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by writing
C.S.Lewis
헌책방에
이름 있는 출판사의
이름 모를 시인의
새것 같은
시집을 세 권 사고
무작정 타오르는
갈증에 젖어
식은 땀이 발가벗긴
티셔츠 속에 눅눅히 갇혀
알지 못하는
맥주집을 찾아갔다
혼자 오셨냐
맥주 한 잔은
현금으로 부탁한다는
말에
친구 대신
마지못한
맥주 한 잔을
더 부르고
낡은 시인의
가난한 시집을 꺼낸다
한 번도 접힌 적이 없는
그저 머리 속에서 넘쳐나는 생각들을 빨아들인 다음에 이 대야에 쏟아붓기만 하면 되는 거라며, 조촐한 시작. 그러나 이젠 성대한 만찬과 둘러앉을 사람들을 기다리는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