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2] 건축과 주거:"횃대에서 어떻게 자요?"

30일간의 루루의 앵무월드 모험과 세계관 작업

by 김동은WhtDrgon

[PROJECT PERROTIA] CRESTIEL TOWN LOREBOOK

Day 2 - Complete Episode

======================================================================

■ SECTION 0: EPISODE HEADER

━━━━━━━━━━━━━━━━━━━━━━━━━━━━━━━━━━━━━━━━━━━━

[Day 2] 도토리 여관의 밤: 몸이 다르다는 것

부제: 손잡이는 왜 이렇게 높고, 침대는 왜 이렇게 둥근가.

날씨 & 기분: 구름 사이로 스며드는 석양빛, 공기가 달콤하고 축축해지는 저녁 / 안전한 곳에 도착했지만, 모든 것이 내 몸에 맞지 않는 어색함.

오늘의 BGM: Erik Satie - Gymnopédie No.1

■ SECTION 1: 오늘의 이야기

━━━━━━━━━━━━━━━━━━━━━━━━━━━━━━━━━━━━━━━━━━━━

1-1. 아침의 풍경 - 도토리 여관 도착

━━━━━━━━━━━━━━━━━━━━━━━━━━━━━━━━━━━━━━━━━━━━

버스가 멈췄을 때, 루루는 잠들어 있었다.

"크레스티엘 타운, 중앙 광장입니다. 마지막 정류장입니다."

비둘기 기사의 목소리가 차갑게 울렸다. 루루는 화들짝 놀라 일어났다. 옆에 앉아 있던 오리 할머니는 이미 내려가고 없었다. 작은 고양이는 서둘러 짐칸에서 몸을 일으켰다. 턱 아래 털이 축축했다. 침을 흘리며 잔 모양이었다.

'창피해.'

버스 밖으로 나서자, 석양빛이 눈을 찔렀다. 루루는 눈을 가늘게 뜨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중앙 광장은 둥근 원형이었다. 바닥은 부드러운 흙과 이끼로 덮여 있었고, 그 위로 돌길이 방사형으로 뻗어 나갔다. 광장 중앙에는 거대한 떡갈나무 한 그루가 서 있었다. 나무 둥치에는 구멍이 뚫려 있었고, 그 안에서 새들이 드나들고 있었다. 우체국이었다.

광장을 둘러싼 건물들은 모두 둥근 돔 형태였다. 지붕은 짚과 나뭇가지로 엮어 만들었고, 벽은 진흙과 돌을 섞어 발랐다. 창문은 작고 둥글었으며, 문은 대부분 위쪽에 달려 있었다. 날아서 들어가는 구조였다.

루루는 주머니에서 구겨진 쪽지를 꺼냈다. 단장님이 남긴 메모.

"도토리 여관, 광장에서 북쪽으로 3번째 골목."

작은 고양이는 북쪽을 찾기 위해 두리번거렸다. 하지만 모든 골목이 똑같아 보였다. 간판도 전부 횃대 위에 달려 있어서 제대로 읽히지 않았다.

"저기... 실례합니다."

루루는 지나가는 참새 아주머니에게 말을 걸었다. 참새는 루루를 힐끗 보더니, 발걸음을 빨리했다. 스카프가 또 지직거렸다. 번역이 제대로 안 된 모양이었다.

'혼자 찾아야겠어.'

루루는 북쪽으로 보이는 골목을 하나씩 세며 걸었다. 첫 번째 골목, 두 번째 골목. 세 번째 골목 입구에 낡은 나무 간판이 땅바닥에 놓여 있었다. 아마 떨어진 모양이었다.

"도토리 여관 - 보행자 환영"

마지막 글자가 희미했지만, 루루는 읽을 수 있었다. 작은 고양이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골목 안으로 들어갔다.

1-2. 여정의 시작 - 여관 주인, 앵무새 할머니

━━━━━━━━━━━━━━━━━━━━━━━━━━━━━━━━━━━━━━━━━━━━

도토리 여관은 골목 끝에 있었다. 다른 건물들보다 조금 컸고, 1층에는 드물게 땅에서 열 수 있는 문이 달려 있었다. 문손잡이는 둥근 횃대 모양이었지만, 루루의 키 정도 높이에 있었다.

루루는 앞발로 문손잡이를 감싸 쥐고 힘껏 당겼다. 끼익, 하고 문이 열렸다. 안에서 따뜻한 공기와 함께 버터 냄새가 흘러나왔다.

"어서 오세요."

카운터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루루는 고개를 들었다. 카운터가 너무 높았다. 루루가 뒷발로 서도, 턱을 겨우 올릴 수 있는 높이였다.

"저, 저기요. 유루유루 상단에서 예약..."

