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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키트리 WIKITREE Nov 21. 2024

못 걷던 아이가 두 다리로 걷게 된 '기적'

엄마의 사랑과 의사 도움으로 새로운 세상 만난 아이

기적을 이뤄낸 엄마와 아들의 사연이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21일 중앙일보는 김아인(33) 씨와 한율(9) 군 이야기를 전했다. 


한율이는 임신 27주 4일 만에 미숙아로 태어났다.


당시 아이는 백질연화증 진단을 받았다.


백질연화증이란, 산소 결핍으로 뇌실 주변 백질부위가 괴사된 것이다. 미숙아의 뇌실 주위에서 자주 나타난다.     

행복한 제주도 여행을 다녀온 엄마와 아들 / 김아인 씨 제공 ©중앙일보

뇌실 주변 백질부위는 하지로 가는 운동신경이 많이 지나가고 있기 때문에 양지마비형 뇌성마비 환아에서도 발견된다. 


하율이 역시 두 다리를 쓰지 못하는 뇌성마비 증세와 지적·언어 장애 증상을 보였다.


아이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휠체어를 타야 했다. 정형외과 10여 곳을 찾아가봤지만 "안 된다"는 반응 뿐이었다고 한다.


그러다 2021년 세브란스병원 소아정형외과 김현우 교수를 만났다. 한율이 엄마 김 씨는 “김 교수님은 ‘아이가 아직 어리니 수술은 최소화하고 성장 과정에 맞게 재활 치료를 함께 해보자’며 희망을 줬다”라고 말했다. 


한율이는 2022년 4월 양쪽 슬괵근(허벅지 뒷부분 근육), 왼쪽 비복근(종아리 근육), 오른쪽 아킬레스건을 각각 연장하는 수술을 받았고 재활 치료를 꾸준히 받았다. 


이후 아이 상태는 엄청나게 좋아졌다고 한다. 김 씨는 "조금 절뚝거리긴 하지만 옆에서 기다려 주기만 하면 얼마든 혼자 걸을 수 있게 됐다"고 했다. 


한율이는 세브란스 병원의 '소원트리' 대상자로도 선정됐다.

두 다리로 걸을 수 있게 된 한율이 / 김아인 씨 제공 ©중앙일보

소원트리는 세브란스 교직원들이 급여 1%를 기부한 후원금을 모아 환자들의 소원을 이뤄주는 프로그램이다. 


김 씨의 소원은 '아이의 장애와 경제적 어려움으로 멀리 여행을 가본 적이 없으나, 세브란스병원에서 수술 후 휠체어 없이 보행이 가능해져 여행을 가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병원의 도움으로 엄마와 아들은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고 3박 4일간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다.


김 씨는 싱글맘이기도 하다. 남편과는 아이가 어릴때 이혼했다. 김 씨는 “주말마다 한율이와 나들이를 많이 다니려 애썼는데, 장애인콜택시로 갈 수 있는 경기도 내에서 주로 다니곤 했다”라며 “비행기 여행은 엄두를 못냈는데 꿈만 같았다”고 했다.


그는 “주변 이웃과 사회의 배려를 많이 받아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살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율이는 수술 때문에 한 학년 늦게 초등학교에 입학해 이제 2학년이 됐다. 어린이집을 같이 다닌 친구들이 학교 생활을 살뜰히 도와줘 일반 학교 통합반에서 학교생활에 적응해가고 있다. 지적장애를 완전히 극복한건 아니지만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엄마와 함께 여러번 반복 학습하며 수업을 따라가고 있다. 


김 씨는 “한부모ㆍ장애아 가정이라 하니 처음 만나는 사람들은 ‘안됐다, 힘들겠다’ 얘기하지만 우리 가족은 더할나위 없이 행복하다”라며 “한율이가 행복한 사람으로 자라나도록 잘 기르고 싶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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