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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은WhtDrgon Jun 06. 2021

<세계관의 날카로운 부분을 다루는 방법>

김동은WhtDrgon. 210606 #게임기획자하얀용

개요

이 글은 무언가를 권장하거나 정당성을 부여하거나 비난하거나 설득하는 글이 아닙니다. 오직 당신의 아이디어, 구상을 건조하게 검토할 때의 역할입니다. 마치 정상적인 총이 방아쇠를 당기면 잘 작동하는 것처럼.  

여러분이 이 글 하나만 읽고 실무를 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단정적 어휘를 씁니다만, 그것이 '내 말만 옳다'라는 뜻은 당연히 아닙니다.  위험한 데는 이유가 있고, 대부분은 위험 자체를 제거하고 올바른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중요한 일입니다. 이 글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다뤄야만 하는 이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브랜드와 마케팅과 이슈와 세계관

사람, 유저, 계정 등록자, 캐릭터.  이 4가지는 사용자의 4 레이어라고 할 수 있다. 

이 단계별로 서로 개입하는 것이 다르고, 각 개입은 대체로 사람을 오른쪽으로 옮기게 된다.  게임을 하지 않는 사람을 다운로드하게 하고,  다운로드한 사람이 등록하게 하고, 등록한 사람이 캐릭터를 만들게 하는 각 단계마다 서로 다른 전문기술, 노하우, 전략적 시도 (건너뛰기 같은)가 존재한다.    

이 4가지 레이어가 실제로는 한 명의 사람이기 때문에 브랜드, 마케팅 정책 세계관은 서로 연결될 수밖에 없고, 또 하나의 문제가 서로 함께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된다.  학생의 문제를 부모와 함께 해결해야 하는 것처럼. 캐릭터 고객을 상대하는 세계관 역시 여러 가지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책임이 있다. 

 '고객 4 레이어'의 각 레이어에서 발생한 문제는 함께 해결해야 한다.라는 것을 기억해두자. 



연령, 국적, 성별 데이터를 다루기. 

연령, 국적, 성별 데이터는 이제 쓰지 않는다. (https://brunch.co.kr/@whtdrgon/45 Q&A-JHA 참조)

어떤 집단의 결괏값이 특정 편향을 보일 수 있지만 그 결과가 제품의 기획단에서 고려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일 것이다. 예를 들어 이 글을 읽는 독자의 통계가 '남성'이 월등히 많을 수도 있고, 30대가 특히 많을 수 있다고 해서 이 글의 콘텐츠 요소에 영향을 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어떤 대학의 문헌정보학과가 특정 성별, 국가, 연령이 많다는 게 문헌정보학과 무슨 관계가 있나. 그렇다면 '좀비'는 어떨까? 


 귀여운 공주님이 잔뜩 나오는 콘텐츠의 공주 캐릭터의 사용자가 30대 남성이거나 마이 리틀 포니의 브로니를 배제하기 위한 독소를 콘텐츠에 섞을 필요가 없다.  

 월트 디즈니는 어린이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있는 어린이를 위해 만든다고 했는데, 세계관은 '캐릭터'를 위한 것이고, 그 캐릭터의 연령, 국적, 성별을 신경 쓸 필요가 없는 정도가 아니라 해서는 안된다. 새로운 세계는 모두에게 캐릭터에게 차별 없이 액면 그대로 공정해야 한다. 세계관 레벨에서는 실제 캐릭터를 신경 쓰는 것은 펭수가 좋다고 펭수 안에 있는 사람의 뒷조사를 해서 공유하는 것만큼 무례하고 모욕적인 행위이다.  젊은 여성 마법사를 만들었다면 그 사람은 젊은 여성 마법사이다. 마법사로 상대방을 대해야만 한다.

  

 거꾸로 세계관은 콘텐츠에서 사용자가 누구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즉 대상 고객이 아니라 '대상 캐릭터'인 것이다. 사용자가 그런 캐릭터를 만들고 싶어 하는가라는 것은 3단계인 '계정 등록자'의 문제이고 그 단계에 개입하는 사람의 것이다. 물론 그 사람이 여전히 당신일 수 있지만 그건 '겸업'이라고 생각해두자. 