"아, 그 작은 친구로구나."

카운터 뒤에서 푸른색과 노란색 깃털을 가진 앵무새 할머니가 고개를 내밀었다. 둥근 안경을 코에 걸치고, 목에는 돋보기를 목걸이처럼 걸고 있었다. 할머니는 카운터 아래를 빤히 보더니, 혀를 찼다.

"세상에, 너 그 높이에서 어떻게 체크인을 하니?"

할머니는 카운터를 빙 돌아 루루 앞으로 왔다. 가까이서 보니 할머니는 루루보다 조금 큰 정도였다. 키는 비슷했지만, 할머니는 두 발로 서 있었고 루루는 네 발로 서 있었다.

"예약 확인했어. 30일 숙박, 선불 완납. 방은 1층 3호실이야. 보행자용 객실이라고."

할머니는 낡은 황동 열쇠를 루루의 앞발에 쥐여주었다. 열쇠는 무거웠다. 도토리 모양의 열쇠고리가 달려 있었다.

"식사는 저녁 6시, 아침 7시. 식당은 2층이야. 계단 오를 수 있지?"

"네... 아마도요."

"짐은?"

"이게 전부입니다."

루루는 목에 걸린 스카프와 주머니를 가리켰다. 주머니 속에는 참치캔, 박하사탕, 입국 서류가 전부였다.

할머니는 루루를 한참 쳐다보더니, 한숨을 쉬었다.

"됐어. 방 구경이나 해봐. 불편한 거 있으면 말하고. 고칠 순 없지만, 들어주긴 해."

할머니는 돌아서서 카운터로 돌아갔다. 루루는 열쇠를 꽉 쥐고, 복도 안쪽으로 걸어갔다.

1-3. 위기와 조우 - 내 몸에 맞지 않는 방

━━━━━━━━━━━━━━━━━━━━━━━━━━━━━━━━━━━━━━━━━━━━

1층 3호실 문 앞에 섰을 때, 루루는 또다시 문제를 발견했다.

문에 열쇠 구멍이 없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있긴 했다. 하지만 루루의 머리 위, 1미터쯤 되는 높이에 달려 있었다. 새들은 날아서 열쇠를 꽂는 구조였다.

루루는 주변을 둘러봤다. 복도에는 아무도 없었다. 작은 고양이는 뒷발로 일어서서, 앞발을 벽에 짚고 기어올랐다. 열쇠를 입에 물고, 간신히 열쇠 구멍에 넣었다.

찰칵.

문이 열렸다. 루루는 털썩 바닥에 떨어졌다. 발바닥이 얼얼했다.

'첫날부터 이러면 30일을 어떻게 버티지.'

방 안으로 들어가자, 루루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방은 깨끗했다. 나무 바닥은 반들반들 닦여 있었고, 창문으로 들어오는 석양빛이 방 전체를 주황빛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작은 탁자 하나, 물병과 컵이 놓인 선반 하나, 그리고 방 한가운데 침대가 하나 있었다.

문제는 침대였다.

침대는 둥근 횃대 모양이었다. 나무 기둥 두 개 사이에 굵은 나뭇가지가 가로로 걸쳐 있었다. 그 위에 쿠션이 감겨 있었다. 새들은 그 위에 발로 매달려 자는 것이었다.

루루는 침대 밑을 기어다니며 살폈다. 바닥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담요도, 이불도, 베개도 없었다.

"...이걸 어떻게 자라는 거지?"

루루는 뒷발로 일어서서 횃대를 앞발로 잡아당겼다. 흔들리긴 했지만, 올라갈 수는 없었다. 발톱으로 나무를 긁었지만, 쿠션이 미끄러워서 미끄러졌다.

세면대도 문제였다. 세면대는 벽에 박혀 있었는데, 높이가 루루의 두 배쯤 되었다. 수도꼭지는 부리로 눌러서 틀게 되어 있었다.

루루는 탁자에 올라가서, 탁자에서 세면대로 뛰어올랐다. 간신히 세면대 가장자리에 앞발을 걸쳤다. 뒷발이 허공에서 허우적거렸다.

"으으... 응!"

온 힘을 다해 올라가자, 세면대 안쪽에 겨우 들어갈 수 있었다. 루루는 부리로 누르는 수도꼭지를 앞발로 눌렀다. 물이 철철 흘러나왔다.

차가운 물이 얼굴에 튀었다. 루루는 물을 핥았다. 달았다. 에테르 먼지가 섞인 물이라고 했던가.

작은 고양이는 세면대에서 내려와, 방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여긴 내가 살라고 만든 곳이 아니야.'

모든 것이 새들을 위해 설계되어 있었다. 문손잡이, 열쇠 구멍, 침대, 세면대. 심지어 창문도 위쪽에 달려 있어서 루루는 밖을 보려면 탁자 위에 올라가야 했다.

