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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토끼 Jan 15. 2023

목욕탕에 세신사 아주머니께

목욕탕에 때밀이 아주머니께.


안녕하세요, 또 왔어요!


목욕탕에 가서 세신을 하고 돌아오는 길은

몸을 얇게 한 꺼풀 벗겨낸 것만 같아서

상쾌하고 가벼워요.


너무 많은 무게가 빠져나간 건 아닌가 싶어

괜스레 몸무게도 재 보고,

집에 가는 길에 날아가서 픽 하고 넘어지면 어쩌나

괜한 상상도 해본답니다.


근데요 아줌마,

어느 날 마음이 꽉 막혀서는

답답해지는 걱정과 근심이 생겼을 때 있잖아요,

그때도 찾아뵈어도 될까요.


답답하고 미운 그 생각들만 모아서

한 꺼풀 벗겨버리고,

걔들이 더 이상 내 몸에 남지 않게 해 주세요.


그렇게 한 꺼풀 벗겨 버리고 나면,

언제 그런 걱정이 있었냐는 듯이

나는 상쾌한 몸과 마음이 되어

내일을 살아갈 수 있겠지요.


그럼, 다음에 또 올게요,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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