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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토끼 Jan 02. 2021

하고 싶은 일 vs. 연봉, 당신의 선택은?

장팀장의 연봉 테이블은 거꾸로 간다


이직이 많은 시대다.

이직할 때 가장 많이 고민하게 되는 것, '연봉'이다.


주변 친구들이나 후배들이 이직할 때,

참 많이 들었던 질문,

그리고 나 스스로도 치열하게 고민했던 질문,  

“언니, 가고 싶은 회사가 있는데,

연봉이 안 맞아요.

이직을 해도 되는 걸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Yes, 원하는 곳이라면,

이직을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개인적 생각입니다.)


우리는 아직 젊으니,

하고 싶은 일을 먼저 하고,

연봉 회복은 나중에 하면 된다.




이직을 하면서 연봉을 높이거나,

최소한 맞춰서라도 가야 할 텐데,

이거 무슨 뚱딴지같은 말이냐 싶지만...

업계를 바꿔서 이직을 하는 경우에는

'연봉을 맞추는 것'이 쉽지 않은 경우도 있다.


회사의 산업군이나 직무에 따라

연봉 테이블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

(물론 내가 완전히 스페셜한 인재라,

연봉 테이블보다 훨씬 많은 연봉을 받는 사람도 있지만,

그 경우는 제외한다. 부럽습니다...)


예를 들어, 금융, 건설 등의 업계는 연봉이 높은 편이고,

소비재, 유통 등 업계는 위 업계와 비교해서는

연봉 테이블이 비교적 낮은 편이다.


내가 옮기려고 하는 회사에서 연봉을 맞춰주면

감사합니다! 하고 가서 충성을 다해야(?)겠지만,

그런 경우가 많지는 않다.


기존 직원들의 형평성 문제도 있고,

솔직히 회사에서 무리를 해서까지

내가 '쏘 스페셜한 대우'를 받을 만한

인재가 아닌 경우도 많다.


현실은, 직시해야 한다.



Photo by Christine Roy on Unsplash




나는 첫 번째 이직에서

연봉을 절반으로 깎았다.


(장팀장의 연봉 테이블이

거꾸로 간 것이다!)


경영컨설팅 회사에 있다가,

'이제는 기업이 아닌, 사회에 더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사명감으로 '국제개발(ODA)'이라는

업계로 이직을 하게 되었다.

젊었을 때, 꼭 해보고 싶던 일이었다.


한비야 선생님처럼, 월드비전에서 봉사하는 안젤리나 졸리처럼,

개발도상국의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프로젝트를 하면서,

좀 더 직접적으로 사회에 가치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이직을 위한 면접을 보던 자리였다.

나는 '하고 싶은 일'에 대한 명확한 스스로의 목표가 있었고,

회사에서도 관련 경력은 없지만,

젊은이의 패기와 열정을 높게 사 주셔서인지

면접 분위기는 꽤 좋았다.


그런데 마지막 순간에 갑자기

본부장님의 낯빛이 어두워졌다.


이력서에 참고 정보로 적힌 '이전 직장 연봉'을 보고 나서였다.

참 감사하게도 본부장님이 진지하게 말씀해주셨다.


"면접 고생하셨어요.

우리 업계에 대한 비전과 역량 모두 마음에 듭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희가 아무리 연봉 협상을 하더라도,

'업계의 테이블'이 있기 때문에

이전 회사에서 받으셨던

연봉에서 많이 깎으셔야 할 겁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연봉 역시 삶의 중요한 요소이니까,

오늘 면접 후에 다시 한번 이 부분을

진지하게 생각하신 다음에

의사결정을 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스스로 의사결정을 하신 후에

회사에 연락 주시면,

그때 저희도 면접 결과를

통지해드리겠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아도

참 젠틀하고 감사한 제안이었다.


나는 의외의 '고민 포인트'에 부딪혔다.

어느 정도 연봉을 깎겠다고 생각했지만,

절반 수준이라니!  


