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기와 쓰기의 만남, 이응노의 문자추상

by 와이아트



고암 이응노(李應魯 1904-1989)의 작품 경향은 시기별로 다르지만, 가장 유명한 그림은 아무래도 <군상>이 아닐까 한다. <군상>은 작가가 1979년부터 작고하기 전까지 집중적으로 다루었던 소재이다. 처음에는 군무(群舞)의 형태로 나타났지만 1980년대부터는 수백~수천 명의 군중들이 빽빽하게 담긴 화면이 등장하게 된다. 생동하는 인간사의 한 국면을 보편성을 담아 형상화한 것으로 읽힌다.


군상.jpg 이응노, <군상>, 1986. (출처: 이응노미술관)




이응노의 작품은 대전에 위치한 이응노미술관에서 감상할 수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전시는 다음과 같다.


ISIMG-1068203.JPG 전시 포스터 (출처: 이응노미술관)


전시명 : 《이응노, 문자로 엮은 추상》

전시 기간: 2025.01.17. ~ 2025.12.25.

전시 장소 : 이응노미술관

전시정보 바로가기


《이응노, 문자로 엮은 추상》에서는 오늘 주로 살펴볼 ‘문자추상’ 작업을 전시한다. 1940년대에 이응노는 새로운 서양 미술 사조로서 ‘추상’을 접하고 이를 나름대로 재해석하고 재맥락화하였다. 이 과정에서 나온 것이 ‘서체추상’, ‘문자추상’ 작업이며, 전시에서는 그가 꿈꾸어온 이상적인 회화에 도달하는 하나의 과정으로서 추상을 살피고 있다.




이응노의 대나무


이응노는 사군자 화목인 대나무 그림으로 데뷔하였다. 1924년 제21회 조선미술전람회 사군자부에 <청죽(晴竹)>으로 입선한 것을 계기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이응노는 3회 조선미술전람회에서도 <묵죽(墨竹)>으로 입선했지만, 이후 7년 연속 낙선을 했다. 이후 이응노는 낙선의 경험과 함께 대나무와 관련한 자신의 일화를 이야기한 바 있다. 낙선을 거듭하던 어느 날, 대나무 숲을 지나다가 비바람치는 숲을 마주하고 불현듯 10년 동안 자신이 그린 그림이 살아있는 그림이 아니라 전통에 대한 모방일 뿐이었음을 깨닫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험은 역설적으로 근대적인 미의식에 대한 자기 각성의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대나무-side.jpg (좌) 이응노, <대나무>, 1978. (우) <군상>, 1985. (출처: 이응노미술관)


그가 대나무라는 소재를 즐겨 그린 것은 그의 대표작인 <군상> 연작과도 연결 지점을 이룬다. 얼핏 보면 <군상>은 인간을 구체적인 대상으로 하고 있는 데 비해, <대나무>는 사군자에 해당하는 식물을 모티프로 한 것에 지나지 않아 특별한 연결고리를 찾을 수 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생명력의 표현’이라는 측면에서 두 주제는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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