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차] 함께 걷는 연습

운동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by 천진의 하루

지난 밤, 잠을 설쳐 창문을 닫은 채 잠을 청했다. 소파에서 자야 했기에 이리저리 뒤척이며 쉽게 잠들지는 못했지만, 쌓인 피로 덕분인지 결국 곯아떨어졌다. 밤새 돌아간 선풍기는 생각보다 숙면을 도와주었다.


아침이 밝았다. 알람은 여느 때처럼 세차게 울려 하루의 시작을 알렸고, 그보다 더 거센 유혹은 ‘조금만 더’ 자자는 속삭임이었다. 울리는 휴대폰을 꺼버리고 다시 눈을 감았지만, 이러다 작심삼일의 굴레에 빠질 것 같아 마음을 다잡고 벌떡 일어났다. 시계는 다섯 시 십 분. 삼십 분 넘게 흔들렸던 셈이다.


겨우 몸을 일으켜 식탁 의자에 앉아, 미리 꺼내둔 책을 폈다. 매일 반복하고 있는 일이지만 여전히 낯설다. 하루를 긍정적인 마음으로 시작하고자 택한 루틴이기에 책 속 문장도 긍정 언어로 가득하다. 그전에 빠뜨릴 수 없는 일이 있다. 타임스탬프 앱을 켜 창밖을 찍고, 오늘이 몇 번째 도전인지 기록한 뒤 블로그에 올리는 일이다.


그 글에 짧은 긍정 확언도 남긴다. 매일 같은 풍경이지만, 사진을 찍으며 마음을 다잡는 그 행위 자체가 하나의 의지다. 오늘로 벌써 233일째. 누가 이유를 묻는다면 딱히 할 말은 없지만, 100일을 넘기고 나서부터 숫자가 쌓이는 재미가 있다. 시작도 어렵지만, 꾸준함은 그보다 훨씬 더 어렵다는 걸 요즘 많이 느낀다.


루틴을 마친 뒤 조금 여유가 있어 『대학』의 한 장을 필사했다. 맞춰둔 알람이 울리자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현관문을 열었다. 헬스장에 조금 일찍 도착했더니 아직 문이 닫혀 있었다. 처음으로 입실한 사람이 된 기분은 꽤 괜찮았다. 무엇이든 가장 먼저 고를 수 있다는 건 뿌듯한 일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세 번째 자리의 러닝머신 위에 올라 빠르게 걷기 시작했다. 아직 운동 사흘째지만, 몸이 점차 적응하는 듯하다. 이십 분쯤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던 피로감도 오늘은 느껴지지 않았다. 삼십 분을 무난히 채우고 기구에서 내려왔다.


집에 돌아와 샤워 후 체중계에 올라섰더니, “헉!” 체중이 늘었다. 운동도 하는데 왜 늘기만 하냐며 아내에게 툴툴댔다. 아내는 “그렇게 아침에만 운동하니까 땀이 식지도 못하고 효과도 없지”라며 타박했다. 우리 부부는 생활 패턴이 조금 다르다. 예전에는 나도 아내와 비슷했지만, 요즘은 조금 다르게 살아보려고 노력 중이다.


다른 두 사람이 함께 살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부딪히기도 한다. 오늘 아침도 그랬다. 아내는 바쁜 와중에 느긋하게 움직이는 내가 못마땅했는지 불평을 늘어놓았고, 나도 모르게 퉁명스럽게 받아쳤다. 서로에게 상처만 남기는 대화였음을 알면서도, 마음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나는 아내의 바쁜 아침을 이해한다. 그녀는 자기 할 일에 집중하고 싶은데 내가 방해가 된다고 느끼는 듯하다. 하지만 나 역시 매일 새벽을 깨우며 루틴을 이어가는 노력을 알아주지 않는 아내에게 섭섭함이 밀려온다. 우리는 많은 관계 속에서 '승자와 패자', '갑과 을', '이득과 손해'라는 이분법적 잣대에 익숙해졌다. 누군가에게 지는 것이 싫고, 자신이 손해보는 것을 두려워하며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부부 관계만큼은 함께 승자가 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나는 그걸 잘하지 못한다. 아직도 소양이 부족하고, 내 감정에 먼저 치우치기 때문이다. 지금부터라도, '이기려는 말'보다 '함께하는 말'을 먼저 고민해보려 한다. 그 시작은 아내의 퉁명스러운 말에 나도 똑같이 대응하지 않는 것부터일 것이다. 내 말에 가장 쉽게, 가장 깊게 상처받는 사람이 아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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