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대만살이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와일드멜론 Dec 09. 2018

대만에서 인도사람에게 요가배우기

요가가 좋아요!


요가수업? 리스닝수업?!

최근 매주 일요일 11시에 인도 선생님 'Ram'이

진행하는 요가클래스를 듣는다.

인도 억양의 중국어와 영어를 섞어쓰시는 통에,

요가수업이 아니라 거의 리스닝(팅리)수업 같다.


나는 소머리자세의 달인?!

시간대와 수업내용이 맘에 들어서

한 3달 정도 꾸준히 듣고 있는데,

오늘만 5번째 내 요가자세를 칭찬해주셨다.

요가고자인 내가 칭찬받은 '소머리자세' ㅋㅋㅋ

사실, 난 요가를 잘 못한다.

다리찟기는 아예 꿈도 꿔본 적이 없고, 몸을 앞으로 완전히 굽히는 자세 등은 죽어도 할 수가 없다.

시작한지 1년이 다 되어가기는 하지만,

몸을 비틀어주는 시원함이 좋을뿐,

객관적으로보아도

평균보다 못하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자꾸 칭찬을 해주시니, 민망하기 짝이 없다.

칭찬 정도가 아니라,

3번은 모든 클래스 사람들을 집중시켜서 내자리에서 시범을 보이라고 하셨고,

아예 2번은 앞으로 나와보라고하셔서

선생님 강단 위로 올라가서 시범을 보이기도 했다.


내가 여기서 외국인인건 아는지 모르는지, 아니면 같은 외국인이라 측은해서 그러시는지 ㅋㅋ

아무튼 뭐가 됐던 칭찬받는 건 기분좋은일이니

좋긴하지만 매번 뭔가 얼떨떨하다.

(남편은 계속 믿지를 않다가 ㅋㅋ 다행히 한번 같이 수업을 들을때도 시범을 보여서 면이 좀 섰다. ㅎㅎ)


요가가 좋아요!

칭찬을 받아서가 아니라, ‘요가'는 대만에 와서 하는 것 중에 손에 꼽히게 좋아하는 활동이다.

다른 운동과 달리, 내 호흡과 진도에 맞춰서 할 수 있는 것이 좋다.

서서히 근육을 늘리고, 비틀어주며 느끼는 시원함과 충분한 호흡, 고요한 음악과 명상.

끝나고나서 뜨거운 물로 하는 샤워까지.


내게는 '대만'같은 '요가'

좀 쌩뚱맞지만,

요가가 대만같은 운동이란 생각을 한다

개인의 다양성과 호흡을 존중하고 인정해주는 면이 닮아있다.


대만에 나와있는 한국사람들이 대만을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 바로
'자유로움'과 '남의 눈치를 안봐도 되는 것'이다.

자기가 잘하는 게 있으면 잘하는 거 하면 되고,

그거 못하는 사람은 자기가 잘하는 다른 거 하면 된다. 자기 속도대로 하면된다.

서로가 각자의 호흡과 속도를 존중해준다

생각하는 게 있으면 최대한 표현할 수 있다.


정해놓은 '틀'에서 벗어난 사람을 비난하고,

그 ‘틀’ 안에서 서로 눈치보는 한국문화와는 확실히 좀 다르다.

나는 몸은 대만에 있지만 여전히 한국회사에 소속되어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완전히 누릴 수 없고,

오히려 때로는 이 곳 사람들에게마저 한국의 규범을 강요해야한다. 이점이 안타깝다.


그래도 요가를 하면서, 작게나마 대만을 느껴본다.

내 호흡과 속도를 존중받으며, 한동작 한동작 천천히 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타이베이에서 치파오 입어보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