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지볶음이 집에서는 늘 아쉬운 이유, ‘순서’ 때문이다

집밥으로 제격인 '낙지볶음'

by 위키푸디

집에서 낙지볶음을 만들 때마다 비슷한 장면이 반복된다.
분명 레시피는 어렵지 않은데, 팬에는 국물이 고이고 낙지는 쉽게 질겨진다. 식당에서 먹던 그 맛을 떠올리며 불 앞에 섰지만, 결과는 늘 한 끗이 부족하다.


이 차이는 화력에서 시작된다. 식당은 센 불로 짧게 볶아내지만, 가정용 가스레인지는 조리 중 수분이 빠르게 쌓인다. 채소에서 나온 물과 낙지에서 배어 나오는 수분이 겹치면 볶음은 금세 국물 요리가 된다. 이를 막으려 오래 볶을수록 낙지는 고무처럼 굳어진다.


그래서 식당에서는 낙지를 바로 볶지 않는다. 볶기 전 수분을 한 번 정리하고, 양념장은 미리 끓여 준비한다. 팬에 재료가 올라간 뒤에는 망설이지 않고 순서대로 빠르게 조리한다. 맛의 차이는 이 준비 과정에서 갈린다.


집에서도 방법은 같다. 재료를 한꺼번에 넣지 않고, 볶는 순서만 지켜도 낙지볶음의 결이 달라진다. 팬 위에 남는 물기는 줄고, 양념은 재료에 바짝 붙는다. 특별한 기술 없이도 식당에서 먹던 그 한 접시에 훨씬 가까워진다.


밀가루 세척으로 이물질 제거

7526_21552_572.jpg 낙지를 흐르는 물에 씻고 있다. / 위키푸디

낙지 요리의 시작은 세척이다. 빨판 깊숙이 박힌 갯벌 진흙과 이물질은 밀가루와 굵은소금을 함께 사용해 제거한다. 밀가루의 입자가 이물질을 흡착하고 소금이 점액질 제거와 살균 작용을 한다.


세척을 마친 낙지라도 바로 볶으면 물이 생긴다. 주된 원인은 재료가 가진 내부 수분이다. 차가운 생낙지가 팬에 닿는 순간 온도가 급격히 떨어지며 재료 표면이 코팅되지 않고 수분이 밖으로 흘러나온다. 이렇게 나온 물 때문에 양념이 희석되고 맛이 겉돌게 된다.


다음으로 손질한 낙지에 물을 소량만 넣고 뚜껑을 덮어 1분간 익힌다. 끓는 물에 푹 삶는 것이 아니라, 낙지 자체의 수분을 이용해 찌듯이 익히면 크기가 줄어들며 볶을 때 나올 물이 미리 빠진다.


양념장 끓이면 겉돌지 않고 깊은 맛

7526_21554_06.jpg 양념장을 먼저 끓이고 있다. / 위키푸디

식당 낙지볶음 맛의 비결은 '끓인 양념'이다. 일반적인 가정 요리법은 고춧가루와 간장 등을 섞어 바로 볶지만, 식당에서는 대량의 양념을 미리 만들어 숙성하거나 한 번 끓여서 쓴다.


가정에서도 양념 재료를 냄비에 넣고 한 번 끓여 식힌 뒤 사용하면 비슷한 맛을 낼 수 있다. 가열 과정에서 고춧가루의 풋내가 날아가고 고추장과 간장이 어우러지며 맛이 깊어진다. 또한 끓인 양념장은 점도가 높아져 낙지 표면에 잘 묻어난다. 이미 조리된 상태이므로 낙지와 섞은 뒤 오래 볶지 않아도 완성된 맛을 낸다.


채소 볶은 뒤 낙지는 3분 이내로

7526_21555_432.jpg 채소와 낙지를 같이 볶고 있다. / 위키푸디

재료 준비가 끝났다면 조리 순서를 지켜야 한다. 팬을 충분히 달군 뒤 기름을 두르고 채소를 먼저 볶는다. 이때 고추기름과 식용유를 2대 1 비율로 섞어 쓰면 쉽게 타지 않으면서도 매콤한 풍미가 입혀진다.


양파가 투명해질 때까지 볶아 단맛을 끌어올린 뒤, 끓여둔 양념장과 데친 낙지를 넣는다. 낙지는 이미 한 번 익힌 상태이므로 양념이 섞일 정도로만 센 불에서 3분 이내로 빠르게 볶아낸다. 불을 끄고 참기름을 두르면 고소한 향과 함께 요리가 완성된다.


낙지볶음 레시피 총정리

■ 재료

- 주재료: 손질 낙지 4마리, 양파 1개, 대파 1대, 청양고추 3~5개, 식용유, 고추기름, 밀가루, 굵은소금

- 양념장: 고춧가루 6큰술, 고추장 2큰술, 진간장 2큰술, 매실액 1큰술, 물엿 3큰술, 설탕 1큰술, 다진 마늘 2큰술, 생강가루 1큰술, 맛술 2큰술, 식용유 1큰술, 참기름 1큰술


■ 조리 순서

1. 낙지에 밀가루 3큰술, 굵은소금 1큰술을 넣고 빨판 위주로 문질러 씻은 뒤 헹군다.

2. 냄비에 손질한 낙지와 물 1큰술, 맛술(미림) 1큰술을 넣고 센 불에서 1분간 익힌다.

3. 익힌 낙지를 건져 물기를 뺀다. 이때 나온 물은 버린다. 낙지 다리와 몸통을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4. 냄비에 양념 재료를 모두 넣고 약한 불에서 살짝 끓어오를 때까지 볶듯이 익힌 뒤 식혀둔다.

5. 달군 팬에 고추기름 2큰술, 식용유 1큰술을 두르고 굵게 썬 양파를 먼저 볶는다. 양파 향이 올라오면 대파와 청양고추를 넣는다.

6. 채소가 익으면 만들어 둔 양념장과 낙지를 넣는다. 센 불에서 3분간 빠르게 볶아 양념을 입힌다.

7. 불을 끄고 참기름 1큰술을 둘러준다.


■ 오늘의 레시피 팁

- 양념과 섞은 낙지는 3분을 넘기지 않고 볶는다

- 양념장은 미리 끓여 점도를 높인 뒤 넣는다

- 낙지를 데칠 때 빠져나온 수분은 남김없이 버린다

- 조리 시작부터 끝까지 강한 화력을 유지해야 물이 고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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