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한 아파트에서 일부 주민들이 관리소장에게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들어간 치약을 선물해 논란이다. 문제의 치약에 대한 정부 발표가 나온 이후 벌어진 일이다.
김 모(27) 씨는 28일 "아버지가 강남구 한 아파트 관리소장을 하고 계시는데, 어제 집에 치약이 가득했다"며 선물 받은 치약 사진을 공개했다.
김 씨 부친 김모(58) 씨가 지난 27일 주민들에게 받은 치약들은 메디안 바이탈 등 가습기 살균제에 사용된 화학물질이 들어 있어 논란된 제품들이었다. 김 씨는 28일 위키트리에 "부친이 치약 18개 정도 가져오셨는데, (사무실에) 20개 정도 더 있어서 가져오려고 하셨다"고 했다.
해당 제품들은 치약에 쓰면 안 되는 원료인 메칠클로로이소티아졸리논(CMIT), 메칠이소티아졸리논(MIT) 성분이 함유됐다. 해당 성분은 폐 섬유화 등을 일으킬 수 있어 유해성 논란이 일고 있다.
식약처는 앞서 26일 "허용되지 않은 원료가 함유된 치약을 회수 조치한다"고 밝혔다.
김 씨는 "(아버지가) 주민들 집 가서 땀 흘려 일해주고, 이런 물건 받으면서 감사하다고 고개 숙였을 아버지 모습이 생각나서 더 기분 나쁘고 불쾌하다"고 밝혔다.
주민에게 받은 치약에 관해 김 씨는 "아버지가 일단 다 회수한 뒤 폐기를 할지 해당 주민에게 돌려줄지 생각 중이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김 씨는 "평소에도 직원(아파트 청소미화원, 경비노동자, 관리인 등)들을 하층민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파트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거지가 아니다. 쓰레기는 남 줘서 생색내지 말고 직접 버리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