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은WhtDrgon.20140419#게임기획자하얀용
게임을 하지 않는 자들의 게임적 사고에 대한 몇 가지 느끼는 바.
종종 말하던 것 중에 '게임적 사고'라는 게 있는데 어떻게 하면 승리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 달성에 의미 있는 파라미터만을 가지고 사고하는 패턴을 말한다.(영화 뷰티플 마인드로 유명한 존 내쉬 교수의 균형이론도 유명한 게임이론이다.)
애초에 정보와 자원을 관리하여 장애를 극복하고 목표를 쟁취하는 것만이 게임이다. 외교게임. 전략 게임. '게임'이란 것은 재미와 상관없다. 본래 초콜릿 열매가 달지 않은 것처럼. 게임을 엔터테인먼트화 시킨 것만이 '재미있는' 게임이다.
아무튼 그래서 게임적 사고를 진행할 때는 '목표'와 '장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자원'만으로 단순화시켜 의사결정이 가능한 경우의 수와 기술 행위가 가능한 활동만을 추출하여 최고, 최적의 효과를 낼 수 있는 결정을 추구하는 사고를 진행한다.
이런 비인간적 효율적 사고는 게임의 부작용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할 수 있는데... 오히려 게임을 하는 쪽이 더 풍부한 감정이 입력을 가지고 있고, (어떤 효율을 위해) 청소년으로부터 게임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는 쪽이 더욱 게임적 사고에 닿아있다. (물론 초콜릿 상품 제작자만큼이나 게임 제작자 역시 게임 사고보다는 좀 더 덜 스트레스를 받는 쪽으로 시나리오, 콘텐츠들을 꾸며넣기 때문이기도 하다. 거의 모든 게임들은 현실보다 인간적이다.)
게임에서 복지혜택이 별로 지지도를 올리지 못한다면 비효율적인 행위로 판단하여하지 않는다. 휴식공간이 매출을 올리지 않는다면, 행복도를 올리는데 비효율적이라면 설치하지 않는다.
미여 터져서 아무리 괴로움 마크가 떠도 행복도가, 지지도가 승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이 또한 버려진다. 쓸모없는 유닛은 만들지 않고, 쓸모없는 업그레이드는 하지 않는다. 아무리 많은 수가 희생돼도 뽑는 시간이 짧고 효율이 좋다면 얼마든지 뽑아서 쉬지 않고 소모시킨다.
슈퍼파워 2에서는 복지를 0으로 만들고, 소득세를 90%로 올려도, 임기만료 6개월 전부터 소득세 0, 복지 100을 만들면 문제없이 정권이 이어진다. 당연히 그렇게 한다.
가령 어떤 병원 치료 게임이 있는데 '환자의 랭크'의 4 제곱수만큼 불만이 페널티로 적용된다면, 1 랭크(1*1*1*1=1)의 환자를 처리하느라 5 랭크(5*5*5*5=625)를 기다리게 하는 짓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다. 설사 그 환자가 기다리다가 죽던 말던. (단, 데쓰가 뜨면 게임오버가 된다면, 그제야 뒤늦게나마 죽지는 않게 할 관리 자원이 된다. 이때 1 랭크에게는 이 룰만이 유일한 생존희망이 된다.)
게임이 아니라도 지각 시간이 정시의 30분 내에는 아무 페널티가 없다면 정시+30분이 출근시간이 되고, 지각은 지각으로 기록되고 이후 시간 페널티가 없다면 지각 시점에서 퇴근 1분 전 출근이 최적의 선택이 될 것이다.
최근 인터넷에 이슈가 됐던 건으로 1등석 티켓으로 당일날 아침식사를 제공한다면 매일 1등석 티켓의 탑승일을 다음날로 바꾸면서 유효기간 내내 공짜 아침식사를 즐기고 마지막 날 환불하여 100% 환불을 받는 것이 '최대 이익의 결정'이 된다.
