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어둑함과 나의 작음과 너의
개미가 이름을 지어주다 말았네
내가 별이 되어 저멀리서 바라볼때
너는 개미가 되어 바위틈으로 숨었네
나는 너에겐 개미보다 작은 빛
그마저도 움츠러드는 밤하늘의 너
나는 혼자, 허무하게 박혀있는
지구가 주목하지 않는 별
지구는 수성과 화성을 사랑하며
다님을 어여삐 여기나
내가 기대어 있는 항성은
이름이 없으니 나 또한 저멀리 사는
개미가 이름을 지어주다 말았네
너는 밤하늘
내 이름을 지어 나에게 숨을 붙여놓고 잠이 들었어
너는 개미
내 이름을 지어 나에게 생을 불어놓고 숨어버렸어
나는 허무한 단 하나의 표상
날을 세워 고독을 죽여버렸어
17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