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익혀 얹는 '명란 솥밥' 만드는 법
솥 밥은 한 그릇만으로 식사가 완성되는 음식이다. 밥과 반찬의 경계가 흐려질수록, 한 숟갈의 만족감은 커진다. 명란 솥밥이 특히 사랑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준비 과정은 단순하지만, 맛의 결은 분명하다.
하지만 막상 집에서 만들면 기대와 다른 결과가 나오기 쉽다. 쌀과 함께 명란을 넣고 익히면 알은 쉽게 퍽퍽해지고, 비린 향이 밥 전체에 남는다. 재료가 적을수록 작은 차이가 더 크게 느껴진다.
명란 솥밥의 해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명란을 밥과 함께 익히지 않는 것이다. 먼저 명란을 가볍게 구워 따로 덜어두고, 밥이 완성된 뒤 고명처럼 올린다. 이 순서 하나가 맛을 완전히 바꾼다.
따로 익힌 명란은 감칠맛을 잃지 않고, 알의 식감도 부드럽게 살아남는다. 밥에는 잡내가 스며들지 않고, 마지막에 올린 명란이 한 숟갈마다 역할을 한다. 명란 솥밥은 재료보다 순서가 기억되는 음식이다.
흰 쌀밥을 지을 때와 달리 솥 밥은 밥물에 양념을 더해야 맛이 산다. 쌀을 불릴 때 다시마 한 조각과 멸치액젓을 넣으면 밥알 깊숙이 간이 배어든다. 다시마의 감칠맛과 액젓의 짠맛이 합쳐져 밥의 풍미가 깊어진다. 쌀과 물의 비율은 1대 1이 기본이다. 채소나 버섯 등 수분이 많은 재료가 들어가더라도, 쌀을 미리 30분 이상 불려두었다면 같은 양의 물을 잡아야 밥이 질어지지 않는다.
솥 밥에 쓰는 명란은 염분이 낮은 '저염 명란'을 선택해야 실패하지 않는다. 이미 밥물에 액젓으로 간을 했기 때문에 일반 명란을 쓰면 짠맛이 강해져 맛의 균형이 깨진다.
솥에 들기름이나 참기름을 두르고 명란 겉면이 갈색이 돌 정도로 굽는다. 이 과정에서 비린내는 날아가고 고소한 향이 생긴다. 속까지 완전히 익히지 않아도 된다. 겉만 익힌 명란은 그릇에 따로 덜어둔다. 명란을 구웠던 솥에는 명란의 향미유가 남아 있으므로, 씻지 않고 그대로 둔다.
명란을 건져낸 솥에 마늘을 편으로 썰어 넣고 볶는다. 마늘 향이 올라오면 진간장을 소량 넣어 태우듯이 볶아 불맛을 입힌다. 이어 표고버섯을 넣는다. 버섯이 기름을 흡수하며 숨이 죽을 때까지 볶으면 밥맛의 중심이 잡힌다. 밥에 기름진 고소함과 버섯의 향을 입히는 과정이다.
볶은 재료 위에 불린 쌀과 밥물을 붓는다. 센 불에서 끓어오를 때까지 주걱으로 저어준다. 쌀알이 바닥에 눌어붙지 않게 하고 재료가 골고루 섞이게 하기 위해서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뚜껑을 닫고 약한 불로 줄여 12분간 가열한다.
12분이 지나면 불을 끈다. 이때 미리 구워둔 명란을 올리고 쪽파와 부추를 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넉넉히 덮는다. 다시 뚜껑을 닫고 10분간 기다린다. 이 '뜸 들이기' 과정은 매우 중요하다. 솥 내부의 잔열이 명란 속까지 은은하게 익히고, 쪽파의 향이 밥알 사이사이로 스며든다. 밥알의 수분이 고루 퍼지며 식감이 쫄깃해진다.
■ 재료
- 주재료: 쌀 2컵(불리기 전 기준), 물 2컵, 저염 명란 2~3덩이, 표고버섯 한 줌, 쪽파 5~6대, 부추 약간, 통마늘 4쪽
- 양념: 멸치액젓 1큰술, 진간장 1큰술, 들기름(또는 참기름) 약간, 다시마 1장
■ 조리 순서
1. 씻은 쌀 2컵에 물, 다시마, 멸치액젓 1큰술을 넣고 30분간 둔다.
2. 솥을 달궈 들기름을 두르고 명란을 올린다. 중불에서 겉면만 노릇해지도록 구운 뒤 접시에 따로 꺼내둔다.
3. 명란을 구운 솥에 편 썰기 한 마늘을 넣고 볶는다. 마늘이 익으면 진간장 1큰술을 넣어 향을 낸 뒤 버섯을 넣고 숨이 죽을 때까지 볶는다.
4. 불린 쌀과 밥물을 솥에 붓는다. 센 불에서 물이 끓어오를 때까지 바닥을 긁듯이 저어준다.
5. 불을 끄고 뚜껑을 연다. 구워둔 명란과 잘게 썬 쪽파, 부추를 밥 위에 올린다. 다시 뚜껑을 닫고 10분간 둔다.
6. 뚜껑을 열고 명란을 가위로 잘게 잘라 밥과 골고루 섞어 먹는다.
■ 오늘의 레시피 팁
- 명란은 처음에 겉만 굽고 마지막 뜸 들일 때 넣는다.
- 밥물에 멸치액젓을 넣어야 양념장 없이도 간이 맞는다.
- 쪽파와 부추는 밥을 덮을 정도로 넉넉히 넣는다.
- 시간을 지켜야 쌀이 설익거나 퍼지지 않고 고슬고슬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