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안 생기는 오이무침 만드는 법
오이는 금세 변한다. 막 썰어 무칠 때는 또각또각 소리를 내지만, 잠시만 두어도 접시 아래에 물이 고인다. 그 물기 때문에 양념은 흐려지고 식감은 무너진다.
그래서 오이무침은 타이밍의 음식이다. 오래 두지 않아도 되고, 굳이 소금에 길게 절이지 않아도 된다. 물이 생기지 않게 다루는 순서만 알면 마지막 한 점까지 아삭함이 남는다. 부엌에서 반복해온 작은 요령 하나가 한 접시의 인상을 바꾼다.
오이무침에는 수분이 많고 조직이 치밀한 가시오이를 쓰는 것이 알맞다. 껍질의 가시는 문질러 씻어내고, 쓴맛이 강한 양 끝 꼭지는 잘라낸다. 한두 조각의 꼭지가 전체 맛을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시작 단계에서 제거한다.
오이를 세로로 길게 가른 뒤 물컹한 속 부분을 파내는 과정이 핵심이다. 씨 부분을 숟가락이나 집게 뒷면으로 긁어내면 조리 후 수분이 생기는 현상을 억제할 수 있다. 속을 비운 오이는 단면이 넓어지도록 어슷하게 썬다. 단면이 넓어야 양념이 겉돌지 않고 잘 달라붙는다.
오이를 소금에 오래 절이면 물은 빠지지만 아삭한 식감이 사라진다. 대신 물 600ml에 굵은소금 1큰술을 녹인 소금물을 준비한다. 썰어둔 오이를 이 물에 넣고 가볍게 헹궈낸다.
이는 절이는 과정이 아니라 오이 겉면에 남은 수분을 정리하는 단계다. 헹군 오이는 손으로 꾹 짜지 않고 체에 밭쳐 자연스럽게 물기가 빠지도록 둔다. 이 방식은 오이의 단단함을 끝까지 유지하는 조건이 된다.
함께 넣는 양파는 최대한 얇게 썰어 오이의 식감을 가리지 않도록 한다. 부추는 오이 길이보다 짧게 잘라야 먹기 편하다. 홍고추와 청양고추는 반으로 갈라 씨를 털어낸 뒤 어슷하게 썰면 깔끔한 모양이 나온다.
양념장은 무치기 직전에 미리 섞어 둔다. 볼에 양조간장 2큰술, 고춧가루 3큰술, 매실액 2큰술, 액젓 2큰술, 다진 마늘 1큰술을 넣는다. 양념을 미리 섞어 두면 재료들이 어우러져 맛이 들뜨지 않는다. 넉넉히 만든 양념장은 상추나 미나리무침에 사용해도 어울린다.
준비한 양념장에 물기를 뺀 오이를 먼저 넣고 버무린다. 오이 겉면에 양념이 고르게 입혀지면 양파와 고추를 넣어 섞는다. 부추는 세게 뒤섞으면 숨이 금방 죽으므로 가장 마지막 단계에서 가볍게 버무린다.
통깨는 바로 뿌리기보다 손바닥으로 비벼서 넣으면 고소한 향이 더 진하게 퍼진다. 오이 속 제거와 소금물 헹굼, 부추를 나중에 넣는 순서만 지키면 시간이 지나도 양념이 묽어지지 않는 오이무침이 완성된다.
■ 요리 재료
가시오이 3개, 양파 반개, 부추 한 줌, 홍고추 1개, 청양고추 1개
양념: 고춧가루 3큰술, 양조간장 2큰술, 매실액 2큰술, 액젓 2큰술, 다진 마늘 1큰술, 통깨, 굵은소금 1큰술
■ 만드는 순서
1. 오이는 씻어서 꼭지를 제거하고 세로로 반을 가른다.
2. 오이 속 씨 부분을 파내고 어슷하게 썬다.
3. 물 600ml에 소금 1큰술을 풀어 오이를 가볍게 헹군 뒤 체에 밭친다.
4. 양파는 얇게, 부추는 오이보다 짧게 썰고 고추는 씨를 빼서 손질한다.
5. 분량의 양념 재료를 볼에 넣고 고루 섞는다.
6. 오이를 먼저 넣어 양념을 입힌 뒤 양파와 고추를 넣어 버무린다.
7. 마지막에 부추와 비린 통깨를 넣어 가볍게 섞어 마무리한다.
■ 오늘의 레시피 팁
- 오이 속 씨를 제거해야 물이 생기지 않는다.
- 소금에 절이지 않고 소금물에 헹궈 아삭함을 살린다.
- 양념장을 미리 섞어 맛의 안정감을 높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