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7] 종족과 생태: "깃털과 털의 차이"

30일간의 루루의 앵무월드 모험과 세계관 작업

by 김동은WhtDrgon

[PROJECT PERROTIA] CRESTIEL TOWN LOR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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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ECTION 0: EPISODE HEA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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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7. 종족과 생태: "깃털과 털의 차이"

부제: 루루의 헤어볼이 사건이 되고, 정전기가 날개를 세우는 날.

날씨 & 기분: 건조한 오후, 정전기가 튀는 공기 / 당혹스러움과 부끄러움, 그리고 배움.

오늘의 BGM: Ólafur Arnalds - Near Light


■ SECTION 1: 오늘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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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아침의 풍경 - 우아함의 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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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루는 눈을 떴다.

햇살이 창문으로 비쳐 들어왔다. 먼지가 빛 속에서 천천히 떠다녔다. 평화로운 아침이었다.

루루는 기지개를 켰다. 앞발을 쭉 뻗고, 허리를 활처럼 휘었다. 우아하게, 고양이답게.

그때였다.

목 안쪽에서 무언가 올라왔다. 걸린 느낌이었다.

"으윽..."

루루는 몸을 웅크렸다. 가슴이 욱신거렸다. 뭔가 잘못됐다.

"케헉, 케헉!"

기침이 나왔다. 한 번, 두 번. 멈출 수 없었다.

"꾸에엑—"

토악질 소리와 함께, 작고 축축한 덩어리가 바닥에 툭 떨어졌다.

회색빛 털 뭉치였다. 헤어볼이었다.

루루는 숨을 몰아쉬며 그것을 봤다. 자기 몸에서 나온 것이었다. 축축하고, 비틀어져 있고, 역겨웠다.

'나는... 왜 이렇게...'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루루는 우아하고 싶었다. 아침에 눈을 뜨면, 털을 고르고, 예쁘게 앉아서 창밖을 바라보고 싶었다. 새들처럼 깃털을 다듬고, 가볍게 날아오르고 싶었다.

하지만 루루는 그럴 수 없었다. 루루는 헤어볼을 토하는 짐승이었다.

'나는 왜 이렇게 야만적일까.'

루루는 앞발로 뭉치를 밀어서 침대 밑으로 숨기려 했다. 하지만 늦었다.

똑똑.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루루? 아침 식사 준비됐어."

앵무새 할머니의 목소리였다.

루루는 당황했다. 헤어볼을 숨길 시간이 없었다.

"잠깐만요!"

하지만 할머니는 이미 문을 열고 있었다.

"뭐가 잠깐... 어머!"

할머니가 문을 열다가 바닥의 털 뭉치를 봤다. 표정이 굳었다.

루루는 고개를 숙였다. 창피했다. 할머니 앞에서 이런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루루, 너... 이게 뭐니?"

"죄송해요. 저... 제가..."

루루는 말을 잇지 못했다.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

할머니는 루루에게 다가와서 이마에 손을 대봤다.

"열은 없네. 아픈 데는 없어?"

"아파요... 마음이..."

루루는 작게 중얼거렸다.

할머니는 루루를 안아 들었다.

"괜찮아. 우리 그루밍 샵 가자. 거기 언니가 잘 알 거야."


1-2. 여정의 시작 - 안 맞는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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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깃비깃 그루밍 샵"은 광장 서쪽 골목 안쪽에 있었다.

문을 열자, 부드러운 종소리가 울렸다. 딸랑. 샵 안은 환했다. 거울이 벽마다 걸려 있었고, 창문으로 햇빛이 쏟아져 들어왔다.

공기가 달랐다. 라벤더 같은, 아니 좀 더 달콤한 향이 났다. 꽃과 기름이 섞인 냄새였다.

카운터 뒤에 홍학이 서 있었다. 분홍색 깃털이 햇빛에 반짝였다. 목에는 작은 가위 목걸이를 하고 있었고, 흰 앞치마가 깔끔했다.

"어서 오세요! 비깃비깃 그루밍 샵입니다."

홍학의 목소리는 밝았다. 하지만 루루를 보자 눈이 커졌다.

"...고양이?"

할머니가 설명했다.

"얘가 아침에 털 뭉치를 토했어요. 헤어볼인 것 같은데... 괜찮은 건지 모르겠어서요."

홍학은 루루를 보더니, 부드럽게 웃었다.

"아, 헤어볼이요. 걱정 마세요. 고양이한테는 자연스러운 거예요. 병 아니에요."

"정말요?"

"네. 털을 핥다가 삼키면, 위에서 뭉쳐서 나와요. 포유류 특유의 현상이죠."

루루는 안도했다. 병은 아니구나.

하지만 여전히 부끄러웠다.

홍학은 루루에게 말했다.

"털 관리 한번 해볼래요? 빗질하고, 정리하면 훨씬 나아질 거예요."

"네... 부탁드려요."

홍학은 루루를 의자 위에 앉혔다. 높은 횃대였지만, 밑에 쿠션이 깔려 있어서 루루도 앉을 수 있었다.

홍학은 서랍에서 빗을 꺼냈다. 가늘고 촘촘한 빗이었다.

"새들 전용 빗인데... 한번 써볼게요."

홍학이 루루의 등에 빗을 댔다.

쓱—

빗이 걸렸다.

"어머?"

홍학이 빗을 빼려 했지만, 털에 엉켜서 안 빠졌다.

"아야!"

루루가 소리쳤다. 아팠다.

"미안해요!"

홍학이 조심스럽게 빗을 풀었다. 루루의 털 몇 가닥이 빗에 걸려 나왔다.

"이 빗은... 안 맞네요."

홍학은 다른 빗을 꺼냈다. 좀 더 넓은 간격의 빗이었다.

"이건 어때요?"

쓱싹.

이번엔 빗이 지나갔다. 하지만 털이 따라 올라왔다.

"어우, 털이 빠지네요."

루루 주변에 회색 털이 둥둥 떠다니기 시작했다. 마치 작은 눈송이처럼.

"미안해요... 제가 털을 많이 흘려서..."

루루는 또 사과했다. 점점 더 부끄러워졌다.

'역시 나는 여기 안 맞아.'

홍학은 빗을 내려놓고, 다른 물건을 꺼냈다.

"깃털 윤기 오일이에요. 이거 발라볼까요?"

투명한 병에 담긴 기름이었다. 홍학이 손에 조금 따라서 루루의 등에 발랐다.

미끌미끌했다.

하지만 털에 스며들지 않았다. 기름이 표면에서 동동 떴다.

"이것도... 안 되네요."

홍학이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루루는 더 작아졌다. 몸을 웅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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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메제웍스 CEO. 배니월드,BTS월드, 세계관제작자. '현명한NFT투자자' 저자. 본질은 환상문학-RPG-PC-모바일-쇼엔터-시네마틱-게임-문화를 바라보는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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