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와 아들'은 무슨 뜻일까요?
말 그대로 '오빠와 아들'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오십대 아빠와 아들'을 줄인말입니다.
저는 20대 초반에 미국이란 나라에 건너왔습니다. 학업과 일을 병행하며 바쁘게 살다보니 본의 아니게 혼기를 놓쳤습니다. 결혼이란 걸 거의 포기하고 살 무렵, 감사하게도 한 여인을 만나게 됐고 결혼도 했습니다. 당시 제 나이 47세 였습니다. 일반적인 경우와 비교하면 많이 늦었습니다. 아내의 나이는 40세 였습니다.
둘 다 나이가 있다보니 2세 계획은 자연스럽게 '하늘에 맡기자'라는 생각으로 의연하게 지냈습니다.
사실, 2세를 원하는 아내와 달리 저는 자녀에 대한 욕심이나 바람이 적었습니다. 나중에 언급할 기회가 있겠지만 남들에 비해 더 많은 세상 풍파를 겪다 보니 자연스럽게 2세에 대한 생각이 없었습니다. '무자식 상팔자'라는 말을 믿는 1인이었습니다.
그랬던 저희 부부에게 어느날 아이가 찾아왔습니다. 제 나이 49세 되던 2018년 이었습니다. 아내는 적지 않은 나이에 초산이었지만 산부인과 의사선생님의 말을 잘 따르면서 건강한 출산을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임신 당뇨가 찾아와 좋아하는 음식도 먹지 못하는 고통이 동반되었지만 배 속에 잉태한 아이를 위해서 10개월 동안 잘 참아냈습니다.
( '오빠와 아들' 주인공입니다. 나이 많은 아빠와 달리 아들은 '신상'답게 삐까번쩍합니다! ㅋㅋ)
우리 부부에게 찾아온 소중한 생명은 지난 2018년 7월 8일에 이 세상에 태어났습니다. 7일 밤 11시에 병원에 입원했지만 자연분만을 위한 유도과정이 계획처럼 잘 진행되지 않아 다음날 새벽 3시경 결국 제왕절개를 통해 아이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벌써 6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전 아직도 제 아들을 처음 만났던 그 날을 잊지 못합니다. 정말 작은 손으로 제가 내민 엄지 손가락을 꽉 쥐어잡던 그 느낌! 그냥 감사하고, 사랑스러웠습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건, 처음 만난 날 보다 날이 갈수록 아이에 대한 사랑이 더 커지고 깊어진다는 것입니다. 사람이 원래 간사한 동물인지라 시간이 지나면 실증이 나기 마련인데 자식을 향한 사랑은 전혀 그렇지가 않습니다. 신기하죠? ^^;
아이를 키우면서 정말 감사한 건 그 아이로 인해 제 부모에 대한 사랑이 애틋해 지고 더 많은 감사를 느끼게 된다는 점입니다. 내가 아빠가 되보기 전에는 내 부모에 대한 사랑과 감사하는 마음을 단순히 머리로만 느꼈다면 아빠가 되고 나니 그 사랑을 가슴 깊이 뜨겁게 느끼게 된다는 겁니다.
한국 내 출산율이 채 1명도 안된다는 기사를 자주 접합니다. 미친 집값과 불안한 경제 등 다들 나름 사정이 있겠지요. 제가 늦은 나이에 아이를 낳아 키워보니 부모가 된다는 것은 꼭 경험을 해봐야 한다는 걸 느끼게 되었습니다. 아이를 통해 내 부모가 나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그 사랑이 얼마나 깊고 감사한 것인지를 마음으로 알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아무쪼록, 앞으로 연재하게 될 [오빠와 아들]을 통해 세상 사는 이야기를 따듯하게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