 전술한 내용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연령, 국적, 성별은 유효하다. 콘텐츠의 성격 말고도 메타 콘텐츠, 서비스들에 영향을 주기도 하고, 이상한 말이지만 사람은 연령, 국적, 성별의 차이가 없지만 캐릭터는 엄연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캐릭터는 사람들의 선입견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근육질 흑인, 장애인의 특성을 가진 괴물, 미모의 여성, 수많은 편견, 스테레오 타입들, 여자력 등 온갖 사회적 편견들이 '캐릭터 라이즈'되어 등장한다. 즉, 대중문화가 선입견을 조장하는 것이 아니라, 선입견이 대중문화의 캐릭터를 만든다. 그런 의미에서 연령, 국적, 성별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 

 이 것이 '날카로운 부분'에 선정된 이유는 그것이 가상의 캐릭터라고 할 지라도 '우리 애들 혹은 우매한 대중'이 이걸 보고 무심결에 선입견을 가지게 되고, 또한 이 캐릭터가 실제 사람을 모욕하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고객을 절대 무시해선 안된다. 단지 세계관 담당자는 캐릭터, 계정 등록자, 유저, 사람 순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자. 


 캐릭터는 무엇이든 만들 수 있지만 사회적으로 올바르고자 다짐한 대중을 평가하려 들지 마라. 캐릭터는 가상이기 때문에 무엇이라도 들어갈 수 있다면, 무엇이라도 뺄 수 있다.  다양한 캐릭터들은 하나로 합쳐질 수 있고, 여럿으로 나눠질 수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방법으로 그것을 피해나갈 수 있다. 실루엣이 같다면 텍스처는 무엇을 써도 동일한 의미가 전달된다. 검은색은 녹색으로 바꿀 수 있고, 흰색은 노란색으로, 핑크색은 하늘색으로 바꿔도 잘 작동한다. 특별한 외계인 종족이나 유니크 캐릭터는 지나친 감정이입을 막아준다. 가령 '이마에 빛나는 더듬이'가 있는 일본인 여성 같은 캐릭터나 '당나귀 같은 얼굴에 넓고 긴 귀'를 가진 흑인 남자 같은 캐릭터. 여자로만 이루어진 아마조네스나 오거 ogre 고블린 코볼드 야차 등 외계인이나 종족으로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방법도 점점 바뀔 필요성이 있다. D&D도 '본래 악한 종족'을 없애는 추세.)

 하지만 그전에 세계관의 대상 캐릭터를 선명하게 하는 방법이 있다. '순정만화풍'의 세계에서 '백마 탄 왕자님의 등장' 클리세를 비난하는 사람은 별로 없으니까.  상품화와 상품은 다르다는 것을 기억하자. 조폭들의 영화에도 '순화된 바른 언어의 사용'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있을지 몰라도 콘텐츠 사용자 그룹의 지지를 받지는 못할 테니까.  


선의와 의도를 동시에 보호하기. 

총은 생명을 빼앗는 의도를 가진 기기이지만, 동시에 원치 않는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라는 선의 역시 보호되어야 한다. 사람을 죽이는 물건도 막 나가면 안 된다는 이야기. 콘텐츠 역시 마찬가지.  도박, 폭력, 음란뿐 아니라 살인, 대량학살을 서슴지 않는 콘텐츠는 세계관으로 분리되어 선의를 보호해야 한다. 가령 초등학생이 매편마다 살인과 시체, 욕망과 증오에 노출되는 콘텐츠도 어린이용으로 오랫동안 인기를 누리고 있으니까.

