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손 끝을 타고 죽으러 가는 것이다
너는 바다를 닮은 사람이다
나는 바다를 만들어 너를 모셨다
네 바다엔 언제나 물고기가 펄럭인다
보아라
그건 사랑이다
너는 바다이므로 헤엄치러 모이는 것이다
바다는 언제나 울렁이고
많이 요동친다
작은 심장이 넘칠 듯이 울렁거린다
바다가 다 담지 못하는 사랑은
입 밖에도 낼 수 없다
나는 그래서 글을 쓴다
차라리 손 끝을 타고 죽으러 가는 것이다
숨 쉴 줄 모르는 물고기들
가엾다 그들은
아가미가 없는 언어다
나는 그래서 종이에 토해낸다
종이는 그들의 무덤
공기를 헤엄쳐 귀에 스며들어서
새로운 바다로 이적하지 못하는
언어의 최후
나는 과연 바다를 닮았을까
넌 나를 바다에 모셨을까
물고기는 너의 바다로 가
활어가 될 수 있었을까
아마 안되지 않을까
그리 생각할 따름이다
너는…
바다에 사는데도
바다를 마실 수 없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