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친구들과 모여 앉아 수다를 떨었다.
“야, 사랑 그거, 결혼 그거,
왜 하는 거냐. 힘들기만 한 거. “
생각할수록, 토론할수록,
사랑은 참으로 비효율적이고 비합리적이다.
조건 없이(?) 누군가를 사랑하고,
가난이나 병마 같은 어려움도 함께 하며,
상대를 행복하게 해 주기 위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포기하기도 하고,
가끔은 정말 이해가 안 되는 상황에도
기약 없이 믿고 기다려줘야만 한다.
세상에, 이렇게 합리적이지 않은 상황이 있다니!
혼자 살면, 각자 살면 안 해도 되는 것을
양보하고 신경 써야만 하는 것이다.
과연 사랑이, 결혼이 합리적인 선택이 맞을까?
나는 사랑은 세상에서 가장 비효율적이고
비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말이지…
사랑은 왜하는지 모르겠다며,
상대방을 마구 미워하고 서운해하다가도
그 사람의 얼굴을 보는 것 만으로도
사르르하고 마음이 녹는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를 사랑했을 때,
그때 오는 깊은 기쁨과 행복은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가치인 것 같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희생한다고
돈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시간이 절약되는 것도 아니지만.
사랑하는 사람의 웃음과 감사를 느낄 때
나에게 오는 따스함, 그거면 된다.
희생했을 때의 불만과 괴로움을 넘을 만큼
사랑의 행복이 크다면,
어쩌면 그것은 합리적이고
가장 효율적인 선택일지도 모른다.
후, 이 망할 놈의 사랑.
그렇지만 난 오늘도, 이번 생엔,
사랑을 한번 믿어볼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