 상상의 나래가 펼쳐지는 세계에서 그 콘텐츠가 사회적 터부나 반인륜, 범법, 살인을 하더라도 그것을 콘텐츠화시키고, 콘텐츠임을 알 수 있는 과장이 들어가야 한다. 살육의 콘텐츠 좀비, 애로의 콘텐츠 뱀파이어도 마찬가지.  설정하고 다이브 시킨 후 규칙을 준수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어떤 '문턱'을 만들어야 한다. 내가 이것을 스스로 했다는 상징 같은 작은 표식들. QR코드일 수도 있고, 게임 다운로드와 동의. 경고문구와 <계속> 등의 단계는 단순히 법적인 책임소재 문제를 떠나 사용자의 태도에 영향을 준다.  '이 총을 사람을 향해 겨눠서는 안 된다.'는 유머 코드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사용자의 선의를 보호하고 제품의 의도를 강조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무언가를 하기로 작정한 창작자를 비난할 생각이 없다. 처벌받는 것은 (고객 4 레이어와 마찬가지로) 제작자 4 레이어 중 불법행위자, 불법 콘텐츠 제작자, 위법 유통사업 자일뿐.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 성인물은 존재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미성년자가 접근하지 못하게 선의를 지켜야 하는 것이고, 미성년자 콘텐츠의 성인 물적 요소는 법적 기준과 사회 미풍양속 한계를 넘지 않아야 하는 것뿐.  도박적 요소와 도박 콘텐츠는 다르다. <지난 글 참고 링크> 그 기준 경계선에 접근하되 선을 넘지 않는 것이 기획자의 선의이다. (비난받지 않는다거나 않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  

 꼭 성인/미성년이 아니더라도 장르 고객, 특히 '아이돌 세계관'같은 '같은 IP'를 공유하는 캠페인 프랜차이즈형 세계관은 다른 장르, 미디어가 강제되어 '안 좋은 경험'을 하는 일을 막아야 한다. 자칫하면 '같은 IP'부분이 경험을 강제하기 때문이다. 콘텐츠를 오해하지 않도록 하는 작은 문턱을 만들 필요가 있다. 무협인 줄 알고 봤는데 아니라거나, 장 끌로드 반담(이라는 캐릭터)을 기대하고 봤는데 액션이 없다면 평점이 내려앉는 것은 당연하다. 

 특정 사람들이 민감해서 발생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거꾸로 그런 사람을 유저 단계, 계정 등록 단계에서 이 콘텐츠에 접근하지 않게 하는 브랜드와 마케팅 단계의 배려가 필요하다. 동물을 죽이는 게임이라면 유저 단계에서 '멋진' 사냥 사진을 통해 이 콘텐츠가 동물을 죽이려 든다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  자연의 숲 속과 힐링을 강조해놓고 들어갔더니 엽총과 함정으로 동물을 죽이는 게임이어서는 안 된다.  


안전장치의 위험성. 

의도적으로 패러독스를 올리는 것이 안전장치가 된다. 가령 정치나 사회문제를 비판하고 싶으면 저승사자와 부엌 신이 등장하거나 3권을 모두 가지고 있는 무적의 져지 드레드가 등장하거나. 아니면 캐릭터성이 강조된 배우가 나오면 현실과 경계가 생기면서 일종의 결계가 쳐진다. 그 안에서는 마법을 부려도 된다.

 그 끝은 '콘텐츠를 만들지 않는 것'이 되기 때문에 무의미한 말이 될 수 있지만.  여전히 '안전장치는 위험하다'라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가장 좋은 것은 안전장치의 필요성을 없애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면 창작의 자유가 사라진다. 바로 이 지점이 '필연성'이다.  

필연성이 충분히 강조되면 안전장치가 강조되고 날카로운 부분에 다칠 위험성이 줄어들면서도 존재를 인정받게 된다. 그리고 사고가 발생해도 그나마 우호적인 지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민감한/위험한 소재를 (그나마) 안전하게 다루기. 

"의심할 여지없는 격식과 장치를 넣어야 한다"

이 내용은 내가 쓰는 글보다는 정말 좋은 글이 있어 소개한다. 

https://www.facebook.com/joongwon.jeong/posts/10155677322184612 

터부를 다루는 콘텐츠 제작자는 꼭 읽어봐야 할 글이다. 이 뒤의 글은 이 글을 읽었다는 전제에서 썼다. 


내 글에서 다룰 것은 2가지이다. 

째는 배우/고객과 캐릭터를 혼동하지 말고, 혼동하게 두지도 말라. 

부캐 열풍, 메타버스를 설명할 때도 부지런히 한 말이지만, 가상세계에서 페르소나는 인격적 대우를 받는다. 마찬가지로 세계관은 캐릭터들의 세계이다.  유저에게 접근할 때도 유저 캐릭터에게 무언가를 해야지 그 너머의 캐릭터 조작자, 계정 등록자, 유저, 사람에게 경솔하게 접근해서는 안된다.

