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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현우 Feb 21. 2018

상대방의 마음을 열 수 있는 선물은 어떤 것이 좋을까?


어느 날, 한 중년 부인이 지라드의 매장으로 들어왔다. 그녀는 길 건너편에 있는 전시장에서 포드를 살 생각인데 판매원이 한 시간 후에 오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시간이 잠시 남아 차를 좀 둘러보고 싶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자신의 사촌동생이 타고 다니는 흰색 포드 쿠퍼를 사기로 결정을 내린 상태였다. 잠시 대화를 나누는 동안, 지라드는 그녀의 쉰다섯 번 째 생일이 그날이었음을 알았다. 그녀가 대화 중간에


‘내 생일을 자축하는 의미에서 사는 거에요. 오늘로 쉰다섯 살이 되거든요.’

라는 말을 했기 때문이다.  지라드는 중년 부인에게 잠시 양해를 구하고, 자리를 비웠다가 들어왔다. 그리고는 들어와서 말했다.


 ‘시간이 되신다면 우리 쿠퍼를 보여 드리고 싶은데요. 저희도 물론 흰색이 있습니다.’


그렇게 차를 보여주고 있는 동안, 열두 송이의 장미꽃을 안은 아가씨가 매장으로 들어왔다.



 지라드는 꽃을 받아 부인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행복하세요.’

급작스러운 선물에 감동을 받은 그녀는 결국 눈물을 보였다.


‘난 아직까지 생일에 꽃을 받아본 적이 없어요.’ 라며 말이다.


대화를 계속 나누면서 그녀는 포드 매장의 판매사원에 대해 말했다. ‘그 판매사원은 별로 맘에 들지 않았어요. 그는 내가 싸구려 차를 끌고 온 걸 보고 새 모델을 살 돈이 없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 나한테 몇 가지 차를 보여 주고 있는데 다른 판매사원이 점심 먹으러 갈 건데 뭘 좀 사다 줄까 하고 물었어요. 그러자 그 판매사원이 차를 보여주고 있다가 이렇게 말하는 거에요.


’기다려. 나도 같이 갈 거야.‘


그래서 이렇게 시간을 때우고 있는 거에요.’ 그녀는 포드에서 차를 구매했을까? 지라드의 진심 어린 선물에 감동한 부인은 그에게 쉐보레 자동차를 샀다.


진심이 가득 담긴 선물은 언제나 사람의 감정을 흔들어 놓는다. 어떤 차를 살지 결정해놓았다가도, 꽃 한 다발에 감동을 받아 다른 차를 산 중년 부인의 이야기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선물을 줄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지라드는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법을 알고 있었다.

언제나 중요한 것은 상대방에 대한 관심과 정성이며, 선물은 그 마음을 전달하는 하나의 상징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선물을 고를 때는 진심으로 상대방이 좋아할만한 선물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리 비싼 선물이라도 상대에 따라서는 전혀 감동을 받지 못할 수도 있고, 단 돈 몇 천원이라도 누군가에게는 큰 감동으로 남을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캐리어에어컨의 대표이사인 현병택 씨는 동아비즈니스리뷰(DBR)의 칼럼에서 자신이 들었던 유명한 일화를 소개했다.


‘과거 기업은행 경인지역본부장으로 있던 시절 ‘10억 원짜리 매니큐어’라는 유명한 일화가 있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평소 고객들에게 싹싹하기로 소문난 김 모 계장과 칠순이 훌쩍 넘은 한 할머니. 어느 날, 김 계장은 근처로 이사를 온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할머니 한 분을 고객으로 맞았다. 아직 동네가 낯설고 어색하기만 한 할머니는 자신을 살갑게 대해 주는 김 계장이 손녀딸처럼 마냥 사랑스러웠던 모양이었다. 게다가 약도까지 그려가며 주변 편의시설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까지 해주니 어찌 고맙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 때, 친절하게 설명을 이어가던 김 계장의 눈에 띈 건 수수한 옷차림을 한 할머니의 빨간 손톱이었다. 업무를 마치고 퇴근한 김 계장이 할머니의 첫 거래 기념으로 준비한 선물은 1000원짜리 매니큐어 3개. 다음날 은행 창구를 다시 찾은 할머니에게 김 계장은 깜찍한 선물을 전하며 이렇게 말했단다. “할머니, 어제 퇴근하다가 할머니 생각이 나서요. 요즘 유행하는 색깔이래요. 이것도 발라 보시고, 요것도 칠해 보세요.” 그 다음날 그 고객은 다른 은행에 넣어둔 예금 10억 원을 김 계장에게 선물했다.‘



