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블루오션 Oct 02. 2023

나의 어둑함과 나의 작음과 너의

개미가 이름을 지어주다 말았네


내가 별이 되어 저멀리서 바라볼때
너는 개미가 되어 바위틈으로 숨었네

나는 너에겐 개미보다 작은 빛
그마저도 움츠러드는 밤하늘의 너

나는 혼자, 허무하게 박혀있는
지구가 주목하지 않는 별
지구는 수성과 화성을 사랑하며
다님을 어여삐 여기나
내가 기대어 있는 항성은
이름이 없으니 나 또한 저멀리 사는
개미가 이름을 지어주다 말았네

너는 밤하늘
내 이름을 지어 나에게 숨을 붙여놓고 잠이 들었어
너는 개미
내 이름을 지어 나에게 생을 불어놓고 숨어버렸어

나는 허무한 단 하나의 표상
날을 세워 고독을 죽여버렸어







170310

사진: UnsplashAndy Sanchez

매거진의 이전글 이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