 '경솔하게'에 유의하자. 의도적 접근, 기획의도는 잘 격리된 세계관 내에서 정당하다. 하지만 원하든 원치 않든 접근은 이루어진다. 모든 것은 결국 서사를 통해 사람에게 전달되기 때문이다. 격벽을 세워서 구분시켜서 안전장치를 열심히 달아도, 결국 위험성이 존재한다. 

 사람, 유저, 계정 등록자, 캐릭터. 이 4개의 레이어처럼 배우와 캐릭터도 서로 다른 존재이다. 그래서 19금 영화에 아역배우가 출연할 수 있는 것이다. 배우가 없는 캐릭터를 다룰 때도 이 캐릭터가 혹시 캐릭터 영역을 넘어서 '사람 역'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주의해야 한다. 

 다른 글에서는 이걸 사례를 들어서 말하겠지만 지금은 이 정도로 마무리. 


둘째는 격식과 절차를 통해 조악한 콘텐츠라는 의심을 없앨 수 있다.

"서사에 봉사하지 않는 노출과 폭력은 포르노그라피를 생성한다."는 말이 중요하다.  포르노그라피가 목적일 수 있다. 신파는 감정 자극 자체를 목적으로 하고, 포르노는 말초적 자극을 목적한다.

 이 둘을 쓰기로 작정했다면 콘텐츠 제작의 영역에서 그 결정 역시 존중한다. 일본 만화에서 '돈을 위해 파는 것을 사는 것은 죄가 아니다. 팔지 않는 것을 돈으로 사려 드는 게 문제'라는 말을 봤는데 내가 하고 싶은 말도 그것이다.  성상품은 죄가 없지만 성상품화는 잘못된 것이다. 

 천박함과 말초적, 경박단소는 대중문화의 특징이며 대중문화 제작자에게 존경과 연민, 이해하고 끌어안아야 할 특징이다.  대중은 돈과 에너지가 부족해도 문화적 자극을 추구한다. 야하고 폭력적이고 신파적이고 포르노그라피일 수밖에 없는 한 줌의 자극적 콘텐츠라도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한다. 대중 가십/스포츠 신문 1면 상단 오른쪽 아래의 조악한 품질의 비키니 미녀 사진이 신문의 매출을 바꾼다고 하는데 이 망점 가득한 사진이 바로 '대중문화'이다. 

 커뮤증이라는 커뮤니케이션 문제를 겪고 사회생활에 적응을 못하고 2D 애니메이션으로도 서브컬처를 추구한다. 대중문화 제작자로서 어떻게 이걸 '없어져야 할 것들'이라고 말할 수 있겠나.  나는 대중문화를 콘텐츠 검열과 제어를 통해 대중의 수준을 올리겠다는 이들을 경멸한다. 돈과 시간과 에너지가 있다면 사람들은 더 좋은 음식을 먹고 더 안전한 자동차를 탄다. 신분이나 수준이 달라서가 아니다. 라면은 계급이 아닌 것이다. 

 당신이 터부를 다루고 싶을 뿐, 그게 예산의 문제가 아니라면 이제 치밀한 절차와 형식을 통해서 당신이란 사람 혹은 회사가 저속해서 그런 것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는 믿음을 줄 수 있다. 

즉, 터부의 다른 부분의 퀄리티를 끌어올리는 것이다. 하다못해 테두리 프레임도 고급스러워야 하고, 음악도 수준이 높아야 한다. 이 터부가 예산절감이나 관객의 수준을 얕잡아본 게 아님을 증명하면 그나마 수많은 문제들 중 몇 가지를 잡을 수 있을 것. 