많은 세일즈맨들은 고객에게 줄 선물의 가격을 고민한다. 어느 정도의 비용을 써야 고객의 입장에서 성의를 느낄지 모르기 때문이다. 선물을 고르는 데는 가격도 물론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선물에 담긴 이야기다. 단순히 ‘비싼 선물’이기 때문에 ‘좋은 고객’에게 선물한다는 느낌을 주어서는 안 된다. ‘고객님을 보니 이 선물이 생각났습니다.’라는 연관성이 있을 때 선물은 비로소 강한 힘을 갖게 된다.


또한, 선물은 받는 대상과 주는 시기에 따라 신중함을 기해야 한다. 아직 상품을 구매하지 않은 잠재고객에게 주는 선물과 당신에게 많은 수익을 안겨준 고객에게 주는 선물은 당연히 차이를 둘 수밖에 없다. 당신이 파는 상품을 구매한 고객들에게는 어느 정도 이상의 비용을 지불하여 선물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고객들은 자신이 상품을 구매함으로써 당신이 얻어가는 수수료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으며, 때로는 그에 대해 당신이 얼마나 감사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물론 감사함이 듬뿍 담긴 감사편지나, 작은 선물로도 감동을 받는 고객들이 많다. 하지만 거래금액의 단위가 큰 분야에서는 조금 더 실질적인 선물이 단골을 유치하는 것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부동산 거래를 마친 뒤, 에이전트가 고객에게 통 큰 선물을 하는 것이 업계의 관행처럼 전해져 오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의 부동산 중개회사인 베벌리힐즈 소속 크리스토퍼 추 에이전트가 고객에게 선물한 라스베거스 여행권을 보면, 그들이 선물을 하나의 ‘투자’개념으로 생각한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추 에이전트는 LA지역에 1,500만 달러짜리 주택을 구입한 고객에게 줄 선물을 고민하고 있었다. 그가 고민 끝에 생각해낸 아이디어는 고객 부부를 라스베거스에 여행 보내주는 것이었다. 그것도 전세기로 말이다.



그는 전세기에 그치지 않고, 라스베거스의 특급 호텔 숙박권과, 고급 나이트클럽 경비까지 모두 선물에 포함했다. 이 선물의 모든 금액을 합하면 무려 3만 달러에 달한다.


그의 선물이 너무 과하다고 생각하는가? 추 에이전트는 주로 1,000만 달러 이상의 거래고객에게 이런 고가의 선물을 제공하는데, 월스트리트 저널의 인터뷰에서 그가 밝힌 사실에 의하면 우리가 특별히 걱정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그는 거래 금액의 최고 6%까지 거래 수수료를 받으며, 선물을 받은 고객들 중 약 70% 이상이 다시 추 에이전트를 찾는 단골고객이 된다고 하니 말이다. 가격이 너무 커서 실감이 나지 않는다면 다음의 사례들도 참고해볼 법하다.


마이애미의 주앙 에이전트는 120만 달러의 콘도를 구입한 고객에게 이벤트를 계획했다. 새 집 열쇠를 명품 티파니 사의 열쇠고리에 끼워 전달한 것이다. 그는 예전 고객과의 만남에서 팔찌의 색이 바랜 것을 기억해두었다가 새 팔찌도 열쇠고리와 같이 선물했다. 고객은 이 선물에 감동했을까? 물론이다. 심지어 그 고객은 고마움의 표시로 주택구입에 관심이 있던 지인 2명을 주앙 에이전트에게 소개 시켜주었다.


