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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원 Jan 06. 2023

 딸아, 너는 너에게 시비 걸지 말아라

엄마의 편지


딸아, 너는 너에게 시비 걸지 말아라


잘했다 못했다

착하다 못됐다

잘났다 못났다

좋다 나쁘다

강하다 약하다

이상하다 특별하다

멋지다 초라하다

위대하다 보잘것없다

필요하다 쓸모없다

헌신적이다 이기적이다


세상이 너의 존재에 밤낮없이 시비를 걸어와도

너는 너에게 시비 걸지 말아라

너는 세상의 변덕스러운 입술 위에서 

가치가 결정되는 존재가 아니다 


너는 너로 살기 위해 세상에 왔다 

그러니 다른 누구도 아닌 너로 태어난 것으로 

너의 할 일은 다했다


세상이 너의 존재에 시비를 걸어대도

네가 너에게 시비 걸지 않으면 너는 자유다


훌륭한 사람이 되려고 애쓰지 말아라

초라한 사람이 될까 겁내지도 말아라

이 세상 누구도 크지 않고 이 세상 누구도 작지 않다

그러니 너 자신에게 크니 작니 시비 걸지 말아라


착한 딸이 되려고 애쓰지 말아라

사랑받지 못할까 봐 두려워하지도 말아라

나의 경솔한 입술 위에 너의 행복을 걸지 말아라


사랑받는다고 더 나은 존재가 되는 것도 아니고

사랑받지 못했다고 더 초라한 존재가 되는 것도 아니다

우리는 그런 존재가 아니다


딸아

네가 내 몸을 빌어 세상에 왔지만

너는 내가 있어서 세상에 올 수 있었던

나에게 묶여있는 존재가 아니다

너는 내가 없어도 세상에 왔을, 

너 홀로 이미 온전한 존재


우리는 모두 

각자의 고유함으로 

세상에 할 일을 다하는 것이다

그러니 너는 너이면 된다

다른 일은 없다


네가 지금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네가 지금 무엇을 원하는지

네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너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너 자신에게 물으며 살아라

그렇게 매일 조금씩 너 자신을 발견하며 살다 보면

언제나 온전하고 완전했으며

지금도 그러한 너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내 딸아

너는 실패하거나 훼손되거나 

오염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그러니 실패니 성공이니 너의 인생에도 시비 걸지 말아라

삶의 목적은 여한 없이 경험되는 것이다

신나게 살면 그뿐이다


살아있는 동안 

삶에서  느끼고 발견하고 다가오는 모든 것들을 

환대하고 누려라

그것으로 삶은 완벽하다


딸아,

세상이 끊임없이 시비를 걸어와도

너는 너에게 시비 걸지 말아라 

세상의 어떤 언어의 저울 위에도 

너의 존재를 놓아두지 말아라

그러면 너는 자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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