진짜로 막 자극적이고 돈 되는걸 싸게 만들 생각이라면 

하지만 그럴 예산도 없지만 민감한/위험한 소재를 다루고 싶다면 이게 파생되지 않도록 극단적으로 초점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 포르노라면 '삽입과 사정'외의 모든 것을 최대한 없애버리는 방법이다. 스트립 포커나 여성 캐릭터 고스톱 같은 걸 만들어야 한다면, 그 목적에 명확할 것. 포르노의 프레즌스에서 주로 사용되는 비선정적 직업군의 이성을 사용하기로 했다면 '직업 제복'과 '해당 제복의 코스프레' 2종류가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간O사 복장'을 쓰기보다는 '섹시 간O사 코스프레' 의상을 검토해야 한다. 경찰, 교사, 의사, 성직자, 저택관리직 다 마찬가지. 어설프게 인물, 복장, 사물 외에 공간이나 설정을 확장시키지 말 것. 창작자가 만들기로 작정한 건 어쩔 수 없더라도 함부로  캐릭터 영역을 벗어나 '사람'의 영역을 침해하면 대가를 받는다. 될 수 있으면 다른 '캐릭터' 및 '장르/세계관/콘텐츠 설정' 영역을 참고하고 재 디자인하도록 하자. 


 콘텐츠는 현실을 이길 수 없기 때문에 이미 그런 자료는 구글에 차고 넘칠 것이라, 현실을 표방하면서도 현실과 달라지기 위해 '목적성 캐릭터'에 충실한 스테레오 타입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가야 세계관과 세계가 분리된다.  (노파심에 다시 강조하자면 이 글은 어떤 직업군을 성적으로 바라봐도 괜찮다는 글이 아니다. 목적이 뭐든 집에 흉기를 비치하는 것은 여전히 위험하고 당신 책임이다.) 

 

실제 사람이나 역사. 이슈를 다루기. 

나는 메타버스의 메타는 '초월'이 아니라 '부수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메타데이터, 메타 게임처럼 메타는 다른 영역의 '완성품'이 해체되어 이쪽의 보조 부속으로 활용되고 있는 상태이다.  

가상은 현실감을 위해 현실을 필요로 한다. 세계관의 목적 중에 '그곳을 경험하고 싶다'라는 열망을 어찌 막을 것인가. 


다른 많은 대중문화, 예술들도 실제 이슈를 다루고 대중의 정치적 승리를 수출하고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바꾼다. 사건은 더욱 극적이 되기도 하고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한다. 또는 제작 그 자체가 메시지의 증명이 되기도 하고.  '한국은 저런 소재를 영화로 만들 수 있는 나라구나'라는 것. 


가상과 실제가 결합할 때는 나는 인물, 사건, 장소, 사물 4가지를 기본 축으로 두는데 여기서 무엇이 가상이고 무엇이 실제인지 정하고 분별시켜야 한다. '가상과 현실을 구분 못하는 우리 아이들'은 어떤 단체의 단골 멘트지만, 콘텐츠에서 가상과 현실은 명확히 구분되어야 하고, 캐릭터성으로 분별되어야 한다.  독자들은 좀 더 가상성이 높은 캐릭터를 실제와 분리하여 생각한다. 이 부분을 어설프게 분리하면 현실과 섞이면서 독자 캐릭터들이 아닌 독자 사람의 분노를 개입시킨다.  농담처럼 항상 하는 말이지만 게임에서도 현실에서도 부캐 말고 본캐 오면 피바람이 부는 법이다. 


실제 사건의 가상의 인물을 다룬 부분도 있지만, 역사적 인물로 인식된 사람을 상품화시키는 경우도 있다. 페이트 시리즈의 각종 위인들의 캐릭터화. 삼국지의 전체 여성 캐릭터화 등. 최근에는 이순신의 여성 캐릭터화도 있었고. 인물뿐 아니라 모든 단어는 '농담으로 삼아도 받아들여지는 시간'과 그렇지 않은 시간이 있다.  한때 AIDS는 어떤 식으로든 희화화될 수 없었다. 여기서 희화화란 A.I와 관련하여 어떤 단어로 D.S란 단어를 붙인다던가 하는 언어유희 등을 포함하는 말이다.  이건 적정성을 그때그때 파악하는 수밖에 없다. 창작자의 사람 단계. 즉 국적 같은 입장도 영향을 미치니까. 앞서 이순신의 경우 중국 게임이라는 것도 이슈에 영향을 미쳤고. 이 주제를 포함해서 여기서 다루는 것들은 민감하고 위험한 것들이라 이런 이슈를 피할 수는 없다.  서비스의 본래 목적에 영향을 미치는가가 건조하게 검토되어야 할 뿐이다. 


