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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6] 고양이 두통의 진실: 정전기를 뽑아드립니다
부제: 루루는 병이 아니라 약이었다.
날씨 & 기분: 건조하고 바삭한 공기 / 자책과 발견, 그리고 안도.
오늘의 BGM: Boards of Canada - Roygbiv (따뜻하고 몽환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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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루는 아침 일찍 여관 1층으로 내려갔다.
앵무새 할머니가 식탁을 닦고 있었다. 평소처럼 밝게 인사하려던 루루는 멈췄다.
할머니가 이마를 짚고 있었다.
"할머니, 괜찮으세요?"
"응? 아, 루루구나. 오늘 머리가 좀 아프네."
할머니는 손으로 관자놀이를 눌렀다.
"아침부터 지끈지끈해. 날씨 때문인가..."
루루는 걱정스러웠다. 할머니는 항상 건강했다.
"병원 가보세요."
"괜찮아. 약 먹으면 나아질 거야."
하지만 할머니 얼굴은 창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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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저녁, 상황은 더 나빠졌다.
할머니뿐 아니라 여관 투숙객 3명도 머리가 아프다고 했다.
"이상하네. 다들 오늘 두통이 심하다고 하네."
루루는 불안해졌다.
'왜 갑자기 다들 아프지?'
그리고 문득 떠올랐다.
루루가 크레스티엘에 온 뒤로, 가끔 새들이 루루 가까이 오면 "어? 머리 띵하네" 하고 말했던 기억.
'설마... 나 때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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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 루루는 할머니를 따라 병원에 갔다.
'푸른깃 병원'은 중앙 광장 북쪽에 있었다. 하얀 건물이었다.
입구를 들어서자, 복도가 붐볐다.
환자들이 의자에 앉아 머리를 감싸 쥐고 있었다.
"머리야..."
"지끈거려..."
루루는 놀랐다. 환자가 너무 많았다.
접수대에는 백로 간호사가 서 있었다.
"오늘 두통 환자가 엄청 많네요. 뭐 유행병인가..."
할머니도 접수를 했다. 루루는 대기실에서 기다렸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루루가 지나갈 때마다, 환자들이 "윽!" 하고 신음했다.
그리고 머리카락이 쭈뼛 섰다.
따닥!
정전기였다.
루루가 가까이 가면, 파란 불꽃이 튀었다.
"아야!"
참새 환자가 루루를 보더니 소리쳤다.
"저 고양이 때문이야! 저 애가 지나가니까 머리가 더 아파!"
루루는 얼어붙었다.
'진짜... 내가 병을 일으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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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루는 복도 구석으로 몸을 숨겼다.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나 때문에 다들 아픈 거야...'
그때, 비둘기 의사가 루루를 불렀다.
"고양이, 잠깐 이리 와봐."
루루는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미안해요... 제가 병을 일으키는 것 같아요..."
"아니야. 넌 병이 아니라 약이야."
"네?"
의사는 루루를 진료실로 데려갔다.
벽에는 큰 칠판이 있었다. 의사가 분필로 그림을 그렸다.
"크레스티엘은 하늘에 떠 있지? 공기가 아주 건조해."
"네."
"건조한 공기에서는 정전기가 쌓여. 특히 깃털 사이에 많이 쌓이지."
칠판에 새 그림을 그렸다. 깃털 사이에 작은 번개 표시.
"이 정전기가 오래 쌓이면 두통을 일으켜. 우리는 그걸 '마른 하늘의 날벼락 병'이라고 불러."
"그럼... 제가 그 병을 일으키는 건가요?"
"아니! 정반대야!"
의사가 루루를 가리켰다.
"너는 전도율이 높아. 고양이 털은 전기를 잘 전달하거든."
"그게 무슨..."
"너한테 가까이 가면 찌릿! 하잖아? 그게 바로 몸에 쌓인 나쁜 정전기가 너를 통해 빠져나가는 거야."
루루는 눈이 커졌다.
"그러니까... 제가 전기를 빼주는 거예요?"
"맞아! 넌 걸어 다니는 '접지기(Earthing Device)'야!"
의사는 환자 한 명을 데려왔다. 머리를 감싸 쥔 까치였다.
"이 친구, 루루 옆에 앉아봐."
까치가 루루 옆에 앉았다. 잠시 후.
따닥!
파란 불꽃이 튀었다.
"아야!"
까치가 소리쳤다. 하지만 곧.
"어? 머리가... 시원해졌어?"
까치는 눈을 깜빡였다. 아까까지 찌푸렸던 얼굴이 밝아졌다.
"진짜 안 아파! 신기해!"
의사가 웃었다.
"봤지? 루루는 병이 아니라 약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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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는 루루에게 제안했다.
"루루, 우리 병원에서 일해볼래? 환자들 정전기 빼주는 거."
"저요? 정말요?"
"응. 시급은 10 Seeds."
루루는 고개를 끄덕였다.
"할게요!"
그날부터 루루는 병원에서 일했다.
환자들이 루루 옆에 앉으면, 따닥! 정전기가 빠졌다.
처음엔 "아야!" 하고 놀라지만, 곧 "시원해!" 하고 웃었다.
루루는 하루에 20명을 치료했다.
어떤 환자는 루루를 만지고 싶어 했다.
"만져도 돼?"
"네."
손이 루루 머리에 닿는 순간, 따닥!
"으악! ...어? 부드러워!"
환자는 웃으며 말했다.
"고마워, 루루. 네 덕분에 머리가 맑아졌어."
루루는 뿌듯했다.
'나는 병이 아니었어. 나는 약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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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끝나고, 루루는 할머니를 만났다.
"할머니도 치료해드릴게요."
"그래? 고마워."
루루는 할머니 옆에 앉았다.
따닥!
할머니가 깜짝 놀랐다.
"어머! ...어? 머리가 가벼워졌네!"
할머니는 루루를 쓰다듬었다.
"우리 루루가 의사 선생님이 됐네."
루루는 골골송을 불렀다.
그날 저녁, 루루는 일기장을 폈다.
'오늘 나는 병이 아니라 약이라는 걸 알았다.'
'다름이 나쁜 게 아니야. 다름은 쓸모가 될 수 있어.'
'나는 이 도시에 필요한 존재야.'
루루는 창밖을 봤다. 별이 빛났다.
내일도 환자들이 올 것이다. 루루는 준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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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y 6 ===
오늘의 가계부
수입: +20 Seeds (병원 알바 2시간)
지출: 0 Seeds
잔액: 25 Seeds
생선까지: 25 Seeds 남았다!
오늘 나는...
☑ 외로웠다 - 환자들이 날 피할 때
☑ 두려웠다 - 내가 병인 줄 알았을 때
☑ 안심했다 - 의사가 설명해줬을 때
☑ 호기심이 들었다 - 정전기가 뭔지
☑ 화가 났다 - (없음)
☑ 고마웠다 - 의사가 일자리 줬을 때
☑ 뿌듯했다 - 환자들을 도왔을 때
몸 상태
식사: △ (학교 급식 아직 못 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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