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아트의 대표 작가 하면 앤디 워홀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로이 리히텐슈타인(Roy Lichtenstein, 1923-1997) 또한 팝아트를 대표하는 작가로 꼽힌다. 특히 ‘만화’ 이미지를 활용한 그의 독창적인 작품들은 그동안 미국 미술계에서 볼 수 없던 새로운 시각 문법을 창조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리히텐슈타인이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활동하기 시작하던 때, 뉴욕 미술계는 ‘추상미술’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 위치해 있었다. 추상 중에서도 ‘추상표현주의’라 불리는 경향이 미국 미술을 대표하는 사조로 자리 잡았다. 예술의 중심지가 파리에서 뉴욕으로 넘어가던 시기였다.
* 잠깐! 추상표현주의(Abstract Expressionism)란?
: 1940년대와 1950년대 미국 화단을 지배하던 회화 사조로, 형식은 추상이나, 내용은 표현주의적이라는 의미로 이름 붙여졌다. 잭슨 폴록의 액션 페인팅부터 마크 로스코의 색면 회화까지 포괄하는 용어이기 때문에 하나의 일관된 특징을 추출하기는 어렵지만, ‘정신성’을 강조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작가의 움직임을 화면에 그대로 옮긴 듯한 붓터치나, 거대한 캔버스에 나타나는 색면 등으로 인간의 내적 감정을 표현한다. 추상표현주의 회화는 어느 한 부분에 초점이 있지 않고 화면 전체가 강조되는 ‘전면 회화(all-over painting)’를 특징으로 한다.
리히텐슈타인 또한 당시의 경향이었던 추상표현주의 작업을 지속하고 있었다. 그러다 당시 ‘해프닝’의 창시자인 앨런 캐프로(Allan Kaprow)를 만나 큰 영향을 받고 팝 아트로 선회하게 된다. 리히텐슈타인은 지금은 그의 스타일로 잘 알려진 첫 그림인 <미키, 이것 봐>를 그렸는데, 작업실에서 이 그림을 본 캐프로는 앞으로도 이런 작업을 할 것을 독려했다고 한다. 캐프로는 당시 갤러리 큐레이터였던 이반 카프에게 리히텐슈타인을 소개했고, 갤러리의 팝아트 전시회를 통해 리히텐슈타인은 미술계 전면에 등장하게 된다.
* 잠깐! 해프닝(Happening)이란?
: 앨런 캐프로에게 미술은 미술관이나 갤러리에만 국한되지 않는 실제 ‘사건(event)’이었다. 작업의 공간이 캔버스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실제 공간으로 확장된 것이다. 잭슨 폴록이 ‘액션 페인팅’을 통해 행위성을 보여주었다면, 캐프로는 이를 3차원의 재료와 공간으로 확장해 현재성과 우연성, 즉흥성을 강조하는 해프닝을 선보인다. 해프닝은 관람객을 작품에 끌어들이는 ‘참여 예술’이자 ‘환경 미술’이었으며, 모든 삶의 요소들을 포함한 ‘총체 예술’로 볼 수 있다.
리히텐슈타인은 캐프로가 사용하는 미국적인 소재에 관심을 가졌다. 특히 자동차의 타이어는 당시 캐프로를 비롯해 다른 작가들도 많이 주목한 소재였는데, 그 이유는 타이어가 미국의 산업이나 팝 문화를 상징했기 때문이다.
1960년대 미국은 ‘소비사회’로 일컬어지는 후기 자본주로 접어들면서 새로운 경제 질서가 출현하던 시기였다. 당시 미국은 유례없는 경제적 풍요를 이루게 되는데, 한 마디로 대량생산과 대량소비가 일어나던 시기였다. TV와 같은 매스미디어가 보급되기 시작했고, 대중문화가 확산됐다.
당시 팝아트 작가들은 매스미디어와 대중문화에 관심이 많았다. 이들은 매스미디어에 나타난 이미지와 소비문화에 관계된 인쇄물을 작품에 전면으로 배치했다. 매스미디어가 담아내는 세계가 시대적 리얼리티라고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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