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저녁 아들이 온다고 해서 방을 비워주고 거실 소파에 누워 잠을 청했다. 잠자리가 바뀌어서인지 쉽게 잠이 들지 못했다. 몸은 불편함을 즉각적으로 느끼는 듯하다. 이쪽저쪽을 번갈아 가면서 조금 더 편한 곳을 찾으려 뒤척였고 늦게서야 자리를 잡고 잠이 들었다.
거실 소파에서 잘 때면 차량에 시동을 걸고 배송을 하시는 택배차량의 소음, 누군가 건드렸는지 모르지만 강하게 울리는 차량의 경보에 잠을 깨기도 한다. 오늘도 새벽 배송에 열심인 차량의 소음에 잠이 깨었고 곧 알람이 힘차게 울렸다.
자정이 넘어서야 간신히 잠이 들었기에 망설여졌다. 일어날 것인지 조금 더 잠을 청할 것인지 갈등하다 잠깐 잠이 든 것 같다. 화들짝 놀라 눈을 뜨고 휴대폰을 찾아 시계를 보니 다섯 시 반을 가리키고 있었다. 작심삼일이라고 했다. 오늘이 운동을 하기로 마음먹고 시작한 지 삼 일이 되는 날인데, 이대로 잠이 들면 그 말대로 될 것만 같아 몸을 일으켜 세웠다.
아직 헬스장이 열리려면 삼십 분 정도의 시간이 남아 있어 정신을 차리고 식탁 위에 꺼내둔 책을 읽었다. 나와의 약속이기도 한 매일 한 페이지의 책 읽기와 일기를 쓰고 운동을 나갈 준비를 했다. 어제 운동복은 미리 꺼내어 두었기에 아들을 깨우지 않고 조용히 운동을 갈 수 있었다.
이틀 동안 맨 처음으로 헬스장의 문을 열었지만 오늘은 나보다 먼저 와서 내가 선택하는 세 번째 러닝머신에 올라 운동을 시작한 아주머니가 계셨다. 어쩔 수 없이 다섯 번째의 러닝머신에 올라 시작 버튼을 눌렀다. 걷기는 어제보다 조금 수월해져 있는 것 같았다. 몸은 매일 조금씩 내가 하는 운동을 받아들이는 듯 보였다. 조금 더 욕심을 내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참았다.
적어도 일주일 정도는 적응 기간을 주어야 몸이 거부를 하지 않을 것만 같았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빠르게 삼십 분을 걷고 집으로 돌아와 샤워를 했고 출근 준비를 했다. 시간은 빠듯했지만 여전히 나는 약속한 일을 해내려 노력 중이다. 혼자만 한가롭다는 아내의 핀잔에도 묵묵히 제 할 일을 한다.
운동 가기 전
운동 다녀온 후
운동을 가기 전 체중계에 올라갔을 때보다 끝난 후에는 오히려 체중이 불어 있었다. 300그램이지만 기분이 썩 좋지는 않다. 뭐지 하는 생각이 들었고 어제보다 운동 강도나 땀을 흘리는 정도가 적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그럴 수도 있지 하며 웃어넘겼다. 내가 체중을 줄이기 위해 운동을 시작한 것이 아니니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 있었다.
그렇게 오늘도 다짐을 잊지 않고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한다.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더 좋은 일들로 하루가 가득 차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오늘의 내가 건강하고 바르게 미래로 향하는 것을 소망하며 흔들리는 유혹을 이겨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