그 때문에 전체가 피해를 보고 룰이 엄격해지든 말든. 그건 룰이 잘못됐을 뿐 자신은 '최적의 결정'을 내렸을 뿐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룰이 엄격해지는 것은 관리 자원도 아니다. 오히려 더 먼저 해야 그 빈틈의 이득을 자신이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게임적 사고에서 어떻게 인간이 그럴 수 있느냐는 비난은 존재 자체로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 비난이 어떤 식으로든 '목표'에 영향을 미칠 때만 '관리 자원'에 편입되고 의사결정에서 고려해야 할 정보가 된다. (그것이 게임의 목적이거나 '목표'와 '장애'에 관련되지 않는 한) 인간이 되기 위해 사고하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파라미터의 계산에서 모든 의사결정이 진행되고 있고, 한턴한턴 모든 자원을 가장 효율적인데 사용하려 든다.
이 경우 상대를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은 사정, 읍소, 애걸, 호소가 아니다. 오직 이득과 손해만이 유일한 영향요소가 된다. 어떤 식으로든 피해를 입혀야 한다. 자신의 1의 노력으로 상대가 100의 효능을 벌더라도 꼼짝하지 않는 이들이 자신의 10의 손해에는 기꺼이 1~9의 노력을 기울인다.
손해를 나눠가지지 못하도록, 하나를 타산지석이 되도록 특정으로 목표하여 계속하여 손해를 입히고 그 빈도가 의미 있는 퍼센트가 될 때가 돼야 어떻게든 민원인의 요구를 '고려대상'에 넣을 희망이 생긴다.
무시하는 귀찮음이 해주는 귀찮음보다 커졌을 때 덜 귀찮은 행동을 하기 위한 결정이 이루어진다. 덕분에 '진상'만이 대접받는 사례들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괜히 선거 때가 되면 이것저것 공약을 하겠는가? 이때의 지지는 생존 자체와 연결되는 중요자원이 되기 때문에 총력을 다하여 관리하게 되는 것이다. 괜히 선거 이후에는 모든 공약들을 폐지하겠는가. 폐지가 지지율에 영향을 미치지도 못하고, 또 미친다고 해도 지지율 자체가 별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촛불을 포함한 시위는 방치할 경우 애초에 '민의'란 것을 게임적 사고로 볼 경우에는 시위가 그다음 단계로 이어질 때만 의미가 있다. 방치하면 장애가 증가하고 목표 추구가 훼손당해야지만 관리할 가치가 있는 것이다.
게임적 사고에서는 내버려두어도 상관없는 것이라면 내버려두는 것이 올바른 것이다. '시장 앞에서 시위하는 사람 수가 늘어나지만 그뿐입니다.'라면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그냥 '법을 어기면 똑같은 사람이 된다. 폭력만은 안된다' 캠페인으로 적당히 처리되는 것이라면, 그 캠페인을 시행하면 그만이다.
게임적 사고로 무장한 소시오패스들에게 천벌은 '고려할 가치가 있는 상황'이 아니다. 상식이나 대의적 사고 역시 마찬가지. 그래서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이들에게 원하는 것을 요구할 다른 방법들이 필요한 것이다.
그 사람들 앞에 무릎 꿇고 빌어봐야 소용없다. 그건 그들에겐 게임의 룰도 모르는 단순 참가자들의 허둥거림일 뿐이다. 그 순간 그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여기서 어떻게 해야 올바른 대응이지? 같은 고민만이 있을 뿐이다.
최근 몇몇 사람들이 '미친것 같은 소리'를 공개적으로 하는 이유는 사회가 이상해서만이 아니다. '대중의 지탄'이라는 파라미터가 주는 손해보다 그 행동이 기대할 수 있는 이익이 더 커졌을 뿐이다. 뭐 그게 '이상한 사회'이긴 하지만.
우리와 학생들이 게임을 제대로 배워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게임을 알면 게임적 사고를 하는 이들의 메커니즘을 읽을 수 있고 동적결과를 유발하는 정적 규칙에 미리 저항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4년 4월 19일
김동은WhtDrgon.
#게임기획자하얀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