Photo by Scott Graham on Unsplash



책상에 앉아 A4 용지를 꺼내

'연봉'이라는 부분을 고려한

장단점을 적기 시작했다.


[옵션 1]

지금 회사(컨설팅)에 남는 경우  

- 장점 : 돈 많이 번다

- 단점 : 작년과 똑같은 올해. 스트레스 & 노잼
(지금 다시 업계로 돌아가긴 했지만, 당시 내 느낌은 '노잼'이었다.)


[옵션 2]

국제개발로 이직하는 경우

- 장점 : 꼭 해보고 싶던 일, 재미, 지금 아니면 못할 것 같음  

- 단점 : 연봉이 너무 적어진다.


막상 써 놓고 보니,

가야겠다는 생각이 명확해졌다.

노잼이라니... 노잼이라니...

'일하는 재미'라는 요소가 나에게는 정말 중요한 요소였으므로,

연봉은 사실 감내할 수 있는 요소였다.


당시의 나는 젊었고, 싱글이었고,

망설일 만한 요인이 전혀 없었다.


이직 후,

정말 하고싶던 일을 하게 된 것이

매우 만족스러웠고, 후회가 없었다.


물론, 솔직히 말하면,

보너스 받을 때마다 드리던 엄마를 위한 선물도,

나를 위한 좋은 선물도, 그 기간 동안에는 줄여야만 했다. ^^;  


나는 다시 (또 다른 이유로) 기업 사회로 돌아왔고,

연봉은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그러니...

인생은 길고,

우리의 연봉은 언제든 줄었다, 늘었다, 할 수 있다.  

  



이직에 있어 '연봉'이라는 것은

팥빵에 앙금 같은, 꼭 필요한 고민 요소이다.

때로는 아주 결정적인 요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이직의 핵심이 '연봉'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좋아하는 일'과 '좋아하는 업무 환경'을 찾는 것이

연봉보다는 조금 더 핵심적인 고민이 되어야 한다고,

아직도 현실을 모르는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나는 여전히 그렇게 생각한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

나의 하루 8시간 이상, 한 달의 200시간, 연 2,400시간이

의미 있게 느껴질 수 있지만,

노잼 일을 하면, 그 시간이 다소 아깝다.


스티브 잡스의 명언 중에 이런 말이 있었다.

"여러분의 시간은 제한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사느라고 시간을 낭비하지 마세요"


후회 없는 이직 결정을 하고,

결정한 후에는 그 일을 즐기기를!  




< 도움이 되려고 준비했어! "작은 Tip" >


가고 싶은 회사 vs. 연봉 - 고민이 될 때, 체크리스트

* 책상에 앉아 A4 용지를 펴고 이직을 할 때/안 할 때의 장단점을 써본다.

(이때, 연봉도 장단점에 꼭 넣어본다.)   

* 장점과 단점을 객관적으로 봤을 때, 무엇이 중요한 가치인지 판단해본다.

* 판단이 명확히 서면, 거침없이 선택하고, 진행시킨다!  





(커버 이미지) 제주 용눈이오름  

"어쩌면 우리의 많은 커리어적 선택들이 오름 같아요. 오르다 보면 바람을 만나기도 하고, 상쾌한 풍경들에 희망적인 생각들이 오기도 하구요. 결국, 오르다 보면, 멋진 '나만의 정상'을 마주치게 되겠지요?"



** 연관된 글 : 나에게 맞는 일을 찾으라니, 도대체 어떻게?

(부제: 어디서도 가르쳐주지 않았던, 나에게 맞는 직업을 고르는 법)

https://brunch.co.kr/@whynotyoung/46


** 저는 전 직장 회사 동료인 '꿈꾸는 신팀장' 님과 함께 비슷한 질문으로 각자 다른 이야기의 매거진을 펴내고 있어요!  저와는 완전히 다른 신팀장님의 '신팀장의 연봉 테이블은 거꾸로 흐른다’편을 참고하려면, 아래를 클릭해주세요!   

https://brunch.co.kr/@mayceline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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