페미 하지 않게 페미 해야 하는 이유. 

이 단어는 이 글에서 다루는 것도 위험하다 느껴질 만큼 최근의 뜨거운 이슈인데,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누군가의 편을 드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올바를 생각이 있는가?'라는 기준을 정확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글 서두에 말한 대로 누군가의 타락을 말리거나 권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하지만 그 안에 대중이 믿는 올바름이 있다는 것을 부정하면 안 된다.  

 그 올바름을 뭐라고 이름을 붙여도 좋다. '오빠가 허락한 페미니즘'같은 반 조롱적 표현이든, '진정한 페미니즘'이든 뭐라고 부르든 '그것'이 있다는 것이다. 정당하고도 올바른 대중적인 보편적인 정서. 그것이 점점 변한다. 대중 콘텐츠 제작자가 대중의 선호와 기준이 바뀐다는 것 자체를 인식해야 한다. LGBTQ나 여성평등, 비건 채식주의, 종평 등, 인종차별 철폐. 반전. 그게 무엇이든 '캐릭터'를 보유한 유저가 되는 이상 세계관에서도 평등하게 배려해야만 한다는 원칙을 세울 것인가? 그렇지 않을 것인가의 문제이다. 

 '메타버스의 부캐 집단'은 이미 세상에서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고, 게임 유저들은 트럭을 보내 시위하고, 고소 고발하고, 게임스탑 사태처럼 현실사회라고 믿어지는 가상공간(주식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한다.  이것은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아니다. 고객과 싸우지 마라. 차라리 유입되는 고객을 규정해야 한다.  

 고객이 페미니즘을 싫어하는 집단이 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지만, 대부분은 본래의 가치와 관계없는 레이어의 분쟁이 이유이다. 하나님과 예수, 부처, 마호메트에는 감정이 없지만 그 믿는 자들의 조직을 싫어한다는 사람이 많은 것처럼.  마찬가지로 우리 콘텐츠의 캐릭터, 계정 등록자, 유저, 사람을 보호해야 하는데 마지막 단에 '사람'이 있다는 것도 염두에 둬야 한다. 살육 머신 전투기계도 사람을 보호해야 하지 않나? 콘텐츠도 그렇다. 대중의 영역에 배려할 것이 있다면 완전한 동조는 아니어도 피해야 할 것들이 있어서 그걸 분별하고, '그나마 인식한 알량한 흔적'을 남김으로써 최소한 우리의 캐릭터들의 주인들을 불편할 수도 있는 마음에 도피처를 제공할 수 있다.  좀 더 적극적이라면 초입에 '비건 옵션 - 주인공이 고기를 먹지 않습니다.' 'LGBTQ옵션 -주인공과 연인관계를 포함한 등장인물의 인종과 성별이 랜덤 배치됩니다. ' 같은 옵션도 넣어서 사용자로 하여금 스스로 선택하게 할 수 있다.  

거꾸로 서브컬처 세계관의 장르적 성격을 더욱더 명확하게 드러내는 방법이 있다. 원래 이런 콘텐츠가 되는 것. 언제나 어설픈 포장이 문제일 뿐 대놓고 그런 콘텐츠는 나름 그 영역을 인정받는다. 고객층이 명확하게 집중되기 때문. 'BL 하렘물' 콘텐츠가 선정성이나 사회적 미풍양속으로 공격받기는 하지만 그 정도가 심하지 않은 것도 비슷한 이유. 


오마주, 패러디, 표절의 방법. 

사실 이 부분은 2014년쯤에 써놓은 것이 있어서 옮겨놓았다. 

