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안 미로’ 전시 감상 전 체크포인트

by 와이아트



현재 타데우스 로팍 갤러리에서는 현대미술의 거장 호안 미로(Joan Miró, 1893-1983)의 전시가 열리고 있다. 호안 미로는 그동안 세종문화회관 등 국내에서도 몇 차례 소개되었는데, 이번 전시는 특히 그의 생애 마지막 시기에 제작된 ‘청동 조각’을 중심으로 한다.


jmseoul25_install_2_300dpi.png 호안 미로 《조각의 언어》 전시 전경 (출처: 타데우스 로팍)


전시명 : 호안 미로 《조각의 언어(Sculptures)》

전시 기간 : 2025.11.21. ~ 2026.02.07.

전시 장소 : 타데우스 로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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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안 미로는 초현실주의와 추상주의를 망라하는 독특한 작품세계를 이룩함으로써 예술성과 대중적 인기를 동시에 달성한 현대 미술계의 거장이다. 그는 평생에 걸쳐 회화, 판화, 의상디자인, 태피스트리, 도예, 조각 등 방대한 작품세계를 보여주었다. 오늘은 미로의 생애 전반을 살펴보면서 그가 어떻게 평면에서 조각으로 전환했고, 작품에 어떤 조형적 특징이 나타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호안 미로 누구?


스페인과 포르투갈 지역을 여행한다면 호안 미로의 작품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미로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출신으로, 뜨겁게 내리쬐는 햇빛과 푸른 지중해는 그의 예술세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작가 스스로도 이곳에 뿌리를 두고 작품을 해나갔다는 사실을 자주 언급했다.


Joan-Miro.jpg.png 호안 미로 (출처: Britannica)


바르셀로나는 카탈루냐 지방의 중심 도시로, 이곳은 아프리카 대륙과 프랑스의 영향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곳이다. 특히 이 지역에서는 로마네스크 미술의 전통과 프레스코화, 스테인드 글라스 등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카탈루냐 출신의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의 건축들도 곳곳에 위치한다. 파블로 피카소와 살바도르 달리가 이곳 출신이라는 점도 우연은 아닐 듯하다.


미로는 이러한 문화적 영향 속에서 자라며 바르셀로나에 있는 미술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그는 이 학교에서 사물을 관찰하는 예리한 시각을 배우게 되었는데, 가령 눈을 가리고 양손으로 사물을 만진 후 기억을 되살려 드로잉을 하는 방식을 교육받았다. 촉각을 강조하는 도예 작품을 제작하게 된 것도 이러한 영향으로 짐작된다.


W1siZiIsIjE1MDk5MCJdLFsicCIsImNvbnZlcnQiLCItcXVhbGl0eSA5MCAtcmVzaXplIDIwMDB4MTQ0MFx1MDAzZSJdXQ.jpg 호안 미로, Still Life I., 1922-1923. (출처: MoMA)


미로에게 예술적 바탕을 제공한 곳이 고향 카탈루냐였다면, 이를 기반으로 자신의 예술세계를 발전시켜나갈 수 있게 해준 곳은 프랑스 파리였다. 이 시기 파리는 1차 세계대전 후의 혼란으로 인해 전통적 가치에 대한 반발이 일어났고, 이에 ‘다다(Dada)’와 같은 예술운동이 펼쳐지고 있었다.


* 잠깐! 다다이즘(Dada 또는 Dadaism)이란?

: 다다이즘은 1차 세계대전의 참상에 대한 반발로 1915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시작된 반(反)예술 운동을 뜻한다. 기존의 사회, 문화, 예술의 모든 가치와 이성을 부정하고 허무주의, 무의미, 무질서, 파괴를 표방하며 우연성과 충격을 중시한 아방가르드 예술 사조이다. ‘다다(Dada)’라는 이름 자체에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고, 마르셀 뒤샹의 변기 작품처럼 기존 예술의 정의 자체를 뒤흔든 모습이 나타났다.


W1siZiIsIjE1MTAxMCJdLFsicCIsImNvbnZlcnQiLCItcXVhbGl0eSA5MCAtcmVzaXplIDIwMDB4MTQ0MFx1MDAzZSJdXQ.jpg 호안 미로, Still Life II, 1922-1923. (출처: MoMA)


1920년 처음 파리를 방문한 미로는 이곳에서 피카소를 비롯한 예술가들과 교류하며 자신만의 감각을 키워나간다. 특히 초현실주의 예술가인 앙드레 마송(André Masson)과 작업실을 함께 쓰며 많은 영향을 받았는데, 이러한 배경 때문인지 미로는 기존의 야수파와 입체파적인 성향을 버리고 초현실주의 작품으로 돌아서게 된다.


초현실주의는 눈에 보이는 일상세계를 넘어 인간의 무의식 속에 내재된 비합리적인 감정이나 잠재의식, 환상, 공상 등을 새로운 기법으로 표현해냄으로써 현실을 초월하려는 미술사조를 뜻한다.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내용보다는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상상력이 중요시된다.


농작.jpg 호안 미로, <농장>, 1921–1922.


미로 역시 초현실주의자들과 뜻을 같이 하면서 환상과 기호의 세계에 대한 탐구를 해나간다. 그가 이 시기 제작한 아래의 <경작지>라는 작품을 위의 <농장> 작품과 비교해서 살펴보자. <농장>이 그가 어린 시절을 보낸 카탈루냐 농장 풍경을 대상으로 집, 축사, 여성, 물동이, 닭, 염소 등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반면, 아래의 <경작지>는 이러한 요소들이 보다 초현실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경작지.jpg 호안 미로, <경작지(The Tilled Field (La terre labourée))>, 1923-1924. (출처: 구겐하임 미술관)


나무에서는 눈과 귀가 자라나고, 신화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동물들이 등장하며, 원근법을 무시한 납작한 표현이 나타난다. 이러한 특성들은 더 이상 눈에 보이는 현실을 절대적인 것으로 여기지 않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미로의 작품은 이처럼 현실세계를 넘어 인간의 무의식을 새롭게 표현하려고 했다는 데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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