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 지나고 남은 잡채 한 접시
명절이 끝나면 냉장고 한쪽에 조용히 남아 있는 음식이 있다. 손이 많이 갔던 만큼 버리기는 아깝고, 다시 데우자니 처음의 맛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잡채가 그렇다. 차갑게 굳은 당면은 쉽게 끊어지고, 양념은 어딘가 빠져 있다.
그래서 그냥 데우지 않는다. 불을 조금 더 쓰고, 방향만 살짝 바꾼다. 프라이팬에 올려 짧게 볶고, 매운 기운을 더하면 전혀 다른 한 그릇이 된다. 따끈한 밥 위에 얹으면 남은 음식이라는 생각은 금세 사라진다. 명절 뒤의 냉장고를 가볍게 비워주는 잡채 이야기다.
복잡하게 냄비를 꺼낼 필요 없이 프라이팬 하나면 충분하다. 강한 불에서 빠르게 볶아내는 것이 핵심이다. 볶는 동안 물을 조금씩 넣어 재료가 타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이때 핵심은 속도다. 시간이 길어지면 면이 퍼지므로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양념은 굴 소스와 간장, 고춧가루만 준비한다. 부엌에 늘 있는 재료들이라 따로 장을 볼 필요도 없다. 양념장을 미리 만들어 숙성시킬 필요 없이 그 자리에서 바로 넣어 볶으면 된다.
물양은 잡채가 얼마나 남았느냐에 따라 맞춘다. 물이 너무 많으면 죽처럼 질척거리고, 너무 적으면 바닥에 눌어붙는다. 팬 바닥에 물기가 살짝 도는 정도면 적당하다.
불이 약하면 당면이 힘없이 늘어진다. 팬을 뜨겁게 달군 뒤 잡채를 넣고 짧은 시간 안에 볶아내야 한다.
전체 조리 시간은 3분이면 충분하다. 너무 오래 불 위에 두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처음부터 양념을 한꺼번에 많이 넣기보다는, 다 볶은 뒤 맛을 보고 모자란 간을 채우는 것이 좋다. 밥과 섞어 먹는 요리라는 점을 기억하며 간을 맞춘다.
완성된 잡채는 따로 식히지 않는다. 따뜻한 밥 위에 바로 올린다. 덮밥 형태로 먹는다. 매운 양념과 당면의 쫄깃함이 대비된다. 밥과 함께 먹으면 자극이 완화된다. 영상에서는 남은 재료로 볶음밥도 만들었다. 잡채 양이 적다면 밥과 함께 팬에 볶아도 된다.
■ 요리 재료
남은 잡채 1인분, 밥 1공기, 굴 소스 1.5큰술, 진간장 1큰술, 고춧가루 2큰술, 물 3큰술, 식용유 1큰술
■ 만드는 순서
1. 팬을 센불로 달군 뒤 식용유 1큰술을 두른다
2. 잡채를 넣고 바로 볶기 시작한다
3. 물 3큰술을 넣어 팬 바닥이 타지 않게 한다
4. 굴 소스 1.5큰술, 고춧가루 2큰술을 넣고 빠르게 볶는다
5. 간을 보고 싱거우면 진간장 1큰술을 더한다
6. 전체를 2분 내로 볶아 불을 끈다
7. 그릇에 밥을 담고 볶은 잡채를 올린다
■ 오늘의 레시피 팁
- 불을 올리기 전 모든 재료를 준비한다. 조리 중 멈추면 당면이 퍼진다.
- 물은 한 번에 많이 넣지 않는다. 필요하면 소량씩 추가한다.
- 덮밥용이라 양념은 평소 잡채보다 진하게 맞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