https://brunch.co.kr/@whtdrgon/54 

이 '세계관의 날카로운 부분을 다루는 법'에 이 항목이 온 이유는 표절하면 좋다는 게 아니라, 클리세를 업고 가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함이다. 터부시 되는 것이나 다소 민감하고 위험한 주제들을 이미 사회에 대중적으로 인정된 요소를 끌어오는 것이다. 왜냐하면 수많은 문학작품들이 이 경로를 지나왔기 때문이다.  의붓딸을 독살한 백설공주 마녀, 수많은 어처구니없는 일이 터지는 그리스/로마 신화. 불륜을 다루는 메디슨 카운티나 안나 카를레나같은 작품들, 2~3천 년쯤에나 통하는 이야기가 있는 성경, 주변의 많고 많은 서브컬처 작품들, 페티시 등이 이미 오래 상품화된 게임, 만화 등의 형식 등. 다윗/데이비드 캐릭터가 부하직원의 아내를 빼앗는 내용 등 이미 보편화된 사례나 이미 7080 스타일이 돼서 레트로 대접을 받는 작품들의 형식을 오마주, 패러디, 표절을 통해서 유화시키는 방법을 말한다. 오마주는 앞서 '실제 사람이나 역사를 다루기'처럼 노골적이어야 하고, 패러디는 우리 고객들이 모두 알고 있어야 한다는 점도 기억해두자. 


사고 발생 시 문제 공격법. 

표준 분포라는 게 있는데,  0 초과 1 미만의 언덕 모양의 분포이다. 가능성=존재함.  날카로운 부분은 반드시 사고가 일어난다. 그리고 발생한 사고의 피해를 제로로 돌릴 방법은 없다.  여기서 다루는 것은 이후 일어나는 확산을 막기 위함이 더 크다. 

이 부분은 무척 민감한 부분이고 사례에 대한 증명이 없다. 그래서 원리에 대한 참고용, 재미로 읽어둘 것을 권한다. 중요한 것은 '세계관의 문제를 세계관 안에서 처리하는 것'이다. 물론 그렇게하기가 쉽지 않지만. 


1. 대상을 규정함.  - 피해범위 대상자를 한정시켜야 한다. 누구를 보호해야 하는지도 명확하게 해야 할 것. 리스크를 담당하는 부서가 있겠지만,  세계관 담당자에게는 캐릭터, 계정 등록자, 유저, 사람 순이다. 우리 고객들의 '부캐 형태'를 규정하고 대상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  사랑하는 우리 '초원의 마법사'여러분! 혹은 '집 사장' 여러분 등이 대표적 예이다. 평소에 부캐 커뮤니티를 세계 관화 시켜서 캐릭터화를 해놨으면 더 용이할 것. 게임회사는 실제로 이 방법을 많이 사용한다. ( https://brunch.co.kr/@whtdrgon/36 참조)

 왜냐하면 아직 문제가 비록 밖에서 유입되었어도 '세계관' 내부의 문제라서 캐릭터들의 주인, 계정 등록자들의 항의일 수 있기 때문에 고객 레이어와 우리 대응 레이어가 어긋나면 안 되기 때문이다. 이는 제품 사용자와 항의하는 사람이 동일한 레이어의 고객인 전통적인 고객 대응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이 항의 그룹들은 나이, 성별 등의 기존 분석의 공통점이 존재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세계관 서비스가 그렇듯 여전히 캐릭터로서 고객을 대응하는 것이다.  


2. 문제를 규정함. - 대부분의 문제는 세계관 외적인 부분에서 발생한 이유 때문이라 세계관이 해결할 수 없을 수 있다. 사고의 철학적인 부분이나 실정법, 도덕적 올바름을 재단, 해석, 주장하지 말고 문제의 존재 자체에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어떤 이유에도 불구하고 이런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에 우리는 조치할 것이다라는 메시지.  중요한 것은 세계관의 캐릭터들을 보유한 사람들을 보호하고, 그 항의의 내용이 아니라 항의 자체에 대하여 반응하는 것이다. 


3. 고객을 보호함. - 대상을 규정한 후 해당 대상을 면책시켜야 한다. 사람이 아니라 캐릭터가 먼저이다. 캐릭터에게 책임이 없으며 모든 책임이 '우리'에게 있어야 한다. 이때 '우리' 역시 레이어 분리를 통해 가상화로서 계층화되어있어야 할 것. 

 이 계층은 서비스를 책임지는 대 캐릭터 부서일 수도 있고, 고객 부서일 수도, 대외에 회사를 대변하는 부서일 수 있다. 사실 사고 발생의 문제는 캐릭터-대 캐릭터 단계에서 문제를 끝내기 위함이지만, 그 선을 넘었는지 고민이 든다면 고민된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무조건 다음 단계가 반응해야 한다. 더 높은 단계에서 대응해야 성의를 인정받을 수 있다.  '이 정도까지는 아닌데...'가 최선 영역. 


