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늘토끼 Oct 20. 2019

2. 짧지 않아, 1박 2일 제주여행

1분마다 꼭꼭 씹어 먹는 행복

  여행에서 뭐가 가장 좋았어?


  여행을 다녀오고 지인들을 만나면 늘 받는 질문이다. 글쎄, 너무 좋았는데, 또 그렇게 물으면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는 순간들. 엄청 멋진 성당을 봤다든지, 역대급 자연의 장관을 봤다든지, 꿈꾸던 미술 작품을 봤다든지... 이런 것들보다 나는 소소한 기억들, 나의 감정의 조각들이 더 오래 남는 것 같다.   


  2019년 1월, 제주에서의 기록을 보면, 내가 행복했던 순간들이 이렇게 쓰여있다.


#1. 명란, 그리고 무의 맛을 온전히 느끼며 먹은 점심밥
#2. 갈치조림, 고둥미역국, 배추쌈, 유채나물. 세상에서 가장 맛있었던 저녁밥
#3. 카페에 앉아 음악 한 곡을 온전히 들을 수 있는 여유  
#4. 좋아하는 책 180페이지를 한 번에 읽어버린, 나를 위해 멈춰버린 시간
#5. 알람 없이 늦으막히 일어나는 아침, 그리고 부드러운 커피향


  제주를 1박 2일 다녀오는 것에 대해, ‘왜 굳이 그렇게까지?’ ‘너무 짧지 않아?’ 하고 많이들 물었다. 그런데 이 당시 나에게 1박 2일, 48시간은 절대 부족하거나 아쉽지 않았다.


  1분마다의 행복을 너무도 꼭꼭 씹어 먹느라, 서울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는 아쉬움보다 행복만이 남았었다.


  여행의 행복한 순간과 시간은 비례하지 않는다. 너무나도 떠나고 싶은데, 시간은 없을 때, 1박 2일 제주여행이면, 충분하다.


애정하는 카페 '바다는 안보여요' 그리고 애정하는 식당 '종달리엔 엄마식당'



(커버 이미지: 제주 종달리 마을)

(제주 추천 카페: 바다는 안보여요, 추천 식당: 종달리엔 엄마식당)



매거진의 이전글 1. 같은 장소, 다른 기억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