. 아바타로 존재하지만, 실제로 호흡합니다. 헬스 유튜버의 디지털 트레이닝 센터. 함께 스쿼트를 하고, 서로의 자세를 확인하고, 완료하면 보상을 받습니다.
고대 아쉬람의 한계는 물리적 수용 인원이었습니다. 한 스승이 가르칠 수 있는 제자는 기껏해야 수십 명. 하지만 디지털 아쉬람은 무한합니다. 수천, 수만, 수십만 명의 제자를 동시에 수용할 수 있습니다.
귀네스 팰트로(Gwyneth Paltrow)는 할리우드 여배우입니다. 하지만 그녀의 진짜 사업은 연기가 아닙니다. Goop이라는 웰니스(Wellness) 브랜드입니다.
개인 뉴스레터로 시작했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건강 보조제, 화장품, 리빙 용품을 추천했습니다. 독자들이 반응했습니다. "귀네스가 쓰는 거면 나도 쓰고 싶어." 이제 Goop은 수백억 원 규모의 제국이 됐습니다.
중요한 통찰은 이겁니다. 팬들은 귀네스의 연기를 사는 게 아니라 그녀의 취향(Taste)을 산다는 것입니다. "귀네스처럼 살고 싶다." 그녀의 라이프스타일 전체를 모방하고 싶어 합니다.
이케아 효과를 기억하십시오. 사람들은 자신이 조립한 가구를 더 사랑합니다. 크리에이터 IP도 마찬가지입니다. 유튜버가 제안한 라이프스타일을 따라 내 방을 꾸미고, 내 식단을 바꾸고, 내 루틴을 조정합니다. 모방 소비가 극대화되는 순간입니다.
인테리어 유튜버를 봅시다. 영상에서 방을 꾸밉니다. 구독자들은 똑같은 가구를 삽니다. 똑같은 조명을 답니다. 똑같은 식물을 키웁니다. 메제웍스는 이것을 데이터화합니다. "이 유튜버가 사용한 제품 리스트", "이 공간을 재현하기 위한 쇼핑 카트", "내 방에 적용해보기 AR 기능".
요리 유튜버를 봅시다. 레시피를 공유합니다. 구독자들은 따라 만듭니다. 메제웍스는 한 단계 더 갑니다. "오늘 저녁 뭐 먹지?" 앱이 묻습니다. 유튜버의 레시피 데이터베이스에서 추천합니다. 재료를 체크하면 온라인 마트로 연결됩니다. 조리 과정을 음성으로 안내합니다. 유튜버의 목소리로요.
취향은 상품이 됩니다. 라이프스타일은 비즈니스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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