4. 명분 와 실리를 분리함. - 이슈에 대해서 명예 부분과 실리 부분을 분리하는 예시를 들자면, 만일 자사의 어떤 표현이 문제가 생겼다면, 항의자에게 명분을, 대상이 된 내부 표현 제작자에게 실리를 제공하는 식이다. 무슨 말이냐면 문제가 된 모든 작업을 삭제하는 것이 명분이고, 해당 작업자에게 작업물에 대한 비용, 중지되어 작업되지 않은 계약된 작업물에 대한 전 비용을 지불하는 것을 말한다.  실제로 세계관의 민감한 부분의 이슈들은 실제 제품의 결함과 차이가 있고, 항의하는 사람과 항의받는 사람, 대응하는 회사가 나름 피해자임을 주장할 수 있는 이유가 있다.  문제가 확대되면 이 문제를 바라보는 많은 레이어의 사람들이 생기고, 다양한 시각으로 분노하게 되는데, 어떤 조치를 취하든 문제가 될 것이다. 여러 개의 레이어가 동시에 충돌하기 때문에 레이어 별로 명분과 실리를 분리하는 것. 


5. 세계관의 한계를 인정함. - 이 세계관은 어떤 콘텐츠를 다루고 있으며 얼마나 많은 이들에게 꿈과 희망과 위로를 전파했는지 입장을 표명하고, 그 안의 캐릭터들을 보호해야 한다. 다소 대중성에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고. 그게 어떤 취향이든 고객의 캐릭터가 회사의 사업기반이라면 그것을 변호해야 하는 것은 서브컬처 콘텐츠, 그리고 세계관 사업의 숙명일 것이니까. 


그 뒤는 일반 리스크 매니지먼트와 같다.  이것은 이미 많은 매뉴얼이 나와있고, 회사는 그걸 따르진 않는듯하니 딱히 설명할 부분이 없다. 사실 여기까지 오면 이제 세계관 어쩌고 할 영역이 아니다. 회사의 인사조치나 최고 대표자 영역까지 가버린 상황일 테니까. 


사족 : 연도를 적음. - 다소 사소한 이야기인데, 인터넷 세계에서 모든 이슈는 매년 그맘때쯤 제반 복된다. 다양한 소셜 서비스들이 몇 년 전의 오늘을 리마인드 하기 때문. 지나간 이슈로 매번 시달리고 싶지 않다면 공유될 이미지에 연도 명시를 빼먹으면 안 된다. 


성의 김밥 

강산에의 노래.  https://www.youtube.com/watch?v=_hYg9pEgRpA  

약간의 유머. 개인적으로 이 노래는 세계관 설계자/ 서비스 담당자가 가져야 할 자세를 정확하게 묘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들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거라 짐작하지만 너무 진지한 이야기는 아닌 농담이 반쯤이다.     

 어떤 사람들은 모든 부족에도 불구하고 삶을 형성한다. 그리고 우리의 세계관은 어쩌면 그들에게 유일한 위로와 희망의 공간일 수 있다. 일본이나 중국, 그리고 한국이라는 현실 세계가 그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있겠지만 엄연히 세계가 다르다. 동물의 숲이나 한국 K-Pop의 일본 약진도 서로 조롱이나 공격을 받는다. 서브컬처 역시 오래오래 마치 당연히 그래도 되는듯한 수많은 조롱을 받으며 미래를 향해 약진하고 있다. 아이돌 팬덤의 소녀들, 삼촌팬, 드라마팬, 야구 축구 스포츠팬, 장르물들의 팬들, 영화팬 모든 이들이 동일한 문제를 크고 작게 겪는다. 

 이 글은 못된 트릭을 알려주거나 부도덕을 부추기려는 목적이 아니라 많은 현실적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들과 공감하고 싶어서이다. 나름의 소명의식을 가져도 좋다. 왜냐하면 세계관이 세계의 주민을 위로하고 보호하지 않으면 누가 하나. 세계관이 바로 그런 것이니까. 


김동은WhtDrgon. 210606 

#게임기획자하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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