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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토끼 Feb 12. 2023

약속에 지각하는 순간

약속에 미친 듯이 늦을 것 같은 순간이 있다.


30분 이상, 아니 1시간 넘게 늦을 것 같은,

(내가 상대방이라면 진짜 화날 것 같은데)

진짜 미쳐버릴 것만 같은 순간들이 있다.


약속 시간이 다 되었는데,

회의가 끝날 생각을 하지 않고

상무님이 한마디, 또 한마디를 계속 이어간다.

젠장.


중요한 모임에 지각할까 봐

택시를 탔는데,

동부간선도로에서 사고가 났다며

차가 움직일 생각도 없이 기약 없이 서 있을 때,

아, 망했다.


목욕탕에서 세신사에게 키를 맡기고 줄을 섰는데,

앞 순서 아줌마들이 엄청 비싸고 시간이 긴

마사지를 줄줄이 하고 계실 때,

아, 얼른 끝나고 밖에서 0시에 만나기로 했는데...

벌써 약속 시간 지났다, 이런.


약속을 한 사람에게 엄청나게 미안하지만,

나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일 때,

나는 가만히 눈을 감는다.

마음을 비우고, 영혼을 분리하고...

아무런 생각도 나를 지배하지 않도록 해본다.

편해지면 안 되는데, 마음이 편안해진다.

궁극의 평화.   (깨어나면 지옥이지만)


아, 맞다!

흑, 진짜 미안해, 나 많이 늦을 것 같아,

그냥 나를 죽여줘, ㅠㅠㅠㅠㅠㅠㅠ

하는 톡은 보내놔야지...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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