루루는 주머니를 뒤적였다. 참치캔이 손에 잡혔다. 차갑고 단단한 금속.

'오늘은 이걸 먹어야겠어. 배고파.'

하지만 캔 따개가 없었다. 루루는 캔을 바닥에 놓고, 이빨로 뜯어보려 했다. 소용없었다. 금속은 너무 단단했다.

루루는 캔을 다시 주머니에 넣었다. 배는 고팠지만, 지금은 잘 곳을 해결해야 했다.

결국 작은 고양이는 횃대 침대 밑, 나무 바닥에 웅크리고 누웠다. 딱딱했다. 차가웠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루루는 꼬리로 몸을 감싸고, 눈을 감았다.

'내일은... 뭔가 해결책을 찾아야 해.'


1-4. 밤의 안식 - 첫날 밤의 소리들

━━━━━━━━━━━━━━━━━━━━━━━━━━━━━━━━━━━━━━━━━━━━━

밤이 깊어지자, 여관은 온갖 소리로 가득 찼다.

위층에서 새들이 깃털을 터는 소리. 파드득, 파드득. 복도를 지나가는 발소리. 톡톡, 톡톡. 누군가 횃대에서 떨어지는 소리. 쿵. 그리고 멀리서 들려오는 웅웅 거리는 저음. 섬을 떠받치는 구름 닻의 소리였다.

루루는 잠들지 못하고 눈을 뜨고 있었다. 바닥이 너무 딱딱해서 옆구리가 아팠다. 자세를 바꾸려고 뒤척이면, 나무 바닥이 삐걱거렸다.

그때, 문 밖에서 소리가 들렸다.

톡톡톡.

누군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였다. 루루는 벌떡 일어났다.

"누, 누구세요?"

"나야. 여관 주인."

앵무새 할머니의 목소리였다. 루루는 문 쪽으로 걸어가서, 뒷발로 일어서서 간신히 문손잡이를 돌렸다.

할머니가 문 앞에 서 있었다. 손에 낡은 담요 하나와 작은 쿠션을 들고 있었다.

"잘 거 같지 않아서 가져왔어. 보행자용 침구야. 원래는 타조 손님들 주는 건데, 네가 쓰면 될 것 같더라."

할머니는 담요와 쿠션을 루루에게 건넸다. 담요는 두껍고 따뜻했다. 쿠션은 부드러웠다.

"감사합니다... 정말로요."

할머니는 루루를 보지 않고, 복도 쪽을 보며 말했다.

"우리 여관은 보행자 환영이라고 간판에 썼잖아. 근데 솔직히 보행자 편의시설은 별로 없어. 미안해. 30일 동안 불편할 거야."

"아니에요. 이것만으로도..."

"됐어.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 식당 가기 전에 너한테 알려줄 게 있어."

할머니는 그렇게 말하고, 복도로 사라졌. 발소리가 점점 작아졌다.

루루는 문을 닫고, 담요와 쿠션을 바닥에 펼쳤다. 쿠션을 베개 삼아 머리를 대고, 담요를 덮었다.

따뜻했다.

루루는 주머니에서 참치캔을 꺼냈다. 배가 고팠다. 하지만 캔 따개가 없었다.

작은 고양이는 캔을 이리저리 굴려봤다. 발톱으로 뚜껑을 긁어봤다. 하지만 열리지 않았다. 금속 뚜껑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캔 따개... 할머니한테 있을까?'

하지만 밤늦게 다시 부르기는 미안했다. 할머니는 이미 담요와 쿠션을 가져다줬다. 더 이상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다.

루루는 참치캔을 다시 주머니에 넣었다. 내일 아침에 할머니에게 물어보기로 했다.

배는 여전히 고팠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오늘 하루는... 이렇게 끝났네.'

창밖으로 달빛이 비쳤다. 루루는 담요 속에서 몸을 웅크렸다. 따뜻했다. 안전했다.

작은 고양이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이번엔 잠이 왔다.


■ SECTION 2: 루루의 밤

━━━━━━━━━━━━━━━━━━━━━━━━━━━━━━━━━━━━━━━━━━━━

=== Day 2 ===

오늘의 가계부

수입: 0 Seeds

지출: 0 Seeds (숙박비 선불)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김동은WhtDrgo···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주)메제웍스 CEO. 배니월드,BTS월드, 세계관제작자. '현명한NFT투자자' 저자. 본질은 환상문학-RPG-PC-모바일-쇼엔터-시네마틱-게임-문화를 바라보는 기획자.

508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33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37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이전 01화[Day 1] 앵무섬 항구 "고양이가 앵무섬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