이런 경우, 자신이 고객에게 받은 수수료의 몇%까지 선물을 할지 미리 정해두는 것이 좋다. 감정에 치우쳐 너무 과한 선물을 하게 되면 오히려 적자가 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신만의 기준을 정확히 정해놓는 것이 좋다.


위의 사례들과 마찬가지로 세일즈에 뛰어난 사람들은 고객이 좋아할 만한 선물을 기가 막히게 알아낸다. 하지만 대부분의 독자들과 같이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괜찮은 선물을 생각해내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미국의 부동산 중개인들처럼 엄청난 수수료를 받아 통 크게 선물을 살 수 있는 사람이 많은 것도 아니다. 이런 우리들을 위해 정말 고맙게도, 몬트리얼 맥길 대학의 심리학과 조교수인 로렌 휴먼은 선물을 고를 때마다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을 위해 한 가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휴먼 박사와 그녀의 동료들은 연구를 위해 1,500명을 대상으로 몇 가지 실험을 진행했다. 그녀는 실험대상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고, 각 그룹에게 ‘어머니의 날’ 카드를 고르라고 말했다. 두 그룹은 ‘자신이 좋아하는’ 카드를 고른 그룹과, ‘엄마가 좋아할만한’ 카드를 고른 또 하나의 그룹으로 나눠졌다. 각각의 카드를 고른 이후, 모든 참가자들은 연구팀이 준비한 질문지를 작성했다. 연구팀들이 이 실험을 통해 얻은 결과는 무엇일까? 그들은 엄마가 좋아할만한 카드를 고른 사람들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카드를 고른 사람들이 엄마와 즉각적으로 더 가까운 감정을 느끼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실험에 대한 결과는, 세일즈맨이 고객이 좋아할만한 선물을 준비할 때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선물을 준비할 때 고객과의 유대감이 더 강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진심으로 고객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싶은 것은 세일즈맨이 고객과 친해졌다고 생각하게 되는 방법이 아니다. 고객이 우리에게 마음을 열게 되는 선물 방법이다. 이와 관련하여 휴먼 박사의 또 다른 실험 결과를 보자.


그녀는 실험 참가자들에게 친구, 연인 가족들에게 선물할 노래를 고르라는 과제를 주었다. 참가자들은 ‘어머니의 날’ 카드를 고를 때와 마찬가지로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를 고른 그룹과, ‘상대방이 좋아할만한 노래’를 고른 그룹으로 나누어졌다. 그리고 이번 실험에서는 첫 번째 실험과 다르게 노래를 선물 받은 사람들의 감정을 물었다. 연구팀들은 어떤 결과를 밝혀냈을까?



놀랍게도 연구팀의 결과에 따르면, 선물을 받는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노래를 고른 것보다 선물하는 사람이 고른 노래가 더 친밀감을 많이 느끼는 것으로 밝혀졌다. 휴먼 박사는 허핑턴 포스트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은 자신의 취향과 관심을 반영한 선물을 주는 것의 장점을 과소평가하고 있습니다.’ 이 결과는 우리에게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확신도 없이 ‘고객이 좋아할만한’ 선물을 샀다가는 오히려 역효과가 나기 쉽기 때문이다. 차라리 고객이 무슨 선물을 좋아할지 도저히 모르겠다면, 평소 당신이 좋아하는 것을 선물하는 것이 더 낫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물건인데, 고객님이 생각나서 샀습니다.’  라는 말과 함께라면 금상첨화다.



고객에게 관심을 기울이며 그들이 정말 좋아할만한 선물을 찾아라. 고객을 통해 받은 수수료 이내의 범위에서 과감한 비용을 쓰는 것도 좋다. 감동한 고객은 당신의 단골이 될뿐더러 지인들을 소개해줄 것이다. 어떤 선물을 골라야 할지 모르겠다면, 차라리 자신이 좋아하는 선물을 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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