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에 때밀이 아주머니께.
안녕하세요, 또 왔어요!
목욕탕에 가서 세신을 하고 돌아오는 길은
몸을 얇게 한 꺼풀 벗겨낸 것만 같아서
상쾌하고 가벼워요.
너무 많은 무게가 빠져나간 건 아닌가 싶어
괜스레 몸무게도 재 보고,
집에 가는 길에 날아가서 픽 하고 넘어지면 어쩌나
괜한 상상도 해본답니다.
근데요 아줌마,
어느 날 마음이 꽉 막혀서는
답답해지는 걱정과 근심이 생겼을 때 있잖아요,
그때도 찾아뵈어도 될까요.
답답하고 미운 그 생각들만 모아서
한 꺼풀 벗겨버리고,
걔들이 더 이상 내 몸에 남지 않게 해 주세요.
그렇게 한 꺼풀 벗겨 버리고 나면,
언제 그런 걱정이 있었냐는 듯이
나는 상쾌한 몸과 마음이 되어
내일을 살아갈 수 있겠지요.
그럼, 다음에 또 올게요,
안녕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